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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캬페지기 작성시간25.11.21 자기를 함부로 주지 말아라
이 말은 어쩌면
여행길에서 더 또렷하게 다가온다.
어떤 도시를 처음 만날 때
우리는 마음을 활짝 열고
바람이 스쳐가는 대로
빛이 반짝이는 대로
그냥 내어주고 싶어진다.
새로운 풍경이 우리를 흔드는 그 순간
나는 나를 잃어버릴 때가 있었다.
그러나 여행은 언제나 가르친다.
자기를 함부로 주는 마음은
언젠가 피로가 되고
후회가 되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 감정의 낭비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나는 어느 가을날
처음 가보는 포르투의 언덕에서
붉게 기운 하늘을 바라보며 깨달았다.
내 마음을 너무 빨리
너무 많이 내어줬던 시간들.
남의 기준과 남의 감정에
자꾸 나를 맡기던 지난날들.
그날 이후 나는 마음을 조금 아껴 보기로 했다.
슬픔에게 너무 많은 나를 주지 않기로
절망에게 빈틈을 내주지 않기로
누군가의 시선에 나를 던지는 습관을
가만히 접어두기로 했다.
대신
기쁨에게 나를 주었다.
새벽의 골목을 걷는 순간과
강물 위에 뜬 빛을 건너는 길에게
나를 천천히 맡겼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마음에게 나를 나누어 주었다.
그 마음은 언제나
나를 채우고 나를 새롭게 숨 쉬게 해주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