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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여행일지7-뮌헨

작성자daradara|작성시간04.02.16|조회수209 목록 댓글 1
 

12/16 뮌헨 도착

나는 오늘 뮌헨에 도착했다.

날씨가 엄청 춥고 눈이 많이 내린다. 이탈리아에서 국경을 넘어오는데, 기후가 심하게 변해서 국경을 넘는구나 실감했다. 아마 중간에 알프스가 있기 때문인가보다.

나는 오늘 유레일패스에 날짜적는걸 잊어버리고 있다가 검표원에게 들켜 50유로를 벌금으로 징수당했다. 계속 아침부터 굶어서 정신이 없었는데 머리가 띵해지는 순간이었다. 여기 뮌헨에 도착하니 예약도 제대로 안돼있고.. 쩝. 오늘 일진이 안좋았다. 몸도 피곤하고.. 무슨 고행하나 싶기도 하고 그렇다.


오늘은 정말 피곤한 하루를 보냈다. 아직 8시(저녁)밖에 안됐는데, 눈이 감기려고 해.

추위와 배고픔이 가장 견디기 힘든 것 같다.


12/17 뮌헨 첫인상

오늘은 그냥 뮌헨을 여기저기 둘러보았다. 확실히 독일은 깨끗하고 다니기에 안전한 느낌이 팍팍 들더군. 하지만 교회나 성문 등 옛날 건물들이, Modern 하고 Clean 한 도시와 잘 섞이지 못하고 섬처럼 떠다니는 느낌이다.

독일의 다른 곳은 모르겠지만 여기는 가게들도 큼직큼직하고 깨끗한 것을 선호하는 것 같고.. 확실히 이탈리아와 느낌이 매우 다르다.


여기는 한창 크리스마스 시즌이라서 광장과 큰길마다 크리스마스 장식 파느라 난리다. 

크리스마스 마켓에 가서 사람구경 실컷 했다. 여기 사람들은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광장의 마켓에 나와 따뜻한 와인을 마시면서 걸어 다니는걸 좋아하나봐. 사람들이 참 많더라. 예쁜 물건들도 많고. 물건들 구경하고 사람구경 할 수 있는 차가 통제된 길들과 광장이 여기에는 꽤 많이 있는게, 그래서 슬금슬금 걸어 다니면서 구경하기 참 좋아. 하지만 가게들이 8시가 되면 다 문을 닫는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그나마 조금 늦게까지 문을 여는거래. 크리스마스와 연초를 혼자 보낼 생각하니, 생각만 해도 쓸쓸해.


12/18 다하우 유태인 캠프

뮌헨 근교에 다하우라는 유태인 캠프 메모리얼에 갔었다. 그곳은 굉장히 큰 유태인 학살 캠프였는데, 그들의 노동력을 쓰기위한 공장이 옆에 있고, 숙소, 화장실, 가스샤워실, 화장터 등의 과정이 구조적으로 착착 건물에 순서대로 매겨져 있는 듯 해서 섬뜩했어.

학살을 위한 컨베이너 벨트같은 느낌이 들더군.

거기서 다큐멘터리 필름도 보았는데, 그것보다도 그런 과정을 냉정하게 그대로 드러내는 건물들(동선 자체가 죽음으로 가는 컨베이너 벨트 라니까)이 더 끔찍하고 섬뜩했어.


어제는 그 캠프를 영어워킹 가이드 투어에 껴서 같이 갔는데, 영어가이드가 워낙 네이티브 인데다가 빨리 말하고 어려운 단어를 많이 써서(왜냐하면, 어려운 단어를 써야할 것 같은 무거운 분위기의 공간이니까 그렇겠지.), 영어고문을 당했는데 거의 못알아들었다. 나혼자 못알아듣고 그 춥고 휑한(눈도 얼마나 많이 왔다구) 캠프에서 길 잃어버리고 일행 놓치고 쇼했다. 다시는 영어가이드 투어를 안 따라가리라 결심했다.


12/19 도이치 박물관, 성당 지하 무덤

사우스 아프리카 친구와 뮌헨에 있는 도이치 박물관(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과학 박물관)갔다가 지루해하며 기차, 배, 화학공정, 유리공정, 등을 보고 나와서, 같이 교회들을 보러다녔다. 교회 지하에 왕족의 관이 밀폐되어 있다는 사실을 오늘 처음 알았어.


지하실에 들어가 관들을 보는데, 저 안에 수백년 전에 살았던 사람들 시신이 밀봉보관되어 있을 것을 생각하니 정말 기분이 이상하더라. 매년 연달아 죽은 아들 둘, 엄마, 아빠 일가족도 있던데. 참, 한 가족을 훑고 지나간 죽음을 생각하니 그것도 이상하고.

한 동양애가, 자기들 죽은 후 500여년이 지났는데 그걸 안타까이 여기는걸 그들이 안다면 그것도 웃기겠다 싶었다.


12/20 Pinakothek der Moderne

나는 오늘은 Pinakothek der Moderne(현대미술관)에 갔다 왔다.

Art, Paper(Works on paper(print, drawing, photo...), Architecture, Design 으로 나뉘어진 천장 높은 3층짜리 미술관인데, 구조가 아주 심플하고, 깨끗함이 장난 아니더군. 크고 깨끗한 높은 흰 벽이 아주 기를 확 죽이는 곳이야.

야스거 요른의 그림들도 많이 있고. 이곳 현대미술관 콜렉션은 상당히 재미있었어.


Paper 섹션에서는 마침 도시(특히 New York 시티)의 지역적 특성을 살린 사진들을 전시하고 있어 매우 흥미롭더군.

아케텍쳐 섹션도 설계도를 비롯해 휴지에 한 낙서까지 모여서 어떻게 건물 plan으로 연결되는지, 자료들이 사소한 것부터 아주 꼼꼼하게 모여있더군. 독일 미술관 아주 맘에 들어.


어젯밤에 사우스 아프리카 여자애는 빈으로 떠나고 외로운 생활의 시작이다.

한국 애인 바퀴벌레 한 쌍이 아주 낯간지러서리 부럽구만.


미술관에서 덜컥 독어로된 사진집 하나사고 독일어 배워서 읽지 뭐 하고 있다. 황당???


처음에 도착했을때 당황스런 일들을 많이 겪긴 했지만, 지금사 생각하면 별일 아닌것도 같고.. 독일이 맘에 드는구만. 깨끗하고, 살기좋고.


12/21 오래된 미술관, 새 미술관

오늘 본 두 미술관은 다 어느정도 오래된 건물에 있는데, 하나는 ‘오래된 미술관’이고 하나는 ‘새 미술관’이다. 보관된 그림이 한쪽은 르네상스 무렵 까지이고, 다른 한 쪽은 인상파정도 시기까지여서 그런가보다. 어제본 현대 미술관에는 요즘 작품들까지 두루 섭렵되어 있었다. 이 세 미술관은 서로 지척에 있는데다 역과 주택가 등지와 가까이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게다가 일요일엔 공짜이기까지!!


뮌헨은 독일의 수도도 아닌데 미술관들 컬렉션이 매우 뛰어나고 규모도 크고, 사람들 접근성도 좋고, 동선처리도 잘 되어있고, 휴일엔 공짜고, 주변엔 앉아서 쉴 곳도 많고, 아주 내 맘에 왕 든다.

이정도는 정리가 되어야 시스템 어쩌구하네 싶기도 하고, 또 이정도 정리가 먼저 되어야 안티 뭐시기 하는 얘기가 나오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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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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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네비게이터 | 작성시간 04.02.18 뮌헨에도 오래 머무셨네요! 구석구석까지 미술관도 다보시고....독일은 이탈리아랑 색깔이 많이 틀리죠 뮌헨...제 기억에는 아주 좋았던 곳으로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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