🌹최고의 아비투스(abitus)는 스프레짜뚜라(sprezzatura)-메조 소프라노 엘리나 가랑차(Elina Garanca)
제목부터가 좀 낯설죠? 일상용어로 클래식 음악을 설명하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방식인데요, 오늘은 불가피하게 전문용어를 좀 썼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아비투스(abitus)는 흔히 품격, 아우라 등과 같은 의미로 쓰이는 용어로 '사회문화적 환경에 의해 결정된 제2의 본성'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아비투스는 프랑스 철학자 삐에르 브르디외가 제시한 개념인데요, 아비투스에 관심있으신 분은 브르디외의 책 '구별짓기'나, 독일 컨설턴트 도리스 메리틴의 책 '아비투스'를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삶의 품격과 관련된 영역을 정의하고 이를 고양시키기 위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태리어 스프레짜뚜라(spurezzatura)에 대해 짦게 설명드리면, 우리말로 '힘들어 보이지 않는 우아함'이라고 번역할 수 있겠습니다. 이는 예술가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기도 합니다. 감동은 완벽한 퍼포먼스에서 나오고 그 모습은 편안하고 우아해야 하니까요.
라트비아 출신의 메조 소프라노 엘리나 가랑차(Elina Garanca, 1976년생)의 연주를 보면 '스프레짜투라'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 ,나 원래 이 정도는 쉽게 할 수 있는 사람이야!"
그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메시지입니다. 실제로 그런 느낌이 나는지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시죠.
오늘은 엘리나 가랑차의 공연영상을 통해 매력적인 목소리 기교, 폭 넓은 음악성 뿐만 아니라
그녀의 카리스마도 함께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프랑스 조르쥬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에 등장하는 하바네라(habanera)입니다. 주인공인 집시여인 카르멘이 자신이 점찍은 남자, 돈 호세를 앞에 두고 자신의 사랑관(연 애관)에 대해 노래합니다.
"사랑은 들 새와 같은 거랍니다. 마음대로 잡을 수 없죠!"
정말 매력적이고 관능미 넘치는 집시여인 카르멘입니다. 원래는 금빛 머리칼이지만 집시여인 답게 까맣게 염색한 매혹적인 모습과 180cm의 큰 체구에서 내뿜는 그녀의 유혹적인 목소리는 관객을 사로 잡기에 충분합니다.
https://youtu.be/K2snTkaD64U?list=PLiKNTHNuxgbh7W-siNaoR86Yp6mBlzIQ3
로시니 오페라 〈라 체네렌톨라〉의 마지막 장면인데요, 라 체네렌톨라(신데렐라)가 우여곡절 끝에 왕자와 결혼하게 되자 그동안 자신을 괴롭힌 아버지와 언니들을 용서하며 감격적으로 부르는 노래입니다. 메조 소프라노의 명곡입니다.
"내가 비록 슬픔과 눈물 속에서 태어났으나...이제는 더이상 슬퍼하지 않으리"
https://youtu.be/Ftunv6ZPfZo
탁월한 가수는 음역을 초월하여 노래할 수 있나 봅니다. 드라마틱 소프라노가 맡는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의 아리아를 메조 소프라노 엘리나 가랑차가 부릅니다.
"예술을 위해 살고 사랑을 위해 살았는데... 하느님 저에게 왜 이런 고통을 주십니까?"
https://youtu.be/TiAQRAWb2kA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와 부르는 이중창 '꽃의 노래'입니다.
프랑스 작곡가 레오 들리브의 오페라 〈라크메〉에서 등장하는 이중창인데요, 힌두사원의 여사제인 라크메와 시녀인 말리카가 사원의 호수정원에서 천천히 배를 타고 가면서 부르는 곡입니다.
무언가 신비감이 감도는 가운데 호수정원의 평화로움과 싱그러움이 머릿 속에 그려지는, 인상주의적 요소가 많이 가미된 아름다운 노래입니다.
https://youtu.be/fCHBRVDt7yc
'힘들어 보이지 않는 우아함'은 비단 예술가들에게만 필요한 아비투스가 아닙니다.
누구나 더 멋지고 풍요로운 삶을 추구한다면, 항상 자연스럽고, 편안하고, 우아한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주변사람들이 감동하고 따릅니다.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엘리나 가랑차는 부모로 부터 음악적 유산을 많이 물려 받았을 뿐 아니라(부모 모두 음악가) 음악학교에서 제대로 훈련을 받았고,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연습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완벽해지고 편안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