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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1 / 네덜란드 안스테르담-1

작성자레인보우|작성시간04.04.18|조회수511 목록 댓글 2

저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1년동안 있으면서 유럽을 여행하려고 합니다. 2004년 1월말에 로테르담으로 와서, 그간 네덜란드/ 터어키 이스탄불/ 그리스 아테네/ 프랑스 낭시, 리용, 스트라스부르그, 막세이, 깐느, 니스, 모나코/ 스위스의 바젤, 제네바, 로잔/ 룩셈브르크/ 벨기에 부뤼셀, 브르흐 등을 돌아다녔습니다.

저는 전공이 건축이라서 제가 쓰는 여행기는 건축쪽에 촛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전부 건축얘기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간 곳의 경치나 시장의 모습, 사람 사는 모습등에 사실 더 관심이 있습니다. 그럼 암스테르담 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유럽 여행기 . 암스테르담-1                               2004. 02. 02

 

 

국경을 넘지 못하고


벨기에의 수도 부뤼셀이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언젠가 꼭 가야지 마음먹다가 그래 나도 여권 없이 국경을 한번 넘어보자 작정했다. 평생 국경을 넘으려면 비행기나 배를 타야 하는 반도국가의 국민이라서 이렇게 그냥 어딘지도 모르게 다른 나라로 가는 체험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네덜란드와 붙어 있는 벨기에로 넘어가기로 계획을 세우고, 어제 밤부터 열심히 지도를 보며 부뤼셀에 대한 공부를 했다.


지도를 피고 음 그래 이리루 가서 절루 가서 이렇게 가면 되겠구나. 어젯밤 후배도 부뤼셀로 가는 기차편 시간을 인터넷으로 뒤져서 가르쳐 준다. 자기가 가지고 있던 40% 할인 카드도 빌려준다. 8시 24분 기차 아니면 9시 20분 기차다. 그래 8시24분차를 타야지. 아침에 정확히 7시에 눈이 떠진다. 샤워를 하고 옷 챙겨 입고 부지런히 나선다. 비가 온다. 이러다 갤거야. 아님 벨기에는 비가 안 올지도 모르지. 로테르담 중앙역에 갔더니 8시다. 아줌마 저 오늘 부뤼셀 가고 싶거든요. 표주세요. 할인되는 표루요. 9시 이전에는 할인이 안 된단다. 아 그래요 그럼 아침도 먹을 겸 9시 20분차로 주세요. 왕복티켓은 27유로 약 4만원 돈이다. 야 4만원으로 내가 벨기에를 갈 수 있다니. 역시 네덜란드 오기를 잘했다.


간단한 아침을 먹고 플랫폼에서 기차를 기다린다. 옆 사람에게 슬쩍 물어본다. 저 이 기차가 부뤼셀로 가는 기차 맞나요. 맞댄다. 참 신기하다. 이 기차는 독일에서 네덜란드를 거쳐 벨기에로 가는 기차다. 이게 유럽이군. 저기 You도 부뤼셀로 가나요. 그렇단다. 아 잘 됬네요. 전 한국에서 온 건축가예요. You는 뭐하는지 물어봐도 되나요. 자긴 부뤼셀에 있는 대학에서 강의를 한댄다. 뭐가 전공이신데요. 링귀스트 linguist (사전적의미는 언어학자다.) 랜다. 아씨, 잘못 걸렸네. 내 영어가 워낙 허접 시러버서.

로테르담역/ 뒤쪽으로 ING보험회사가 보인다.


어 그런데 좀 이상하다. 9시 20분이 되었는데도 기차가 오질 않는다. 방송에서 뭐라고 쏼라쏼라 한다. 다시 물어본다. 뭐라 그러는 거죠. 아니 이런 뭐 기차가 문제가 생겨서 오지 못한단다. 뭐이 그럼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요. 자기도 아니, 아무도 모른단다. 이런 법이 어딨냐고요. 나 오늘 국경 넘기로 한날이란 말야. 아씨. 아까 8시24분차를 타는 건데. 뭐 자기는 오늘 수업도 없고 해서 집으로 가겠단다. 참나. 어떻하지. 길을 나선 김에 어디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좋아. 암스테르담으로 가자. 표를 바꾸고 허겁지겁 역 구내에 있는 책방에서 지도를 산다.

기차안의 모습

암스테르담역


암스테르담으로

밑의 사진은 1)중앙역에서 2) 점심먹기 전까지의 사진 입니다./ 빨간선 참조

10시에 기차를 탄다. 휴. 이건 가는구나. 빗속을 뚫고 기차는 간다. 암스테르담 지도를 꺼내어 일단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사실 암스테르담에 볼 것이 많은데 어제 부뤼셀만 열심히 공부해서 어디에 뭐가 있는지 지금 알 길이 없다. 내가 가지고 있는 ‘네덜란드의 건축’이라는 책만 지금 있어도 오늘 다 뒤지고 돌아다닐 수 있는데. 아쉽다. 할 수 없지 뭐. 그냥 무작정 다니는 수밖에. 음 그래 그러면 이렇게 이렇게 가야겠다. 덴하그(헤이그)를 거쳐 라이든을 거쳐, 내가 첫날 비행기로 왔던 스키폴 공항을 거쳐 11시 10분경에 암스테르담 중앙역에 내린다. 아 그래 이게 암스테르담역 이구나. 아주 큰 아치 모양으로 된 오래된 역이다. 무지무지 크다. 어느 영화에서 본 듯한 그런 모습이다.

1-1 암스테르담역 정면의 풍경


밖으로 나온다. 그래 이거야. 유럽의 오래된 도시 풍경. 그러나 비는 계속 오고 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배추장사 아줌마처럼 모자를 눌러쓰고 빗속을 뚫고 중앙광장으로 간다. 그래 이 분위기야. 내가 보고 싶었던 거. 즐비한 고풍스러운 오래된 건물들. 사실 그래봐야 1800년대의 건물들이다. 비가 오는데도 관광객들이 이미 거리를 메우고 있다. 중앙으로 곧게 뻗은 거리를 Damrak라고 한다. 가는 길에 옛날 네덜란드 건축가 베를라헤가 1845년에 설계한 증권거래소가 보인다. 서양건축사책에서 봤던 그게 여기 있었군.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어디에 뭐가 있는지 모르니 이럴 수밖에. 가다가 화장실이 마려워서 백화점으로 무작정 들어가서 한참이나 찾았는데 아무데도 없다. 그래서 물었더니 4층 꼭대기에 하나 있대나. 올라갔더니 있긴 있는데 돈을 받는다. 0.35 유로. 500원 돈이다. 에이씨 무슨 백화점이 이래.

1-2 세종로 같이 중심이 되는 중앙로 DEMRAK

1-3 DEMARK주변의 상점들

안네의 동상


중앙광장에 갔더니 동양권 초등학생 한 무리가 줄 맞춰서 지나간다. 멀리서 보니 꼭 하는 짓이 우리나라 애들 같다. 선생님인 듯한 사람은 호르라기를 불고, 빨리 오라고 고함을 치고. 슬쩍 지나쳤더니 한국말을 한다. 역시. 너네들 좋긴 하겠는데 이거 뭐 군대도 아니고. 여행을 하는 것인지 훈련을 받는 것인지. 선생님이 아마 군대시절 유격훈련장 조교였나 보다. 저번에 한번 봤던 암스테르담 주요 건물들의 기억을 더듬어 서쪽으로 간다. 저 쪽에 ‘안네의 일기’ 주인공 안네의 집이 있다던데.

1-4 옛날 증권거래소 /1845년 베를라헤 설계

1-5 중앙광장과 왕궁 / 가끔 왕족들이 쓴다고 한다.

1-6. 현재는 백화점으로 쓰고 있는 1899년에 지어진 옛날 우체국 건물

한 불럭을 빠져나가는 순간. 갑자기 조그마한 운하가 보인다. 야 이거 신기하다. 부채꼴 모양으로 4겹으로 암스테르담 중앙부분을 감싸 돌고 있는 운하는 암스테르담의 명물이 될만하다. 약 20m 정도 되는 폭이다. 난 너무너무 신기해서 정신없이 운하의 다리들을 걸어간다. 분위기 좋다. 그리고는 교회 같은 것이 보인다. 혹시 저쪽 아닐까.

 

교회 앞으로 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안네의 동상이 있다. 음 여기군. 그런데 내가 아주 바보같이 착각한 것이 그 동상 때문에 잠시 안네의 집이 없어진 줄 알았다. 동상이 있길래 어 여기가 그 자리를 기념하기 위해 동상을 세운 모양이군 하면서 바로 옆 이탈리안 피자집으로 얼른 들어갔다. (집에 와서 책을 뒤져보니 바로 이 교회 옆에 안네의 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 아까워라. 물어보기라도 할 걸. 난 이날 미리 준비를 하지 못한 턱에 두고 봐야 할 것들을 지척에 두고 무수히 놓쳤다. 에이 그 기차 얄미워.

 

1-7. 운하를 중심으로 가로가 형성되어 있다./ 암스테르담은 4개의 운하가 중앙지역을 둘러싸고 있다.

1-8. 안네의 집 근처에 있는 교회

1-9. 안네의 동상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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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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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카페지기 | 작성시간 04.04.18 저도 안네 동상은 처음 봅니다....
  • 작성자레인보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4.04.19 안네의 동상 바로 옆에 있는 안네 프랑크의 집은 관광객들로 항상 붐빕니다. 다음에 또 갔었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또 못들어 갔죠. 그런데 언젠가는 꼭 들어가 볼라고 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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