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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후기 (스위스 알프스편 2)

작성자앗싸가오리!!!|작성시간06.07.22|조회수368 목록 댓글 0
7월 16일 금요일  < 인터라켄 둘째날 >

 

아침 9시경 알프스산의 정기를 받으며 창가로 스며드는 부드러운 햇살속에

너무나도 행복한 아침을 맞이했다. 아, 이 싱그러운 햇살!

 

스위스산 과일과 빵, 목장에서 금방 짠 원유로 만든거같은 신선한 우유와 요플레

등으로 풍성한 식사를 한 후 방으로 올라오니 일행중 한 녀석이 가져온 노트북

컴퓨터가 드디어 한글로 연결이 된다고해서 서로 들어가서 이 메일을 확인하는등

난리를 피우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여행을 시작한 파리에서부터 여러 나라,여러 도시를 돌아

다니는 동안 그렇게 인터넷 접속을 시도해 봤지만 번번히 실패했던지라 한번도

컴퓨터에 접속을 못했으니 얼마나 답답하고 궁금한게 많았겠는가?

 

우리가 한국에서 늘 생활할때는  몰랐는데 외국에 나오니 인터넷을 사용하기가

여간 불편한게 아니였다. 민박을 하면 한국어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지만 우린

호텔팩이였으로 더욱 곤란했는데 어쩌다 발견한 시내 인터넷 카페에 가도 한국어

서비스는 전무한 상태였다.

 

각설하고... 이 호텔은 체크 아웃이 빨라서 우리는 샤워를 하고 짐을 챙겨 10시쯤

프론터로 내려와 키를 반납하고 짐을 맡긴 후 오스트 역(동역)에 가서 융프라우호흐

로 가는 산악열차 왕복표를 끊어(SFR 127.20, 약 10만원 정도) 10시 45분에 출발하는

기차에 올라탔는데 기차 안은 관광객들로 꽉 차 있었다. 동역에서 출발한 기차는

직행으로 가는게 아니고 라우터 브루넨에서 내려 다른 기차로 갈아타고 클라이네

샤이덱까지 간후 거기서 또 한번 기차를 갈아타고 융프라우호흐에 도착했다.

 

'top of europe' 이라고 불리는 이 곳은 해발 3454m나 되는 곳이라 기차에서 내리니

추웠다. 우리는 미리 정보를 입수하고 긴 바지에 긴 팔 티와 잠바를 입고 오길 잘했다

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이곳은 산 아래보다 산소가 약 3분의 1 정도밖에 없는 곳이라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약간 어두운 동굴같이 생긴 통로를 한참 지나 내부로 들어가니 융프라우호흐가 잘 보이

도록 유리로 된 휴게실과 식당등이 있었다. 휴게실에는 이미 각국의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었고 엽서 판매대에서는  엽서를 사서 즉석에서 편지를 쓰고 우표를 붙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한가지 특이한 모습이 눈에 띄었는데 그것이 뭐냐면 휴게실에 있는 동양인들

특히 한국,일본,중국인들이 하나같이 스낵코너에서 파는 한국 컵라면(농심 김치라면)

을 먹고 있는 것이 너무나 재밌고 신기해 보였다. 컵라면을 파는 사람은 스위스인이고

사먹는 사람들은 라면을 개발한 동양인들이라는, 다소 아이러니컬한 이 장면을 보며

도무지 언제부터 이런 현상들이 생겨났는지 궁금하기까지 했다.

 

우리는 여행사에서 무료로 나누어준 라면 티켓을 깜박 잊고 안갖고 올라와서 하는수

없이 5유로를 주고 라면을 사먹었는데 알프스 정상에서 맛본 우리 한국의 라면은 맛도

맛이지만 왠지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라면을 먹고 휴게실 밖으로 나가 눈덮힌 산을 배경으로 이리 저리 기념 사진을 찍고는

모두들 어지러움을 호소하여 더 있지 못하고 3시쯤  올라올때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그린델 발트역에서 내려 라우터 브루넨역으로 오는 기차를 타고 거기서

또다시 기차를 갈아타고 인터라켄 동역에 내리니 이미 시간은 오후 5시가 되어 있었다.

 

산소가 엄청나게 부족한 곳에 한나절을 있다가 내려와서 그런지 동역에 내려 호텔로

오는데 머리가 어지럽고 빙빙 도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날씨 또한 꽤 더웠다.

 

호텔로 돌아와 더위도 식힐겸 세면장에서 간단히 세수를 하고 맡긴 짐을 찾아서 서역

바로 앞에있는 식당으로 스위스의 전통 음식인 퐁뒤를 먹기위해 들어갔다.

 

퐁뒤란 추운 지방에 사는 스위스인들이 추위를 이기기위해 치즈를 스프처럼 만들어

빵이나 고기에 발라 먹었다는데서 유래한 음식이라 한다.

 

우리는 울타리가 처진 야외 테라스에 앉아 초코렛 퐁뒤와 치즈 퐁뒤,그리고 제일 비싼

meat  퐁뒤를 골고루 시켜 먹어보았다.

 

meat 퐁뒤는 꼬치처럼 생긴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 등을 기름에 든 단지를 불로 데운 후

거기에 넣어 고기를 익힌후 꺼내어 각종 소스에 찍어 먹는 거였는데  다른 퐁뒤보다 맛이

좋았다.  

 

저녁을 먹고 서역으로 가기 전에 서역앞에 있는 Coop라는 할인점에 들러 스위스산 와인

와 생수와 밤에 먹을 간식거리 몇가지를 샀다. 스위스 국경을 넘어 밤새 갈 기차안에서

밤참으로 먹어야 하기 때문이였다.

 

저녁 7시 39분에 쮜리히로 가는 기차을 타서 스피츠와 튠 그리고 베른을 지나 밤 10시경

쮜리히에 내려 10시 35분에 출발하는 빈행 기차로 옮겨 탔다.

 

두명씩 마주 보고가는 좌석에 네명이 모두 앉으니 자리는 비좁아 잠도 안오게 생겼다.

더구나 표 검사를 하는 차장이 말하기를 지금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국경지대에 홍수로

비가 와서 역이 폐쇄되는 바람에 독일쪽으로 돌아가야 하니 예정보다 약 4시간 정도

연착이 될거 같다고 하였다. 그럼 예상 도착시간이 거의 다음날 낮 12시쯤이라는 얘긴데

거의 13시간을 이렇게 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끔찍했다.

 

그리하여 생각다 못해 나는 애들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가라고 내 자리에서 일어나

사람이 없는 다 안찬 빈자리에 가서 짧지만 가로로 길게 쪼그리고 누워 길고 긴 13시간을

자면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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