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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나를 찾아 떠난 유럽여행, 2007] 34. 비 오는 베네치아

작성자anne|작성시간07.10.25|조회수1,068 목록 댓글 22

Saturday, June 2nd, 2007

 

 

 

Wien in Austria (20:34) → Venice in Italy (08:45)

밤새 덜컹덜컹 달리다가 멈추다가를 반복하며 국경을 넘어온 야간열차.

드디어 이탈리아 베네치아 입성이다~!!

자그마치 10여일의 이탈리아 대장정을 시작하는 첫 출발선이나 다름없응께 기대가 요로코롬 대단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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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열차에서 배급해준 아침식사.

홍차와 빵, 정말 별거없는 아침인데도 꿀꺽꿀꺽 잘도 넘어간다.

이런 내가 런던에서는 식욕이 전혀 없었다는 게 대체 말이 되냔말야~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_-ㅋ)

빵으로 모자라 비상식량인 과자에까지 남은 버터를 듬뿍 발라 꾸울꺽!

 

 

 

일반 호스텔보다도 더한 예약비를 내고도 천장에 닿을락 말락하는 3층 침대에 허리를 굽히고 앉아

베네치아의 싱그러운 아침을 맞이해야 하는 애석한 일도 세상을 살다보면 생기는 법.

중국인 가족(아빠, 엄마, 시끄러운 남자꼬맹이-_ -;;)과 국적 불명의 신혼부부와 함께 지샌 밤.

어제 저녁 3층 침대에 올라 아침을 맞기까지 내려오질 못했다는 말씀ㅠ

바다 위로 놓인 길을 따라 베네치아로 들어가는 역사적인 한 순간에

한국에서 먼 길을 날아온 김양은 3층 침대에 앉아 베네치아의 아침을 맞은 것이다, 참으로 애석하게도.

 

결국, 유럽여행 사상 초유의 상황이 펼쳐졌다.

유럽여행을 하면서 몇 가지 계획이 있었다.

No 패스트푸드 레스토랑(맥도날드 something like that), No 한인민박, No 유료화장실.

지금껏 아무런 차질없이 잘 지켜왔는데 산타루치아역에서 처절한 굴복의 맛을 봐야 했으니.

보통 50센트 받는 것도 왜 하필 여긴 70센트인 건지.

눈물을 머금고 유료화장실의 첫 굴욕적인 한 페이지를 넘기고야 말았다.

그래도 본전은 다 뽑아야지 하는 생각에

큰 일(?), 작은 일, 가글까지 개운하게 해주고 나니 그나마 속이 후련~

 

유인락커에 배낭을 맡기고 로마행 기차 예약까지 마치고서 드디어 베네치아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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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활짝 연 가게들보다 여전히 쿨쿨 잠을 자고 있는 가게들이 더 많았던

아직은 이른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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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기대가 되기 시작하는 베네치아.

저 바닷길을 따라가면 낭만의 베네치아가 쨘~하고 나타날 것 같지않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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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해서 더더욱 고색창연한 맛이 깊게 우러나는 베네치아.

no more w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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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 섬 대운하에 놓인 세 개의 다리 중 가장 아름답고 유명한 다리로 손꼽히는

리.알.토.다.리.

라틴어로 "높은 해안"이란 뜻의 rivus altus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입에 착 달라붙는 발음하며 이름에서 느껴지는 세련된 그 맛이 제법 달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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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알토 다리에 올라 찰칵"

베네치아에서 찍은 원 오브 베스트 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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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골목길을 이리저리 돌고 돌아서 도착한 산 마르코 광장엔

제법 큰 규모의 행사가 진행 중이었다.

여행하는 동안 평소에는 쉬이 볼 수 없는 볼거리를 마주하게 된 운에 순간 웃음 만발.

이탈리아어는 귀에 들어 오기도 전에 튕겨 날아가 버리지만

알 수 없는 그 아리송 다리송한 맛에 보는 재미는 이백배.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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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가나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베네치아의 상징,

날개 달린 사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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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콩산당이 싫어효!"

아니아니~ "나는 닭둘기가 싫어효!!"

 

산 마르코 광장 바닥을 새카맣게 덮어 버릴 정도로 넘쳐나는 닭둘기들.

그래도 빠른 내 걸음걸이에 단 한마리도 밟히지 않는 걸 보면 꽤나 날렵한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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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당신! 인간 거민 줄 알았잖아요!

화이트 스파이더맨~ -ㅁ -

당신의, 참으로 인간적인 하얀 내복이 맘에 들어. 찡긋"

무르팍 주위에 살짝 늘어난 부분도 놓칠 수 없는 당신의 1% 휴머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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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y, man! 지오반니 카사노바~

날 녹여봐, 어서~ yeah!

tell me u love me, u r crushed on me.

상상만으로도 더없이 즐거워지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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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조르지오 마죠레 성당 위로 드리운 먹구름.

화려하고 낭만적인 베네치아의 이면에 숨겨진 정적인 그리움.

오랫동안 세월에 묻혀 소식 한 번 전하지 못한 그대에게

마음의 엽서 한 장 띄우고 싶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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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비가 올 듯 말 듯 하더니 이내 퍼붓기 시작한 심술 궂은 비.

비를 피해 산 마르코 성당에 들어가 한 시간을 내리 앉아 있었다.

사람구경, 비 구경..., 사람구경, 비 구경... 이내 지루해져 꾸벅꾸벅zZ

 

낭만적인 물의 도시, 베네치아를 기대했던 나에게

얄미운 녀석 같았던 비가

어느새 베네치아에 깊은 운치를 더하는 센스쟁이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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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조금씩 사그러들고 그냥 기분이 좋았어요.

따뜻한 카푸치노 한 잔,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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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치고 살며시 색을 찾기 시작하는 베네치아.

열정의 빨강을 원하세요, 냉정의 파랑을 원하세요?

 

베네치아엔 열정과 냉정이 모두 살아 숨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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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만 하다면 나도 이 바닷물 속에 내 몸뚱이같은 말뚝 하나 쾅- 박아다가

베네치아만을 바라보며 평생을 살고 싶을텐데.

 

나는 말 없이 묵묵히 서있는 말뚝 하나에

베네치아를 향한 마음 하나를 툭- 던져 고이 걸어놓고 돌아오는 길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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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nice in Italy (16:32) → Rome in Italy

바다 위에 놓인 자유의 다리를 달려 기차는 로마로 향한다.

그 옛날 모든 길이 로마로 통했던 것처럼.

 

 

 

 

 

[비하인드 스토리, 하나]

베네치아에서 디자인 공부를 하고 있다는 독일청년 알빈의 데이트 신청은,,,

"미안해요, 하루종일 곁에서 우산을 씌워 줄 누군가가 정말 필요했는데

돌아가는 길에, 이제서야 나타난 당신이 잘못인 걸요. 차 한잔 하고 싶지만 우린 여기서 안녕!"

 

아아- 외로운 이 가슴에 기름 드럼통을 아주 들이부어 주시는 구낫ㅠ

이봐, 알빈! 시간관념 철저한 독일사람이 타이밍 하나 지대로 못 맞춰주시나??

 

 

[비하인드 스토리, 두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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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를 벗어나자마자 비춰드는 햇살.

반가움에 카메라를 꺼내 들어 프레임을 열심히 잡아주시는데

옆에서 들리는 "안녕하세요?" 인사.

 

 

테이블 위에 올려진 한국어 가이드북을 보고 한국인인 줄 알았다는 미국오빠들이 내게 인사를 건넸다.

주한미군으로 복무를 마치고 여행을 떠나왔다는 제이슨과 롭 그리고 그의 두 친구들.

로마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그들과 간만의 맛깔스런 대화로 열을 올렸다.

"나 소주 좋아해!"

"난 불고기!!"

김밥, 갈비, 비빔밥... 끝도 없이 나와주신다. 아이고야ㅠ  

오랜만에 이국땅에서 누려보는 고국 얘기에 그간 허했던 가슴팍이 허벌나게 뜨끈해졌던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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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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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anne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7.10.27 많은 사진들 중에서도 저도 특히 애착이 가는 사진들을 맘에 들어하시니 좋으네요~
  • 작성자nj최고 | 작성시간 07.10.30 흐린날씨의 베네치아도 나름운치있고 멋지네요~~사진잘찍으신다!!
  • 답댓글 작성자anne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7.10.30 어느새 2년을 동고동락한 사진기가 실력이 좋은게 아닐까요??ㅋ
  • 작성자신문기자 | 작성시간 07.10.30 베네치아의 복잡한 골목골목이 생각나네요^^
  • 답댓글 작성자anne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7.10.31 정말 매력적이었는데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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