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 9. 13.
반짝반짝, 런던의 밤.
거지같은 숙소와 빠이빠이하곤 미련없이 짐을 싹 싸가지고 나왔다. 조금 멀긴 하지만 새곳에 짐을 풀고 관광하러 나가야지, 그곳이 기대가 된다.
지하철역에서 1day티켓을 샀다. 하루종일 제약없이 탈 수 있는 티켓이다. 무려... 5pound! 우리나라에 비하면 교통비가 너무 비싼편이다. 흑, 하긴.. 교통비뿐이겠는가,
티켓을 들고 어찌해야할지 모르고 있으니 친절한 직원이 알려준다. 이렇게... 이렇게... 아.... 하하, 땡큐떙큐,
MANOR HOUSE 역에 있는 새 숙소에 도착한 우리, 너무너무 따뜻하고 가족적인 분위기에 맛있는 식사, 즐거운 사람들.. 앞으로 이 곳에서의 생활이 기대된다. 만세~!
점심으로 라면을 끓여먹고선, 길을 나섰다.
대영박물관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고, 날씨도 너무너무 좋았다. 이 곳은 참 공원이 많다. 공원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편안하게 이용하고 있는 이들이 너무도 부럽다. 우리도 잠시 앉아 쉬어가기로 했다.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사진도 찍고, 잠시 누워도 봤다가,.... 한껏 즐겨보고는 걸음을 서둘렀다. 대영박물관 문닫기 전에는 가야지,...
대영박물관은 외부보다 내부의 디자인이 돋보이는 곳이었다. 특히 내부의 아름다운 아트리움은 최고였다. 하얀 대리석의 계단과 벽, 바닥은 반짝반짝했고 천창으로 보이는 파란하늘과 천창으로 들어오는 빛은 과연 노먼포스터구나 싶었다.
대영박물관에는 참 많은 것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나를 깜짝 놀라게 한 건 바로, 미이라. 정말 빠짝마른 사람의 형상을 다 갖추고 있는 모습에 "저거 진짜야?" 를 연발했다.
우리는 타워브릿지로 가기로 했다. 타워브릿지 위를 건너는데, 차도 차지만 사람도 참 많이 건너는구나 싶었다. 조깅하는 사람, 자전거를 타고 건너는 사람, 퇴근길인듯 보이는 정장차림의 남자여자들,... 사람구경을 신나게 하면서 건너는데, 다리가 접힌다. 호오... 보기 힘든 광경이라던데 운도 좋지~ 열린 타워브릿지 밑으로는 커다란 배가 지나가고 있었다. 금새 다리가 다시 닫히고는 마라톤을 시작하는 것처럼 사람들은 바쁘게 다시 다리를 건넌다. 두리번 거리는 나를 빼고는 모두들 싹 빠져서 바삐 걸음을 움직이는데, 그것도 장관이더라.....
다리를 건너가 런던탑을 지나는데, 꽤나 이국적인 이곳은 감옥으로 오랫동안 사용했다고 한다. 저렇게 아름다운 성에 죄수를 가두다니,.. 이 나라 죄인들은 참 복도 많지 싶다. 타워브릿지가 보이는 강가의 벤치에 앉아 있노라니.. 정말 장관이다.
밤의 타워브릿지가 저렇게 멋진지는 정말 몰랐다. 어둑어둑해지는 런던의 하늘에 반짝반짝 빛나는 다리, 그리고 런던시청과 사랑스레 어우러지는 이 광경은 꼭 한번 다시 보고싶은 야경이다. 멋진 이 곳, 런던에서.. 살고싶다.
한참을 그렇게 앉아있다가는 비가 조금씩 떨어지는 통에,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돌아와야만 했다. 이 곳 숙소는 꼭 티비에서 나올법한 하숙집분위기다. 처음보아도, 나라가 달라도, 다들 인사하고 즐겁게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
턱수염난 사장님도, 이곳에서 공부를 하고있다는 언니도, 어학연수중인 오빠도, 같은 방의 옆침대 앞침대 언니들도, 다들 너무 정겹다. 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이다.
별명이 하나 생겼다. 언니오빠들이 이렇게 부른다.
'졸. 만. 피.....'
어제 뮤지컬을 보면서도, 숙소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도, 세탁기가 다 돌아가길 기다리는 주방에서도, 계~속 졸았더니, 언니오빠들이 저렇게 부르더라...
뜻은 졸라, 만성, 피로 란다. 흐음.
원래 이렇게 잠이 많지 않은데, 시차적응중이라니까는.. ;;
- 교통비 1 DAY TICKET : 5파운드
- 마트에서 사온 것들로 저녁식사 : 5파운드
- 숙박비 : 15파운드
------------------------------------
총 20파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