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펠바인과 괴테
아침에 일어나니 다행히 우리 둘 뿐이다.
4인실이라 다른 사람들이 들어올까봐 쫄았는데 괜히 마음 졸였다.
이 곳은 호스텔 치고 조금 비싼 것 같다.
거의 더블 룸 가격이다.
마음이 아프다.ㅜㅜ.. 그래도 샤워시설과 화장실이 같이 붙어 있으니 편하게 지낸 셈이다.
전날에 전화해 놓은 곳이 있어서 천천히 체크아웃 하기로 했다.
시트를 벗겨놓고 나오려고 하는데 딴 사람이 시트를 가져다 딴 곳에 두는 것을 보고 컴백;;;;;;;
호스텔은 다아아아아아 자기가 하는 가보다.
시트를 복도에 놓고, 짐을 대충 챙겨서 아침 식사를 하러 가는 데 오늘 여기서 묵은 사람 중에 한국 사람은 아니, 동양 사람은 우리 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왠지 구경꾼이 된 듯하다.

타려는 게 ICE인데 기차 안에 자리가 없다.
복도에 가방을 세워두고 그 위에 앉은 상태로 2시간 반을 가야했다.
ICE는 TGV보다 훨씬 좋아보인다. 왜 우리나라는 TGV를 선택했지?--;;
코블렌츠를 지나는 시점부터 차창밖의 풍경이 좋아진다.
강을 따라 기차가 지나는데 로렐라이 부근 같다.
퀼른에 있을 때 독일이 예쁘다는 생각을 한번도 안했는데 처음으로 와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쾰른이 이상한 곳일까... 이젠 별 생각이 다 든다.



코블렌츠부터 너무 예쁜 마을을 계속 지나서 역마다 내리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12시까지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해야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내려서 유람선을 탔을 것이다. 공짜니깐....ㅋㅋ...
숙박이라는 중요한 문제와 유람선과의 비교라..
우린 절대, 숙박이다. 브뤼셀에서 고생을 해본 상태라 도박은 금물이었다.
하지만 정말 예쁜 풍경이었다.
높지 않은 산에(여기서는 높다. 영국은 정말 평지더라.-_-;;;) 산 바로 밑을 흐르는 강. 강 둑에 자리잡은 마을. 세모진 지붕이 여긴 유럽이오, 라고 말하고..... 산 정상에 자리한 성들이 고성의 나라, 독일을 외치고 있었다.
아름답다~ 아름다워...ㅋㅋㅋ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했다.
멘델스존 42번지..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아서 주소만 가지고 찾아가야한다.
지도를 보니 대충 멘델스존 st. 가 보여서 아예 직접 찾아가기로 했다.
가는 도중에 길손이라는 레스토랑이 보였다.
은아가 여기에서 길을 묻자고 했는데 안된다고 했다.
오히려 한국 사람에게 덤태기 쓴 사람들을 많이 봐서 우선은 찾을 수 있을 때까지는 우리 손으로 하고 싶었다.
내가 남을 너무 믿지 않는 건지는 몰라도 상황이 급하지 않은데.. 끄덕끄덕..
멘델스존 거리는 보이지 않고 베토벤 거리가 보였다.
음악가의 거리인가... 희한하다. 가까이에서 멘델스존st. 가 보였다.
42번지 찾았다~~
말도 안되는 영어로 예약했다고 말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아랍계로 보이는 아줌마가 어떤 이름으로 예약했냐고 한다.
HA 라고 하니깐 방을 소개한다.
트윈룸이다. 방 열쇠를 건네받고...이야, 겨우 묶어가게 됐다.
정리를 하고 서둘러 뛰었다.
호비하스!!!!! 기차가게에 꼭 방문을 해야한다.
2시까지 문을 연다고 하니 아직 닫지 않았다.
미친듯이 뛰어서 1시 40분에 도착... 이럴 수가 문이 닫혀있다.
아저씨...ㅜㅡㅜ..이러심 곤란.
허탈해서 가게 앞을 열심히 서성거렸다.



아펠바인 이라는 사과주를 먹기 위해 식당에 들어갔다.
웃기게도 라파엘로 식당이다.

내가 혹시 프랑크 푸르트에 오게 되면 찾아가려고 했던 그 식당이다.
사과 주 2잔과 피자, 스파게티 를 시켰다... 엉엉. 얼마만에 먹는 밥이냐.



아펠바인이 금방 나왔는데 너무 맛있다. 맥주 같으면서 와인같은것이....
막 들이키는 데 이게 5.5%의 알콜 도수랜다.
되게 큰 잔에 나왔는데 식사로 나오기 전에 1/4를 먹었다.
은아는 벌써 얼굴이 벌겋다.
옆 테이블에 한국인이 있었다.
유학중인데 여행하고 있단다.
말하다가 어색해서 고개를 돌렸다.
왠지 모르겠는데 같은 동포라 반가워서 인사를 하면 불투명하게 구는 경우가 몇 번 있었다.
그런 사람들 대부분이 여행을 오래 했거나 남들 보다 여기에 대해서 잘 아는 경우가 많았다.
별로 도움을 요청한 것도 아닌데 뻔하다는 듯이 박물관 요금에 대해서 말해주고, 계획없는 여행은 좋지 않은 거라고 말하고...
우리에겐 우리만의 여행이 있는건데..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아 그냥 말을 끊고 밥이나 먹었다.
술을 먹다가 괜히 센티해져서 한국에서 가져온 사진을 꺼냈다.
사람들의 모습이 낯설다.
그리고 사진이 정말 잘 안나왔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런 모습이 아닌데.. 하는 생각.
이제 내가 한국에 돌아가면 어떤 상황이 벌어지게 될까.
내가 웃게 될까, 아님 울게 될까. 또 내가 어떤 마음을 가지게 될까.
여행의 반을 지난 지금.. 난 어떤 생각도 꿈도 희망도 가지고 있지 않다.
어떤게 옳은 걸까. 정말 알 수가 없다.
케케케케........술이 많이 됐나보다.

<머리없는 마네킹>

<일반 가게 건물>

<가게 뒷 건물>

<어느 카페 입구>

<도로변으로 올라가는 길>

<높은 하늘>








<괴테 지하철 역>
술을 먹고 돌아서 나오는데, 날이 갑자기 개어버렸다.
오랜만에 보는 따끈따끈한 날씨!
근데 술이 점점 오르는 것이;; 우힛;;

괴테 생가를 들린 후에 집으로 돌아가려고 길을 헤멘 후, 인터넷 가게를 들렀다.
한국어가 보이지 않는다.
막 특수 기호로.. 우웩;;
인터넷을 조금 하다가 다시 숙소로 가려는데 알고보니 우범지대다.-_-;;
위험한 장소였던 것이다. 으하하하하;;;;
우린 항상 그런 장소만 골라서 간다.-_-
숙소로 돌아왔는데 뭔가 불안하다.
천장이 높아서 그런가보다, 라고 은아가 그러는데 방도 음침하고 알 수 없는 또 하나의 벽도 있고..
커텐을 다 열어도 분위기가 음산하고.. 불을 켰더니 빨간 불이고..-_-;;
그냥 서둘러 자기로 하고 샤워하러 갔더니 1.5유로나 받는다고 하고.
씻지않고 잔다. 더럽다고?-_-; 3유로면 식사를 할 수 있다. 며칠 굶었더니 이렇게 된다.
어서 자고 내일이 밝았으면 좋겠다. 여기 너무 싫다.ㅜㅜ..


<공원에서..>
숙박비:25유로
점심:스파게티+사과주2잔+피자 =16.9유로. *2= 8.45유로
물:0.4유로
인터넷:0.75유로
아이스크림:0.8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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