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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카페, 그 이상의 의미를 찾다 ‘바리에 맑음’

작성자닐리리맘|작성시간11.07.12|조회수311 목록 댓글 0

 

유럽에서는 살롱(salon:응접실)문화에서 비롯된 카페 문화가 오랜 시간 예술과 사회 문화

전반에 많은 영향을 끼쳐 왔죠. 프랑스 작가 볼테르는 세계 최초의 카페인 파리의

'카페 프로코프'에 전용 서재를 가지고 있었고, 사르트르와 보부아르는 '카페 드 플로르'에

거의 살다시피 하며 많은 작품들을 쓰고 또 중요한 담론들을 벌였다고 합니다.
 

 
괴테 역시 커피를 무척 좋아하여 이탈리아 여행 중에 '카페 그레코'에서

코카 커피를 즐겨 마셧다고 하죠. 카페 그레코는 1950년대 이탈리아

문화부에 의해 문화제로 지정되었다고 하는데요.

지금도 관광명소로 유명한 곳입니다.

 

바흐 역시 카페를 무척 사랑하여 침머만 카페하우스에서 정기적으로 연주회를 갖고

 그 카페를 위해 ‘커피 칸타타’라는 소곡을 쓰기도 했죠.

이처럼 유럽에서는 카페라는 공간이 탄생했을 당시부터 카페가 단지 차를

 마시기 위한 공간이 아닌 지성과 문화의 중심지로 여겨져 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카페의 역사는 약 100년쯤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은데요,

 많은 역사들이 있지만 카페에서 지식인들이 활발한 담론을 펼치던 시기는

 1960년대로 꽤 오래 되었죠. 2000년대에 들어서서는 커피의 특별 소비세가 없어지고

 글로벌 대형 프렌차이즈 카페들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즐기게 되고

 지금까지 카페가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데요.

 

전세계의 스타벅스 매장을 탐방하는 것으로 이름을 날려 최근 우리나라 다큐 방송에도

 출연했던 미국의 윈터(Winter) 씨는, 한국에 방문해서 거리를 빼곡하게 메운 커피 전문점을 보고

 ‘전 세계의 카페를 돌고 있지만 이렇게 카페가 많은 나라는 처음이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하죠.

 

 

이처럼 카페는 이제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를 잡고 많은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공간이 되어 버렸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요즘 주목 받는 크고

 작은 카페들을 보면 카페는 더 이상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곳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카페에서는 전시를 겸하고, 또 어떤 카페에서는 옷을 팔고, 또 마치 도서관처럼

높은 책장을 빼곡히 메운 책들 한 가운데서 마음껏 독서를 즐길 수 있게 해 주는 북 카페도 있죠.

우리나라에서 카페는 이제 하나의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찾았던 가로수길의 한 카페 역시 단순히 음료를 마시는 곳이 아니라 하나의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곳이었는데요.

가로수길 메인 길에서 조금 벗어난 ‘바리에 맑음’이라는 카페입니다.

 
바리에 맑음은 유명한 의류 쇼핑몰 ‘바가지머리’에서 런칭한 카페로 친환경과 유기농,

 웰빙을 콘셉트로 하는 곳이었습니다. 테라스에 깔린 잔디와 곳곳에 자리

 잡은 나무들, 새하얀 건물 외관 덕분에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싱그러운 느낌을 받았죠.

 

카페 이름 ‘바리에 맑음’에 들어간 ‘바리’란 쇼핑몰 바가지머리의 줄임말이기도

 하지만 순 우리말로 여성이 쓰는 밥그릇을 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리에 맑음’이란

그릇에 맑음, 즉 신선하고 건강한 유기농 음식과 웰빙 음료만을 내놓는다는

 카페의 컨셉을 표현하는 이름인 거죠. 또한 ‘맑음’이라는 단어 때문에 햇살이

 쨍쨍하다는 뜻으로 ‘쨍카페’라는 별칭도 있다고 합니다.

 

 

이곳은 그릇 그 자체를 콘셉트로 삼은 카페이기도 하다 보니 카페 곳곳에

 도자기가 정갈하게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가게에 문의해서 구입할 수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다른 카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잘한 인테리어 소품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지만 그 대신 도자기와 벽에 간간이 붙어 있는 작품들이

 하얀 벽과 밝은 색의 나무를 이용한 바리에 맑음의 깔끔한 인테리어에

포인트를 주고 있었습니다. 전시 그 자체가 이곳의 인테리어이자 일부인 셈이죠.

 

 

카페는 싱그러운 녹색의 잔디와 나무가 포인트인 테라스와 조용한 분위기의 실내 테이블,

 그리고 전시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올해 초에 일본의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노리 타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잡지에도 실리고 화제가 됐었죠.

신선한 유기농 음식과 웰빙 음료를 즐기는 동시에 전시도 보고,

도자기도 구매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의 성격이 강했습니다.

 

 

음료는 크림슨 펀치와 블루하와이안을 주문했습니다. 루비처럼 붉은 색의 크림슨

 펀치에는 투명한 스트로를, 시원하고 맑은 푸른색의 블루 하와이안에는 파란 색 스트로를

꽂아 준 점이 세심해 보이더군요. 크림슨 펀치는 히비스커스와 여러 과일이

 믹스된 새콤달콤한 허브차라고 메뉴에 소개 되어 있었지만 티라서 달지는 않았습니다.

 

히비스커스는 흔히 ‘하와이 꽃’이라고 불릴 만큼 하와이에 많이 피는 꽃인데요.

 하와이하면 떠오르는, 비키니 같은 탑에 나풀거리는 치마를 입은 여성들이 머리에

 꽂고 있는 꽃이 바로 이 히비스커스입니다. 히비스커스의 붉은 색이 그대로 담겨 있는

 이 티는 맛이 아주 독특했는데요. 싱그럽고 상큼한 맛이 나는 가운데 톡 쏘는 향이 있었습니다.

 

 시나몬이나 생강처럼요. 하지만 자극적이거나 역한 향이 아닌, 은은하고 부드러운 향이었습니다.

 이렇게 향이 독특한 히비스커스는 혈압을 낮추고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는 기능이

있어 건강에는 물론 다이어트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블루 하와이안은 이름처럼 시원하고 맑은 푸른색을 띄고 있었는데요,

이 푸른빛을 내는 재료는 ‘블루 큐라소’라는 리큐르로 말린 오렌지껍질이나 레몬 등으로

 만들어서 레모네이드보다 더 강한 상큼한 맛이 특징입니다.

여기에 파인애플이나 라임 같은 상큼한 주스, 럼을 더해서 만든 것이 블루 하와이안인데요,

 바리에 맑음에서 판매하고 있는 블루 하와이안은 무알콜이었죠.

 

히비스커스가 든 크림슨 펀치에 블루 하와이안, 어쩌다보니 하와이 세트를

 주문한 것처럼 되어 버렸네요. 둘 다 여름에 아주 잘 어울리는 음료였습니다.

 보기만 해도 시원한 음료와 함께 다비도프를 피워 무니 더위를 싹 잊고 여유롭게 피서를 즐기는 기분이었죠.

그러고 보니 크림슨 펀치의 루비 색과 다비도프 클래식의 붉은 색깔도 참 잘 어울리는 것 같네요.

크림슨 펀치의 톡 쏘면서도 상큼한 향과 다비도프의 깊고 진한 향이 묘하게 어우러지더라고요.

 

 

 

신선한 유기농 재료들로 만들어진 음식과 싱그러운 차, 현대적인 도자기들, 전시,

피크닉에 온 것 같은 기분을 주는 잔디 위의 테라스에 담배 한 대를 즐길 수 있는 여유까지.

 발에 맑음은 정말 먹을거리, 마실 거리, 즐길 거리 중 하나도 빠지지 않는 복합 문화 공간이었던 것 같네요.

 

 

바쁜 일상, 간단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는 테이크아웃 전문점도 좋지만 이렇게 여유로움과

 예술 작품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라면 바흐나 카뮈처럼 카페로 인해 새로운

영감을 받을 수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꼭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사람은 누구나 끊임없이 무언가를 창조해내며 살아가는 인간이니까요.

 여러분도 잠시 앉아 생각을 나눠 볼 수 있는 공간에서, 삶의 영감을 키워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영화 ‘렛미인’과 우라사와 나오키의 ‘빌리배트’ 속 이분법적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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