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9일(금) 뮌헨으로 떠나다.
07:54 6번 플랫폼에서 ICE 525 21번 열차 11번 창가좌석에 앉아있다.
이 칸은 제일 뒷 칸으로 좌석은 불과 10개이며 주로 예약석이다.
우리는 운전석이 바로 보이는 좌석에 앉아 열차와는 반대방향으로 달리고 있다.
11:04 드디어 뮌헨에 도착하였다.
중앙역에서 게르마니아 호텔을 찾아간다. 지도만 나침반만 있으면 이제 길 찾기는 문제없다.
체크인은 3시라고 한다. 그래서 우선 짐만 맡겨두기로 한다.
중앙역 인폼에서 박물관 티켓과 1일권 등에 대하여 물어보니 뮌헨카드는 이제 시티투어로 바뀌었단다. 2002 뮌헨올림픽을 기념하여 나온 뮌헨카드가 변신을 한 모양이다.
인폼에서 알아본 결과 그냥 1회권 사용하는 것이 낫겠다.
그리고 우리는 저먼레일패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S반은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그림 75) 뮌헨시청사
S반 4를 타고 두 정거장 가서 마리엔광장에서 내린다.
역사에서 나와 어느 방향으로 올라가는 것이 제일 빠를것인지 고민하던 차에 지나가던 청년에게 묻는다.
역시나 친절하게 "절 따라오세요." 한다.
계단을 오르자 바로 마리엔 광장이다. 우와~~ 사람들도 많아라.
시청사도 정말 멋지네...
12시 10분전이다.
그림 76) 인형극이
끝난 후
시계탑 인형극을 보기 위해 많이들 모여있다.
12시가 되자 종이 울리고 5분 후 음악이 울리더니 서서히 위층의 인형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나는 큰 딸에게 전화를 걸어 여기는 뮌헨 마리엔 광장이며 지금 시계탑의 인형극을 보기 위해 잠시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하는데 어디선가 종소리가 들려온다.
“엄마, 종소리 들려요.” 한다.
독일과 한국간에는 통신상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지 국내보다 더 잘 들린다.
잠시후 시계탑 인형들은 결혼식 장면을 연출하더니 잠시후에는 아래층 인형들이 춤을 춘다. 춤추는 사람을 보니 모두 남자들 뿐이다. 커플로 출 것이라 상상했건만...
사진 몇장을 찍은 후 프라우엔 교회로 간다.
그림 77) 시청사 너머로 보이는 프라우엔 교회의 첨탑
뮌헨의 상징이라더니 생각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
정말 뮌헨 시내 어디서든 프라우엔 교회의 첨탑이 보이겠다.
티켓판매소 할머니의 친절한 안내로 3유로로 성당내부를 구경한다.
그림 78)독특한
스테인드글라스
스테인드글라스가 있는 이 교회는 절제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흔히 보는 화려하고 섬세하기만 한 스테인드글라스와는 또 다르다.
그림 79) 하얀기둥의
교회내부
전체가 모두 색유리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여백의 미를 보여주는 아름다움이다.
제단 뒤쪽 아래로 약간 내려가면 작은 기도실이 있다.
이 성당안에도 시계가 있다. 독일은 어딜 가나 시계를 볼 수 있다. 틀림없고 정확한 독일인의 성격 탓인가?
제단 뒤쪽으로 빙 둘러서 문장과 성인상이 조각되어 있다.
내부의 기둥은 하얀색으로 아무런 장식이 없다.
문밖으로 나가 매표소옆에 나있는 아주 좁은 길로 들어가니 첨탑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인다. 어? 엘리베이터 타고 간다고 했는데?
할머니에게 다시 물어보니 계단을 조금 걸어올라가면 곧 엘리베이터가 나온단다. 에고 조금 참고 그냥 더 올라가볼걸...
할머니 말대로 60여개의 계단을 오르니 엘리베이터가 있고 거기서 티켓 검사를 한다.
그림 80) 뮌헨시가지
프라우엔 교회 탑 위에서 뮌헨 시내를사방으로 살펴본다.
나침반을 꺼내 대충의 지리를 익힌 후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간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한국인 두 남녀가 탔는데 나는 부부라고 생각이 들었건만 임샘은 여자가 남자의 이름을 마구 “~~~씨! ”부르면
서 이러쿵 저러쿵 말하는 걸로 미루어보아 부부는 아닌 것 같단다. 뭐 그렇다고 이상한 관계도 아닌 것 같다. 나이가 우리보다 더 들어보이는 중년의 한국인을 만났다. 그냥...
우리는 바이에른 주립극장 오페라홀 내부 가이드투어를 하기 위해 레지덴츠 근처의 뮤지엄으로 가는 길을 물어본다.
오페라 티켓판매소에서 물어보니 막시밀리안 거리로 나가 왼쪽으로 돌면 거기서 티켓을 구입할
그림 81)주립극장 티켓
수 있단다. 그래서 다시 티켓 오피스를 찾아 줄을 섰는데 이번에는 또 그 옆 구석으로 가란다.
조그마한 공간에 책도 파는 이 곳에서 가이드투어 티켓을 10유로 주고 산다. 미팅포인트를 친절하게 알려준다. 바로 건너편이다.
매표소에서 나와 야외 레스토랑에서 볼로냐 스파게티를 시킨다.
2시까지 가야 하니 좀 빨리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부탁을 한다.
화장실을 가려고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가니 엄청 넓고 멋있다. 케익도 판다. 아~ 케익 먹고 싶다. 지금이라도 메뉴 바꾸면 좋겠단 생각을 하면서 화장실을 찾아간다.
유럽 사람들은 참 이상하다. 이렇게 좋은 좌석들을 죄다 내버려두고 왜 차먼지 마셔가며 야외에서 먹는거야? 이렇게 좋은 레스토랑인줄 진작 알았으면 우리는 분명 안으로 들어와서 먹을려고 했을건데...
볼로냐 스파게티, 면은 약간 덜 익은 듯하고(유럽사람들은 이렇게 먹더라) 맛있긴 한데 좀 짜다. 미리 이야기 한다는게 자꾸 잊어먹는다. 담에는 주문할 때 짜지 않게 해달라고 말해야지. 콜라 작은 병도 시켜서 마신다.
이제 2시 10분전,
모두 10명의 관광객이 미팅포인트에 모였다.
안내는 모두 독일어로 한단다. 그래도 눈으로 보면 대충 알 수 있겠지 생각했는데 별로 볼만한 곳도 없는 작은 홀에 서서 열심히도 설명을 한다.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다. 간간이 루드비히, 막스밀리안 하는 말이 들리는 걸 보니 루드비히 2세가 이 곳에서 오페라를 즐겼다고 이야기하고 있나 보다.
주변에 볼거리라도 있으면 대충 눈치로라도 때려잡겠는데 이건 고문아닌 고문이다.
그나마 영어 설명서가 있어서 다행이다.
지나가다가 핑크자켓 입은 할머니에게 어디서 왔는지 물어본다. 영국에서 왔단다. 그런데 독일어를 다 알아듣는 눈치다.
그래서 어떻게 독일어를 다 알아듣냐고 물어보니 독일인인데 영국남자와 결혼했단다.
나는 전혀 독일어를 알아들을 수 없다고 했더니 이 할머니, 가이드의 안내를 듣고난 후 영어로 우리에게 다시 설명을 해준다. 천천히 우리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세상에는 참 고마운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살아갈 만한 인생이겠지만....
그림 82)오페라홀무대근처
오페라홀에서는 또 다른 외국인 할아버지가 우리 사진을 찍어주신다. 그것도 임샘것과 내 사진기 둘을 번갈아 찍어준다.
고맙다. "당케 쇤!"해놓고 다시 "생큐 베리마치!" 인사를 드린다.
나중에는 아까 핑크할머니의 부군되시는 영국할아버지가 우리를 위해 대충 설명해준다. 우리는 여러 친절한 외국인 덕에 그나마 이해를 할 수 있다.
바이에른 주립극장의 왕실전용 room에도 앉아보고, 오케스트라석 가까이, 즉 무대 가까운 곳에서 홀 전체를 보는 것만 해도 10유로 값을 해낸다.
중앙홀 샹드리에는 무대막이 오르면 오르락내리락 한다고 영국할아버지가 설명해준다.
무대 뒤편에는 각종 오페라나 연극 공연에 필요한 배경막들이 여러 겹겹으로 걸려있다. 무대로 3파트로 나뉘어 오르내린단다.
실로 상상이상의 장치들이다!!!
15:40
오랜 시간동안 가이드의 설명으로 가이드투어가 모두 끝났다.
함께 했던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가이드에게도
"독일어 한마디로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흥미로웠다. 고맙다."라고 인사한다.
우리는 이제 레지덴츠로 간다.
박물관과 왕궁 모두를 볼 수 있는 티켓을 17유로/2인 에 샀다. 따로 사는 것보다 1유로 싸다.
그림 83) 개구리가 식탁에 앉아있다. 동화인가?
먼저 박물관투어부터 시작한다.
영어오디오가 있어 번호를 눌러가며 설명을 듣는다. 못알아듣는 말이 태반이지만 그래도 간간히 아는 말도 나오네...
그림 84) 전시된 왕관
정말 화려한 여러 가지 장식품과 식기들, 왕관, 문장 등이 장식되어 있어 볼거리가 풍성하다.
톨레도 대성당에서 본 전시품보다 더 전시가 잘되어 있고 품목도 훨씬 다양하다.
5시 조금 못미친 시각이다.
왕궁으로 들어가려면 다시 오디오를 바꾸어들고 들어가야 한다.
그림 85) 조개껍질 분수
바깥 정원쪽 분수대(여성 젖꼭지에서 물이 뿜어져나오는)를 지나 문으로 들어가니 각종 성인들 조각품이 전시되어 있다.
그림 86) 에배당 천정
천정에서부터 발끝까지 정말 장엄하다. 내부 조명이 좀 어두운 것이 흠이다. 이곳이 예배당인가?
계속 지나다니면서 여러 방들을 보는데 중국, 일본풍의 붉은 벽지 방에 각종 액자들이 빈틈없이 걸려있다.
왕의 침실도 보았으나 개인 사생활용 방이 아니란다.
아마도 전시용? 베르사이유 궁전에도 여러 사람들에게 침대에서 일어나는 왕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왕의 침실이 따로 있었다.
왕이 침실에서 일어나는 모습조차도 궁금해하던 그들도 귀족들이 우선적으로 차례가 돌아온다고 했다.
여기도 아마 그런 용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림 87)화려한 가계도 갤러리
무엇보다도 뮌헨 레지덴츠의 볼거리는 '가계도 갤러리'다.
그들의 선조들을 하나하나 금장식으로 치장한 갤러리는 화려하기 그지없다.
피곤한 다리를 이끌고 제일 마지막 관람객이 되어서 나왔다.
그림 88) 가계도갤러리,
천정도 화려해~
광장의 동상 그늘 아래에서 잠시 쉬었다 가기로 하고 우리는 동상 위에 걸터앉았다.
레지덴츠 오페라 홀 앞에는 햇빛 아래 많은 여행자들이 앉아있는데 바라보니 이것또한 즐겁고 재미있다.
어찌 저리도 자유로워 보일까?
그림 89)보수공사중인 레지덴츠
누운 사람, 앉은 사람, 기댄 사람...
우리는 그 광경을 바라보면 잠시 물을 마시며 목을 축인다.
레지덴츠 왕궁벽은 지금 한 참 보수공사중이다. 거대한 그림막으로 왕궁벽을 둘러쳐 놓았다.
처음 볼 때부터 그림 같다고 생각했는데 옆에서 아니라고 해서 아닌가? 했는데 역시나 그림이었군... 감쪽같기는...
바로 앞에 보이는 거리가 명품거리인 막시밀리안 거리다.
유로화가 너무 올라 사려던 백은 포기한다. 자꾸 눈에 밟힐까봐 아예 가게에 들어가지도 않는다.
그림 90)독일전통요리집 도니즐
우리는 이제 도니즐로 간다.
독일 전통요리집이다.
그러나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우리가 주문한 독일 전통 돼지족발 요리는 너무 딱딱하게 튀겨져서 맛이 없다.
첫날 독일인 버셀과 함께 갔던 '바그너'의 음식이 더 맛있다.
그 날은 배가 불렀음에도 맛있다고 느껴졌는데 오늘은 시장한데도
그림 91) 식사나오기 전
다 먹지를 못하겠다.
실은 하얀 소세지도 먹고 싶었는데 다 나갔는지 “finished!"라고 하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얀소세지가 눈에 어른거려 다 못먹었을까? gg
그래도 독일 왔으니 맥주 한잔은 마셔봐야지.
그림 92) 독일식 수프
그림 93) 으깬감자, 통감 자와 돼지요리
나는 순한 맥주 헬레스를 마신다. 부드럽고 연하다. 그래도 한잔을 다 마실려니 약간 취하는 느낌이 든다.
그림 94) 감자와 돼지요리
피곤을 느끼는 두 사람은 오늘의 일정을 여기서 그만 접기로 한다.
다시 S-반을 타고 반호프로 간다.
게르마니아 호텔에서 늦게 체크인을 하고 맡겨둔 짐을 찾아 415호실로 간다.
입구는 영 투어리스트 호텔 같더니 그래도 복도는 넓네...
여지껏의 해외여행 중 베트남 사파의 3인실 이후 제일 후진 곳이다.
절대 빨래도 하지 말래서 양말도 씻지 않을란다. 이제 며칠후면 집에 가는데 가서 세탁하기로 마음먹는다.
참, 숙소로 오는 도중 역사내의 슈퍼에서 체리와 초코 아이스크림을 사서 먹었는데 하겐다즈보다 맛이 못하다.
여기에서 하겐다즈 녹차맛 아이스크림을 판다면 나는 여행중에 정말 자주 사먹었을텐데, 이곳 독일에는 녹차맛 아이스크림이 없단다. 우리 나라에서는 얼마나 인기있는데...
지금 시각 11: 30 PM
이제 내일 퓌센 일정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뮌헨 시청사 시계탑 인형, 뮌헨 레지덴츠, 프라우엔 교회... 뮌헨의 볼거리는 오늘 대충 다 본 것 같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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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코미스 작성시간 08.05.29 글 잘 읽었답니다(사진은 뜨지 않은 관계로 잘 못보고^^) 맨 앞에 첨부파일 사진을 보니 중년이신 것 같은데, 꽃피는 봄날에 여행을 다닐 수 있어서 정말 좋으시겠어요~ 근데, 중간중간에 '나침반'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게 뭐죠? 자유여행에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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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연두 62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8.05.29 말그대로 나침반입니다. 길 찾을 때 지도와 나침반만 있으면 저같은 길치도 길 찾는데 별 문제가 없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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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노코미스 작성시간 08.05.30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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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연두 62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8.06.03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할 수 있구요, 저는 트래블메이트 라는 사이트에서 필요물품을 많이 구입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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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노코미스 작성시간 08.06.14 아~답글 주셨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