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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로도스 여행기(1)

작성자주전자|작성시간06.11.24|조회수431 목록 댓글 2
추천여행지 게시판에 올리려다가, 제 감상이 너무 많이 들어간 것 같아 여기에 올립니다. 다른 분들의 주옥같은 여행기에 비해 재미는 없습니다만... (정보성 게시물이라고 생각하고 올립니다.^^)

페리는 칼림노스(Κ'αλυμνος)라는 섬을 거쳐 아침 9시경에 로도스항에 도착했다. 시가를 감싸고 있는 웅장한 중세의 성벽이 항구 바로 앞에 펼쳐진다. 성 요한 기사단(St. John Knights Templar)의 근거지였던 바로 그 요새다. 피곤한 모습으로 배에서 내리니, (다행히?) 민박 주인들이 붙는다. €10. 생각보다 싸다. 섬에서는 모든 게 그리스 본토보다 두 배 물가라고 해서 걱정했는데, 비수기라 방값이 싼 모양이다. 한 명을 제치고 걷다 보니 다른 사람도 10유로를 외치며 달라붙는다. 일단 여행사에 가서 페리 스케쥴을 받은 후에 그 사람 차에 올라탔다. 고물 현대 EXCEL이다. 한국에서 왔다니까 차를 툭툭 치면서 '코레안 카'라고 말한다. http://ajou.ac.kr/~com4ys/wiki/emoticon/emoticon-laugh.gif

보니까 페리 일정이 좀 꼬였다. 산토리니 가는 배는 19일 새벽 4:30에 뜬단다. 차라리 로도스 오는 배를 오늘 탈 걸 그랬다. 그러면 아테네에서 못 본 곳들을 좀 더 가볼 수 있었을텐데…. 자칫 날씨라도 나빠지면 아테네 가는 것이 위험해질 수도 있겠다. - 물론 내가 악천후를 피하는 사나이기는 하다. 후훗 -_-v

니콜라스라는 이름의 그 민박집 주인과 흥정을 했다. €10짜리 대신 €15짜리 방에 자기로 하고, 그 다음날은 €10, 합해서 €25 내기로 했다. 위치도 항구에 가까운 구시가 성벽쪽이고 더블베드에 TV, 냉장고, 샤워시설이 다 딸린 방이다. - 사실 다른 곳에선 보기 힘든 가격 아닌가? http://ajou.ac.kr/~com4ys/wiki/emoticon/emoticon-smile.gif 좀 피곤하긴 했지만, 방에 짐을 놓고 구시가로 나왔다.

Old Town

광장에 나오니 비수기이긴 하지만, 관광객들이 많다. 일년 내내 관광하기 좋은 섬이라고 하더니, 정말 그런가보다. 로도스는 정말 유구한 역사를 지닌 섬이라서 고대 그리스, 비잔틴, 중세, 오토만 제국의 유적들을 한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나는 "로도스섬 공방전"의 기억만을 가지고 있지만…. 장미향기 흩날리는 섬이라는 이미지는, 계절이 계절인지라 확인할 수 없었지만, 미로와 같은 구시가의 골목길들을 다니니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세상에서 가장 유쾌한 거리라고 하는 용사의 거리(Ιπποτον)을 찾았다. 둥근 돌들로 포장된 600m 정도 되는 거리이다. 이런 곳을 기사단은 말을 타고 다녔을 것이다. 성 요한기사단은 십자군에 참전한 성당기사단으로 이슬람을 공격한다는 명분을 가지고 있었지만, 사실 로도스에 틀어박혀서 이슬람 상선들이나 공격하는 해적과 다름 없는 존재였다. 아직도 몰타의 수도 빌레타 한켠에 인구 79명의 독립국으로 살아남아 있긴 하지만….

용사의 거리를 오르니 그랜드마스터의 궁전이 나온다.(그랜드마스터라니, 얼마나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름인가!) 아직도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이 곳은 비잔틴식의 성벽과 중세풍의 탑이 혼재된 양식인데, 중세 성 치고는 내부가 꽤 넓은 편이다. 그 내부도 꽤 볼만했는데, 비잔틱식의 모자이크가 바닥에 깔려있고 (관운장의 모습이 그려진) 중국의 자기까지 있었다. -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입장료 €6에 학생할인 같은 건 없다는 점. http://ajou.ac.kr/~com4ys/wiki/emoticon/emoticon-sad.gif

밖으로 나와서 술탄 슐레이만의 모스크 방향에 있던 한 카페테리아에 들어가 아침겸 점심을 먹었다. 신기한 것은 여기서 Free WiFi 신호가 잡힌다는 거다. 아까 광장의 인터넷 카페에서는 5시간동안 €20이라 로도스에서 인터넷 하는 것은 포기하고 있었는데…. BNGO!

New Town

구시가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다가 구시가를 감싸고 있는 성벽을 벗어나 신시가 방향으로 나왔다. 만드라키 항(Μανδρακι)이 바로 보인다. 고대 7대 불가사의, 로도스의 거상(콜로수스상)이 있었다는 곳이 바로 여기다. 지금 그 거상을 찾아볼 수는 없지만, 저 멀리 성벽과 같이 웅장한 등대의 모습이 보인다. 신시가라는 이름에서 연상되는 것과 반대로, 고대의 유적들은 대부분 구시가가 아닌 신시가에 있다. 아크로폴리스나 고대 경기장도 여기에 있는데, 가는 길을 찾아 헤매다 결국 못 갔다.

  • 헤르도토스가 꼽은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는 쿠푸의 피라미드, 바빌론의 공중정원, 에페수스의 아르테미스 신전, 올림피아의 제우스상, 마우솔로스의 묘, 알렉산드리아의 파로스 등대, 그리고 로도스의 콜로수스상이었다.

로도스는 유명한 관광지인데다가 여전히 도데카니스 제도(Δωδεκ'ανησα)의 중심도시이기 때문에, 조금 큰 섬마을 정도로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시가지가 꽤 번화한 편이다. 터키와 배로 한 시간 거리이기 때문에 군부대도 있고 해안경비대 함정이 정박해 있다.

성벽을 따라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데, 육중한 성벽이 이중으로 되어 있어 그 사이로 걸어갔다. 잔디가 깔려있고 옛날에 쓰던 대포나 돌로 된 포탄이 쌓여있고 고대식 극장도 있다. 정말 멋진 산책길이다. 11월 중순인데도 바다에는 스킨 스쿠바를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따뜻한 날씨에 오렌지가 열리는 가로수, 이름모를 빨간 꽃들. 역시 로도스는 멋진 섬이다.

아직도 환한 낮이었지만, 숙소에 들어가자 마자 피곤해 잠들고 말았다.

별이 빛나는 밤

두어 시간 지났을까? 깨어보니 깜깜하다. 성벽에는 조명들이 있었지만, 야경을 위한 조명은 아니라 어둑어둑했다. 저녁을 먹으러 시내로 나갔는데, 열린 곳이 별로 없어 겨우 수블라키나 케밥, 기로스 따위를 간이음식점을 찾아 기로스 피타(Γυρος πετα)로 저녁을 해결했다.

조명이 적어서인지 하늘에는 별이 많이 보이는 편이다. 이런 것도 오랜만에 보는 광경이다. 예전에 배탈 때, 바다에서 이 정도 보였던가? 별이 빛나는 사진을 찍어보려 했는데, 잘 나오진 않았다. 나중에 이집트 사막 투어를 가면 별이 정말 쏟아질 것 같다는데, 그 때를 기다려 봐야겠다.

Today's 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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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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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이히~♬ | 작성시간 06.11.25 전 산토리니에 갔었는데, 분위기가 상당히 다르군요~ 멋져요!!
  • 작성자bingo | 작성시간 06.11.28 로도스섬 사진 볼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구경잘했어요..나중에 갈때 도움도 될거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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