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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4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4

작성자레인보우|작성시간04.04.18|조회수275 목록 댓글 2

유럽여행기 -4. 암스테르담-4                       2004.02.02

 

밤을 다시 기다리며

 

맥도널드 안의 비둘기들이 식사하고 있는 장면


다시 중앙역으로 향해서 간다. 4시 반이다. 근처에 맥도널드 햄버거 집으로 가서 커피를 한잔 먹고 밤이 오길 기다린다.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사람이 나가자 갑자기 비둘기 세 마리, 아니 한 네 마리가 안으로 들어오더니 먹다 남은 것을 지네들이 마구 쪼아 먹는데, 아무도 그 비둘기 쫓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거참 이상하네. 나야 뭐 무서울게 없어 그냥 있었다. 오히려 사진기를 꺼내어 그 재미난 장면을 마구 찍어댄다.


밤이 오면 유람선을 탈 예정이다. 한 6유로 정도 한다. 6시쯤 어둠이 깔렸다. 밖으로 나간다. 그런데 어 유람선 표 파는 곳이 문을 닫아버렸네. 정말 오늘 되는 일이 없군. 하는 수 없이 다시 걷는다. 그 나마 아까 좀 쉬어서 한결 걷기가 편하다.

 

5)맥도널드에서 검정색선이 밤에 돌아 다닌 루트이다.

DAMRAK 거리의 밤풍경

상가들/ 우리처럼 호객행위를 하기도 한다.

중앙광장의 밤풍경


다시 암스테르담의 밤거리를 돌아다닌다. 궁금했다. 이 도시의 밤은 어떤 분위기 일까. 그런데 생각만큼 화려하지는 않다. 거리는 어둡고 번화가를 벗어나면 거의 모든 상점들이 문을 닫는다. 6시 조금 넘었는데도 말이다. 얘네들은 별로 돈 벌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 시간에 집에 일찍 들어가서 가족과 보내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 한단다. 하기사 복지제도가 잘 되어 있어서 실직하더라도 실직수당 같은 것이 정부에서 지원된다고 하니 뭐 열심히 하지 않아도 고만 고만 먹고 살수는 있는 나라다. 번화가 저쪽 너머에는 홍등가가 있는데 그 근처로는 무서워서 가지 못한다. 괜실히 갔다가 어디 저 이태리 시실리아로 잡혀갈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암스테르담 무서운 동네거든. 그래서 사람 많은 길로만 다닌다.

운하의 밤풍경

운하의 또 다른 밤풍경

낮에 보았던 탑

암스테르담의 전차


 

기차는 떠나고


이제 도저히 걷지를 못하겠다. 거의 7시가 넘었다. 다시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고 해서 가까운 음식점에 들어가 저녁을 먹는다. 아까 피자보다 훨씬 못한데도 11유로나 한다. 아씨 잘못 들어 왔네. 그렇지만 시켜 먹는다. 그리고 역으로 간다. 지금부터 내가 기차 때문에 고생한 얘기를 한번 해야 겠다.


첫 번째 황당사건-기차 시간표를 보니 11b 플랫폼에서 바로 로테르담으로 떠나는 기차가 있다. 뛰기 시작했다. 다리도 아픈데 최선을 다해서 뛰었다. 지하통로를 통해 플랫폼으로 올라가자마자 기차가 서서히 움직인다. 아저씨 잠깐만요. 그러나 기차는 무심히 떠난다. 아구 저 놈의 기차 하루 종일 속을 썩이네.


두 번째 황당사건-하는 수 없이 한참 다시 역 로비 쪽으로 와 시간표를 본다. 이번에도 바로 또 4a 플랫폼에서 로테르담으로 가는 기차가 있다. 다시 열심히 뛰어 갔다. 야 이거 정말 너무 하네. 또 기차는 떠난다. 아씨. 정말. 너무 허겁지겁 뛰어서 그다음 기차가 어떤 플랫폼에서 출발 하는지 모르니 하는 수 없이 다시 역 로비로 가는 수 밖에. 다시 간다.


세 번째 황당사건-한 20분 있다가 11a 플랫폼에서 떠나는 기차가 있다. 좋아 저거다. 이번에는 꼭 탈거다. 플랫폼으로 가서 느긋하게 앉아 있다가, 역무원이 오길래 다시 확인할 겸 물어본다. 아저씨 이거 로테르담으로 가는 기차 기다리는 곳 맞죠.  맞긴 맞는데 저기 1a 플랫폼으로 가면 바로 로테르담으로 가는 기차가 있는데 왜 이걸 타려고 하냐고 그런다. 어 그래요. 그거 못 봤는데. 그래. 그럼 그거 타야지. 다시 뛴다. 원 세상에나 또 기차가 떠난다. 저 죽일놈. 차라리 얘기나 하지 말것이지.


네 번째 황당사건-다시 터벅터벅 걸어가 아까 그곳으로 와서 털썩 벤취에 앉는다. 누가 뭐래도 이번엔 이거 탈거다. 반갑게 기차가 온다. 내리는 사람을 기다려 얼른 올라타 자리에 앉는다. 이제 살았구나. 같이 기다리던 사람들도 탄다. 그래 이제 좀 가자. 그런데 이게 왠일 인가. 조금 있으니까 기차의 실내 불이 모두 꺼지더니 뭐라고 안내 방송이 나오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다 내린다. 아 또 이게 무슨 일이야. 나도 일단 내린다.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이 기차가 아니고 조금 있다가 다른 기차가 오는데 그걸 타라는 얘기란다. 미치겠네. 야 이거 뭐 똥개 훈련시키는 것도 아니고, 아침부터 이놈의 기차 정말 왜 이러냐. 조금 있으니 그 얄미운 기차가 어슬렁 어슬렁 들어온다. 이제는 정말이다. 사람들이 없는 자리를 골라 떨쩍 주저 앉아 다리를 쭉 뻗고 눈을 감는다.


다섯 번째 황당사건- 너무 피곤하다. 자고 싶다. 스키폴 공항의 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탄다. 조금 있으니 검표원이 온다. 표를 검사하더니 여기는 1등석이니까 당신 저기 2등석 칸으로 가랜다. 아 이게 일등석 이예요? 어쩐지 좀 좋아 보인다 했어. 네 알겠습니다. 옮겨드리죠. 뒷 칸으로 가니 아까 스키폴 공항에서 사람들이 많이 타서 그런지 자리가 없다. 이리저리 뒤지니까 화장실 앞에 겨우 자리가 하나 있다. 아구 반가워라. 저기라도 앉아야지 그 후로 한 50분 정도 난 어두운 네덜란드의 밤을 보면서, 그래 뭐 이게 인생 아니겠냐 좋은 경험했다 생각하자. 집에 거의 12시가 다되어 들어 와서는 가방 집어 던지고 바로 쓰러져서 잠에 빠졌다. 정말 긴 하루였다. 그래도 암스테르담 좋았다. 그 생각을 하며 깊은 잠에 빠진다.


* 가지 못한 곳- 반 고흐 박물관, 렘브란트의 집. 안네 프랑크의 집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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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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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queen♥ | 작성시간 04.04.18 암스텔담의 밤 풍경이 너무나 멋집니다. 분위기 캡입니다. ^^ 다른 여행기도 지금 너무 잘 읽고 있습니다.
  • 작성자레인보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4.04.19 글이 너무 길어서 지루하지 않나 모르겠네요. queen 님 감사합니다. 사실 처음 여기 글을 올리고 보니 그게 좀 걱정이 되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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