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만난 몬테네그로는
처음부터 마음을 조용히 붙잡는 곳이었습니다.
화려하지도 거창하지도 않았지만
이상하게 오래 머물고 싶은 느낌이 있었습니다.
코토르의 골목은 좁고 깊었습니다.
돌벽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은 부드러웠고
그 빛을 따라 걷다 보면
괜히 발걸음을 늦추게 됩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도 아닌데
그 골목에서는 자꾸 멈춰 서게 됩니다.
페라스트의 바다는 더 조용했습니다.
물결은 거의 움직이지 않았고
시간마저 잠시 쉬어가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작은 배 한 척이 지나가고
그 뒤로 남은 잔잔한 흔들림이
오래도록 눈에 남았습니다.
나는 여행자가 아니라
그곳에 잠시 살고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몬테네그로의 색은 참 따뜻했습니다.
짙은 파란 바다와
빛바랜 돌벽의 색이 어우러져
화려하지 않아도 충분히 깊었습니다.
그 안에서 나는
사람의 온기와 삶의 결을 보았습니다.
여행은 결국
어디를 갔느냐보다
어떤 마음으로 남느냐의 문제라는 것을
그곳에서 다시 느끼게 됩니다.
같은 풍경도
누군가는 스쳐 지나가고
누군가는 오래 담아옵니다.
몬테네그로는
그저 바라보는 곳이 아니라
조용히 스며드는 곳이었습니다.
떠나는 날
아쉬움은 크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곳은 다시 올 수 있겠다는
이상한 확신이 남았습니다.
어쩌면 진짜 좋은 여행지는
다시 돌아오고 싶게 만드는 곳이 아니라
이미 마음속에 자리 잡아
계속 함께 살아가는 곳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가끔 그 바다를 떠올립니다.
잔잔했던 물결과
햇살이 머물던 골목과
말없이 스쳐 지나가던 사람들의 온기를.
그리고 다시
길 위에 서고 싶어집니다.
다음검색
스크랩 원문 :
배낭길잡이 카페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