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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카레마 와인

작성자카페여행|작성시간17.12.02|조회수165 목록 댓글 0

카레마 와인(DOC)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 ,스티 스푸만테, 바르베라 다스티 와인으로 알려진 부드럽고 목가적인 랑게언덕을 유유히 빠져나와 북쪽으로 가다가 주도(州都)인 토리노를 지나 A5 고속도로를 따라  30분정도 더 달리면 바깥의 풍경이 변한다. 언덕은 돌산으로 자리를 넘겨주고 고속도로 양쪽에 버티고 서있고 양 돌산 사이의 비좁은 평야는 밀과 옥수수로 넘실대며 그 사이로는  차가운  회색빛의 도라강이 빠르게 흐르고있다.

 

한 층의 테라스를 만드는데 보통1 세대(50년)가 걸린다

카나베제(Canavese)군을 지나 발레다오스타(Valle dAosta)주가 지척인 낀치넷또(Quincinetto)라는 국경마을에 다다르면  흰빛의 기둥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산 능선을 따라 서있는것이 나의 시선을 고정시킨다. 이 기둥 열 위에는 다른 기둥 열이 솟아있고 그것을 반복하다 큰 암석을 만나게 되면 끊겼다가  다시 시작되곤 했다. 이 기둥열은 평지에서도 발견되고 산허리, 정상등 큰 암벽이 박혀있지 않은 곳이면 어김없이있었다.



 낀치넷또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카레마(Carema)” 푯말 화살촉이 가르키는 방향을 따라 가다가, 이 푯말이 “포도밭 산책길(sentiero dei vigneti)”로 대신하게되면 이 기둥열의 정체를 알아 차릴 수 있는 카레마마을 중심지인 두오모광장에 다다르게 된다.

 

이 산책길은 총 3,7km이며 해발300-750m에 걸쳐있는 포도밭을 개방해 와인애호가들에게 ‘포도밭체험’을 장려하고 있다.


정확이 말하면 내가 고속도로에서 본기둥열은 전방쪽 것이며 뒤쪽으로  또 다른 기둥열이 대칭으로 서있었다. 이 기둥들은 이 마을의 전통적 포도재배방식인 페르골라(pergola)라 불리는 구조의 하부부분이며 보통 3부분으로 되어있는데 기둥인 피룬(pilun), U자형 타원형 돌, 그리고 밤나무가지를 바둑판 모양으로 엮은 페르골라이며, 피룬위에 U자형 돌을 고정시킨 후 U자 홈에 페르골라를 얹었다. 기둥열중앙에는 포도나무들이 일렬로 서있고 넝쿨은 페르골라 엮은 모양을 따라  자라고 있었다. 

 

기둥인 피룬(pilun), U자형 타원형 돌, 그리고 밤나무가지를 바둑판 모양으로 엮은 페르골라가 한 조을 이룬다.


카레마마을에서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네비올로와인과 농업유형문화재인 페르골라를 알리기 위해 “포도밭 산책길”을 개발해 와인관광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이 산책길은 총 3,7km이며 해발300-750m에 걸쳐있는 포도밭을 개방해  와인애호가들에게 포도밭체험을 장려하고 있다.

 

푸릇한 아기포도송이를 주렁주렁 달고있는 페르골라를 따라 난 산책길은 수 백년전에  쓸모없던 산 비탈을 이곳의 농부들이 평지의 흙을 광주리로 날라다 계단형태의 농토를 만든다음 이것이 무너지지 않도록 바깥쪽으로 돌맹이를 차곡차곡 쌓아서 만든 계단형 농지(테라스형)이다. 한 층의 테라스를 만드는데 보통1 세대(50)가 걸렸다고 했으니 산의 급경사와는 아랑곳없이 저 꼭대기에 걸려있는 테라스의 나이를 추측하려니  차라리 한숨이 나왔다.

 

위에서 내려다본 페르골라


사방이 훤히 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앉아서 보니 이곳 조상들이 왜 여기에 포도밭을 만들려고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카레마는 북위 45.58에 위치하며 겨울이 길고 추운곳이다. 하지만  카레마를 품고 우뚝서있는 마렛또(Maletto)산은 매서운 북풍을 막아주고 발 아래에 흐르는 도라발테아 강은 수분공급과 추위를 완화시켜 주는 역활을 하고 있었다. 이러한 자연적요소에 이곳 주민들의 지혜와 끈기로 세워진 페르골라에 매 달려있는 포도넝쿨은 마치 사람이 팔을 활짝 벌린 형상으로 태양을 충분이 흡수할 수 있도록 했고, 돌맹이와 회반죽만으로 만든 피룬기둥은 낮에는 햇을 빨아들였다가 밤에는 다시 되돌려줘 포도가 큰 온도차이없이 잘 자랄 수 있게 도와준다고 한다. 인간과 자연의 완벽한 협조라 할 수 있을까!!..


마렛또산 아래에 흐르는 도라 발테아강

 

페르골라위에서 이곳 방언으로 피쿠테너(picoutener)라고도 불리는  네비올로와 네렛또(neretto, 레드), 에르바루체(erbaluce,화이트)등이 재배되며 네렛또와 에르바루체는 소량생산되고 대부분이‘카레마 DOC(Carema DOC)로 변신할 네비올로품종을 주로 재배한다. 이곳은 북동쪽에 비슷한 위도상에 위치하고 있으며 동일품종으로 만든 발텔리나 수페리오레(Valtellina Superiore) 와인의 생산지인 발텔리나마을과 함께 네비올로 재배북한계선에 근접하고있다. 우연스럽게도, 이곳도 산악지형에 계단식경작지를 만들어 네비올로가 좋아하는 성장환경을지키주려 사투를 벌인다는점에서 동병상련을 하고 있다.

 

카레마 방언으로 네비올로를 뜻하는 피쿠테너(Picoutener)-조그맣고 부드러움의 합성어

 랑게의 부드러운 언덕품에서 자라는 네비올로는 많은 이들로 부터 사랑을 받는 바롤로나 바르바레스코로 탄생된다. 출신조건으로 선택받은 랑게네비올로는 와인의 왕과 여왕이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항상 붙어다닌다. 하지만 같은 유전자를 나눈 형제이지만 불과 100km정도 떨어진 카레마네비올로는  햇빛에 자신을 최대한 노출시키며 영양분을 얻기위해 큰 암석과 같은 장애물을 뚫고 뿌리를 박는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와인의 왕과 여왕이라는 수식어는 출신지조건도 고려되야하지만 잔을 채운 레드색 액체가 우리에게 주는 감동을 제대로 표현한 단어이므로 카레마 와인에도 그 수식어를 당당히 붙일이유가 있다고 생각된다. 규정에 따라 이 테라스에서 자란 네비올로만을 최소 85% 사용해서 양조하며  숙성기간이 최소3년이며 그중 2년은 나무통에서 숙성을 거쳐야지만 카레마 DOC가 인쇄된 녹색 병목띠를 두를 수 있다.

 

막 출시된 카레마 와인은 투명한 루비색과 장미, 비올라향등 신선한 꽃향기가 풍부한 네비올로 와인의 개성을 잘 표현하며 숙성될 수록 루비색은 짙은 오렌지 껍질색으로 대체되고  과일설탕절임, 후추, 타바코, 가죽냄새의 복합적인 향기를 발산한다. 특히, 숙성된 바롤로와인에서나 느낄 수 있는 원만하고 섬세한 타닌이 돋보이는데 카레마의 토양입자의 크기가 랑게의 그것보다 크다는 점이 타닌의 강약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된다.


카레마 DOC와인

 

포도밭 산책길”의 종점은 이 산책길이 시작되었던 두오모 광장에서 끝이나는데, 광장의 한 모퉁이에는 2미터정도 되는 돌 사각기둥(또 돌 기둥!!)이 서있고 중간에 삐죽나온 수도꼭지에서 물이 졸졸 흘러 나오고 있었다. 1571년에 세워진 바질리아(basilia)분수이며 외소한 모양에도 불구하고 500년은 힘차게 물을 뿜어 낼 것처럼 보였다. 각 면마다 문장장식과 함께  라틴어로 다음과 같이 새겨져 있었다. si quis sitit” “veniat ad me  et bibit” “Jesu preceptor nostri miserere 목 마르면 여기에와 갈증을 해소하시오. 자비로운 예수 그리스도. 3시간 가량의 포도밭 체험이 끝난 후 나는 이 옛문장을 다음과 같이 바꾸고 싶었다. 한 잔의 와인은 별처럼 많은 이야기를 발산한다. 그 끝없는 이야기는 포도밭에서 시작된다.-카레마 농민조합"


백난영:바르바롤스쿠올라 대표

          AIS 소믈리에(이탈리아소믈리에 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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