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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상 프로방스6 - 세잔 아뜰리에를 보고 레되 가르송 카페에!

작성자가라치코|작성시간23.03.28|조회수216 목록 댓글 6

엑상 프로방스6 - 세잔의 아뜰리에를 구경하고 나와 레 되 가르송 카페를 찾아가다!

 

 

5월 22일 툴롱 에서 마르세유 거쳐 엑상 프로방스 Aix en Provence 에 도착해 생 크로스토퍼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드골광장에서 미라보 거리 Cours Mirabeau 를 걸어서 법원과

시청을 지나서 엑스 마르세유 대학교를 거쳐 생소뵈르 대성당을 구경하고 북쪽으로 걷습니다.

 

 

장 조레스 대로 Ave. Jean Jaures 를 건너서  파스퇴르 대로 Av. Pasteur 를 따라서

올라가서는 D14 대로를 걸어서 폴 호텔 을 지나 Mausolee Joseph Sec 에서

오른쪽 경사가 급한 길을 따라 올라가니 왼쪽에 폴 세잔의 집 인 아뜰리에 세잔

  Atelier de Cezanne 이 보이기로 1층에서 6.5유로 입장료를 내고 2층으로 올라갑니다.

 

 

“빛을 사랑한 화가” 세잔 아뜰리에 Atelier de Cezanne 2층은 작업실 로  이 크게

나 있으니 세잔은 이 방에서 창밖으로 보이는 생 빅투아르 산 St. Victoire

을 그렸다는데.... 귀퉁이에 좁은 문 이 있어 드나들면서 생 빅투아르 산

St. Victoire  이 자신이  작업실 안에서  본 것과 차이가 없는지  확인했다고  합니다.

 

 

 

그의 사망 소식을 들은 피카소 는 “이제 더 이상 나에게 위대한 스승은 없다” 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말 가운데“세계 3대 사과” 라고

있으니 ‘아담과 이브의 사과’, ‘뉴튼의 사과’ 그리고 ‘세잔의 사과’ 라고 한다지요?

 

 

 

하지만 스마트폰을 만들어 사회를 변화시킨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 에게 물어본다면

그는 ‘튜링의 사과’ 를 넣어 “세계 4대 사과”  라고 말할 것이라 생각되는데 알다시피

애플의 로고는  “한입 베어문 사과” 니 다시말하면 그건 “튜링의 베어먹은 사과”  입니다!

 

 

세계 2차대전의 숨은 영웅 은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  으로 그는 1,943년에 독일의

암호 시스템 애니그마를 해독 했으니.... 진공관으로 작동되는 전자해독기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연합군은 독일군의 배치도 까지 알게 되어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나요?

 

 

 

그는 1936년 논문에서 계산기 기계에서 부품을 추가하지 않고 프로그램만 바꾸어

계산표, 문서 작성기, 데이터 관리기 등 멀티 역활 이 가능하다고

발표했으니.....  바로 오늘날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컴퓨터의 탄생  입니다?

 

 

 

하지만 전후에 튜링은 "동성애자" 로 밝혀져 범죄자 로 몰리자 1954년 청산가리

든 사과를 한입 베어물고 자살 했다고 하는데....  그의 만능 기계

아이디어는  ‘폰 노이만’  에 의해 최초의 컴퓨터  “에니악”  으로 탄생하게 됩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튜링에 대한 오마주(존경심) 로 애플의 로고를 “한입 베어문 사과”

를 채택했다는데..... 범죄자 튜링 은 사후 59년만인 2013년 12월 23일 영국 정부에서

사면 되었다네요?  갈릴레이기 로마 교황청에서 사면 받은게 수백년 이후니 59년 쯤이야?

 

 

 

 영국군을 격파해 샤를 7세를 프랑스 왕위에 올린 1등 공신 잔다르크 도 영국군과 부르고뉴군

그리고 프랑스 가톨릭 교회의 종교재판 에서 “마녀이자 이교도이며 우상숭배자”  임이

들통(?)나 1431년에 화형 에 처해졌는데 프랑스왕 샤를 7세는 1456년에 복권 시켜 주었지만...

 

 

 

로마 가톨릭 교회 는 프랑스 왕 보다는 좀 더 인색해서 1920년에야 잔다르크의 복권 

더불어 이번에는 내친김에  “성녀”  로 시성 까지 했습니다?  “희대의 사악한

마녀! 성녀로 재탄생하다!!!”  하기사....  "종교나 교회 권력"  이란게 원래 그런 것이니...

 

 

 

작가  에밀 졸라  는 여기 엑상 프로방스에 있는 세잔의 집에 올 때 마다  "사과"  를

들고 오면서 30년 우정 을 쌓았다는데.....  하지만 졸라는 세잔을 모델로 한

19세기 인상파 화가들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을 쓴 바람에 세잔이

노해서 틀어지니 서로 결별했다고 합니다!  30년 우정이 소설 하나에 틀어지다니???

 

 

세잔의 아뜰리에 를 내려오니 여기 올때는 이슬비가 내렸는데 그새 많이 굵어졌지만....

그래도 정원을 보려고 옆으로 돌아가니 빗줄기가 엄청 굵어지기로 입구에 원두막

같은 자그만 방으로 들어가  소나기를 피하며 그림들을 보는데 비는 억수로 쏟아집니다.

 

 

 

이슬비가 굵어져서는 어느새  본격적인 비  로 변하더니 점차 커져서  쏟아지는

소리가 요란하니 문득 떠오르는게 있으니..... 김화성 님의

“장맛비의 소리 공양” 인데 산사에서 하룻밤 묵으며 비 내리는 소리 를 읊었다네요?

 

 

“ 밤새 졸금졸금 빗소리가 달았다.

모주꾼이 술에 젖어들듯 귀에 가랑가랑 감겨왔다.

젖강아지에게 물린 발 뒤꿈치처럼 “간질간질” 지그러웠다.

초저녁엔 “사락사락” 색시비가 비단 신발 끌듯 조심조심 푸나무에 스며들었다.

 

 

둥글 둥글 도둑 고양이 처럼 사뿐사뿐 다가왔다.

옹알옹알 옹알이하듯 끝도 시작도 없이 글읽는 소리가 들렸다.

“싸르락 싸르락” 날비가 갈마들며 나뭇가지 사이를 노닥 거렸다.

처음엔 잠결에 싸리비로 마당 쓰는줄 알았다.

아니 암소가 풀 뜯는 소리인가.

 

 

“차르르 차아아~”잘 달군 프라이팬에 밀가루 파전 부치는 소리 같기도 했다.

칭얼칭얼 연한 빗소리는 귓속을 슬몃슬몃 무시로 들락거렸다.

“우르르 후두둑!“ 한밤중에 느닷없이 후려치는 채찍비에 어슴프레 눈두덩이 들렸다.

얼떨결에 덩달아 얼얼했다.

 

 

”쏴아~우수수“ 뒤란 대숲 바람소리가 허리를 거의 절반쯤 꺽으며 자지러 졌다.

”와다닥“ 지개바람은 빗방울들을 사정없이 땅바닥에 내동댕이 쳤다.

빗금 눈물에 연신 신음을 토해냈다.

땅바닥 지저깨비들이 부딪치며 콩켸 팥켸 억박적박 왁다글 왁다글 시끄러웠다.

 

 

비가 조금 잦아들기에....  무작정 기다릴수는 없으니 나와서  비를 맞으며 길을 따라

내려오는데 도중에 정류소에서 잠시 머물며 버스 를 기다리지만  좀체

오지를 않습니다.  해서 이왕 버린 몸!  그냥 내쳐 걸어서 장조레스 큰

도로로 내려오니 마침 택시 가 보이지만 이대로 탔다가는 시트를 다 버리겠는지라....

 

 

이왕 비를 맞았으니  조금 더 맞는다고  죽지는 않을터.....  그냥 걷기로 하는데 왔던

길을 되짚어 내려와서는 이윽고 미라보 거리 Cours Mirabeau 에 이르러

조금전 점찍어 두었던 그 ‘레 되 가르송' 카페 Les Deux Garcons 를 찾아 들어갑니다.

 

 

여기 미라보 거리 에는 Tapas Cafe 라고 해서 간단한 음식들과 레페 Lefe

맥주를 즐길수 있는 카페들이 많으니..... 그 중에서도

‘레 되 가르송' 카페 Les Deux Garcons 는 1792년에 창업 했다고 합니다.

 

 

‘레 되 가르송' 카페 Les Deux Garcons 는 폴 세잔과 에밀 졸라 등 문화예술계의

인사들이 드나들었던 명소로 이른바 문인들의 아지트 였으며

알베르 카뮈  가  교통사고로  죽기  하루전에 들러서  커피  를 마셨다고 합니다.

 

 

맥주 2잔 에다가 프렌치 프라이 라고 불리는 감자 튀김인 칩을 시켜 마시면서 오늘

바쁘고 고단했던 하루 피로를 푸는데..... 소나기 가 오래 내린 탓인지

손님이 적어 그나마  비맞은 몸으로 의자를 버린데  대해 좀 덜 미안하기도 합니다.

 

 

잠시 앉아 맥주를 마시며 쉬면서 생각하니 여긴  이름은 카페  지만 실제로는.....

레스토랑 인데 음식문화 평론가 윤덕노의  “외식의 뿌리는 힐링” 이라는

칼럼에 보면 ‘Restaurane' 의 어원은 ’restore'  라는 말이 새삼 실감나는 순간입니다.

 

 

“5월에는 이래저래 가족이 모여 외식 을 해야 할 이유가 많다.  어린이날에 어버이날 까지

있으니 레스토랑 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게 가정 평화를 지키는 방법이다. 식구끼리

 모여 웃고 즐기며 맛있게 먹다보면 친밀감 도 더해지고 쌓인 스트레스 도 날릴수 있다.

모처럼의 한 끼 외식으로 이른바  ‘힐링(healing)’ 이 된다 . 레스토랑이 원래 그런 곳이다.”

 

 

레스토랑(Restaurant) 은 식사하는 장소다. 그런데 어원 이 뜬금없다. ‘회복하다

(restore)’ 라는 뜻에서 비롯됐다.  원기를 회복시켜 주는 음식 

파는 곳 이라는 프랑스어가 뿌리다.  어원만 놓고 보면 레스토랑은

맛있는  요리를  먹는  장소가 아니라  아픈 사람을  위한  음식을 파는  이다.”

 

 

레스토랑 이 생뚱맞은 어원을 갖게된데는 이유가 있다.  최초의 레스토랑은 1765년에 문을

열었다. 불랑제(Boulanger) 라는 사람이 지금의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부근에

식당 을 열면서 몸이 아픈 사람이 먹으면 회복되는 음식을 파는   이란 간판을 내걸었다. ”

 

 

“외식문화가 발달하지 않았던 옛날, 밖에서 음식을 사먹는 사람은 주로 여행자

들이었다. 주로 여관이나 식료품점 에서 매식을 했는데, 이런 곳

들과 차별화 하기 위해..... 이른바 ‘힐링 푸드 전문점’  이라고 홍보한 것이다.”

 

 

“이곳에서는 처음 '진한 고기국물에 빵가루나 고기를 넣은 수프’ 를 팔았다. 오랜 여행에

지쳐 기력이 떨어졌거나 아파서 음식을 먹지 못했던 사람들이 진한 수프 를 먹고

몸을 추스르곤 했다.  레스토랑이 기력을 회복하는 장소 라는 어원을 갖게 된 까닭 이다.”

 

 

레스토랑 이 외식 장소로 발전한 계기는 프랑스혁명 이다. 혁명으로 귀족이 몰락

하고 일부는 국외로 망명하자 실업자가 된 ‘전속 요리사’ 가 대중을 상대로

요리를 파는 식당  을 열었다. 레스토랑이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면서

이때  부터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기며 대화를 나누는  사교의 장소  가 됐다.”

 

 

“말하자면 인생을 즐기면서 마음을 치유하고 관계를 회복 하는 장소가 됐으니 ‘회복하다’

란 뜻의 레스토랑 어원의 의미 는 그대로 살아있다. 가정의 달, 사랑하는 가족과

친목을 다지고 입과 정신의 즐거움을 위해 레스토랑에서의 한끼 외식 을 권하는 이유다.”

 

 

 ‘레 되 가르송' 카페 Les Deux Garcons 를 나와 미라보 거리 Cours Mirabeau 를 걸어서

호텔로 돌아오다가 금년이 1차 세계대전이 멈춘지 100주년 이라는데 생각이 미치니

임용한씨는 동아일보 임용한의 전쟁사에서..... “습관성 기억 상실증”  이란 글을 썼습니다.

 

 

“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행사 가 대대적으로 개최됐다.

 2014년에는 개전 10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4년 만에 다시 1차대전

관련 기념행사로 떠들썩하다. 하지만 호들갑스럽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사상자만 1000만명 이 넘었던 비극의 역사를 되돌아보지 않으면 무엇을 돌아볼 것인가?”

 

 

 

“20세기 만큼 인류에게 벅찬 감동과 희망으로 시작된 시기는 없었다.  과학과

이성, 민주주의 의 발달은 인류에게 전에 없는 번영과 평화를 안겨다 

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10년 남짓 지난 후 세계를 호령하던

선진국 시민들은 진흙탕이 된 참호 속에서 뒹굴고 있는 자신을 발견 하게 됐다. ”

 

 

호각 소리와 함께 돌격 이 시작되면  기관총의 십자화망이 병사들 휩쓸었다. 중대가

전멸하는 데는 5분 이면 충분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끔찍한 기억은 인류가

이런 비극에서도 전혀 교훈을 얻지 못했다는 사실 이다. 1차대전으로 러시아에서는

혁명이 발생했고 각국에서 사회주의 세력이 급성장하면서 냉전 시대의 기틀 이 마련됐다. ”

 

 

“살아남은 세대는 복수를 외치며 다음 전쟁을 준비 했고, 전쟁을 반대했던

사람들도 그 반대가 새로운 전쟁의 토양 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비극은  국가와 사회의  혐오와 이기주의  를 더 키웠다.”

 

 

“정말로 아이러니한 사실은 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했던 외교적 정책적 결정 들이

한결같이 세계대전의 직접적 원인 이 됐다는 점이다. 1차대전이 남긴

최고의 교훈은 역사의 교훈을 잊으면 비극은 되풀이 된다 는 것이다.

종전 기념식을 열고 열강 정상들이  모두 참여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교훈이 하나  있다.   인간은 역사의  교훈을 반드시 잊는다.  지금

유럽에서 벌어지는 혼란과 고민,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분노 가 그 증거

이다. 100년이면 1000만 명의 죽음이 주는 교훈도 잊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종전

100주년 행사가 그 망각을 방지하기 위한 최후의 몸부림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라고 싶다.”

 

 

 호텔에 돌아와 생각하니 내일은 기차를 타고 고대 로마 도시로 개선문과 원형극장 이 완벽

하게 보존되어 유명한 도시 “오랑주”를 보고 다시 기차를 타고 북상해 화이트 와인의

도시 부르고뉴의  “본”  으로 갈 생각인데.... 하지만 프랑스 철도노조 파업  걱정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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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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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가라치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3.29 하아...... 좋은 말씀이십니다.
    인생은 찗으니 그리해야.....
  • 작성자카페지기 | 작성시간 23.03.28 3대 사과란 명칭은
    처음 들었네요
    재밌어염
  • 답댓글 작성자가라치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3.29 무어...... 누가 지어 붙인건가 본데.....
    예전에 들은적이 있습니다.
  • 작성자난나무 | 작성시간 23.03.29 이른 아침에 저 카페 야외 테라스에 앉아 커피 마시던 기억이 나네요. 이른 시간임에도 사람들이 많았었는데...
    좋은 기억 소환해주셔서 감사드려요.
    모쪼록 좋은 여행 이어나가시길 바랍니다.
  • 답댓글 작성자가라치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3.30 이...... 이 도시의 저 카페에 대해
    그런 아름다운 추억이 있군요?
    프랑스 소도시들은 저마다
    개성이 있고 서로로 다른지라
    볼게 참 많다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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