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결국 나를 만나는 일이다
여행을 하다 보면
문득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다.
좋은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가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걷느냐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같은 길을 걸어도
누군가는 사진만 남기고 돌아오고
누군가는 그 길 위에 자신의 시간을 내려놓는다.
나는 이제
후자가 되고 싶어졌다.
처음에는
좋은 호텔과 유명한 명소가
여행의 전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에 남는 것은
전혀 다른 것들이었다.
골목길에서 마주친 사람의 눈빛
말이 통하지 않아도 건네받은 따뜻한 음식
아이들이 웃으며 손을 흔들던 순간
그 모든 장면들이
내 마음 어딘가를 깊게 울렸다.
그리고 그때마다
나는 알게 되었다.
여행은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고
결국 나를 마주하는 일이라는 것을.
나는 여행을 하며
내 삶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그동안 충분히 가지고 있으면서도
불평으로 가득했던 시간들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
그 모든 것들이
낯선 땅에서 낯설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조금씩 마음을 바꾸기로 했다.
좋은 일이 생기면
누군가의 덕분이라 말하고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면
내 안을 먼저 돌아보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로.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들은
나에게 또 하나를 가르쳐 주었다.
사람의 마음은
생각보다 쉽게 다친다는 것
그래서 나는
칭찬은 밝은 곳에서 건네고
아픈 말은 조용히 나누려 한다.
누군가 내게 와서
속상함을 털어놓으면
나는 먼저 그 사람의 편이 되어준다.
그 순간
사람은 다시 숨을 쉬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에야
조용히 말해준다.
너의 마음이 더 크니까
괜찮아질 거라고
여행은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젊은 날에는
내 방식이 틀린 줄만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진실된 마음 하나면
충분하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더 많이 나누고
더 많이 이해하며
조금 더 따뜻한 사람이 되려 한다.
삶은
누군가 만들어 준 길이 아니라
내가 끝내 걸어야 할 길이었다.
비가 오는 날도
햇살이 좋은 날도
그 중심에는
늘 내가 있었다.
바람을 탓할 수 없었고
흔들림의 이유는
결국 내 마음이었다.
그래서 이제는
묻지 않는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보다
이 안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를
생각한다.
언젠가 나는
콜롬비아라는 나라를 걷게 될 것이다.
사막과 바다와 숲이 공존하는 그 땅에서
나는 또 다른 나를 만나게 되겠지.
그날이 언제가 되든
중요한 것은 하나다.
어디를 가느냐가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그 길을 걷느냐.
여행은
결국 길 위의 풍경이 아니라
그 길 위에 서 있는
나 자신에게 있었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조용히
내가 살아야 할 여행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