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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 음식탐험

작성자카페여행|작성시간18.02.14|조회수187 목록 댓글 1

비엔나 일상음식탐험 1

비엔나에 살면서 가장 일상적으로 대할 수 있는 음식을 꼽으라면

소세지, 케밥, 피자, 군밤, 군감자, 젬멜빵 인 거 같다.

물론 커피나 맥주, 또는 콘디토라이의 달달한 조각케익 같은 것도 있지만

허기를 떼울 수 있는 것 중에 고르라면 말이다.



그 중에서 제일 먼저 소세지에 관해서.

"비엔나에는 비엔나 소세지가 없다"

처음 외국(유럽)에 나와 살면서 제일 간단하게 해 먹을 수 있는 밥반찬으로 발견한 것이 소세지. 그 중에도 비엔나 소세지가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국 사람의 입맛에 제일 잘 맛는 것이라 생각되었다. 새로 이사가게 되는 나라마다 수퍼마켓에 가게 되면 무조건 "비엔나 소세지"는 장바구니에 넣었다. 너무 굵지도 않고 적당히 쫀득쫀득 하면서 느끼하지 않는 맛이 그냥 뭉텅뭉텅 썰어서 프라이팬에 익혀 먹어도 좋고, 감자조릴 때 간장에 조려도 그렇게 짜지 않아 좋고, 오븐에 구워먹으면 제일 좋으나 그나마도 귀찮으면 전자렌지에 1분쯤 돌려 먹으면 저녁 먹고도 출출한 밤에는 맥주와의 환상 궁합이니 우리 집 냉장고에는 비엔나 소세지 떨어질 날이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전 유럽에서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비엔나 소세지,

막상 그 본고장에 와 보니

....

눈에 띄질 않는다.

적어도 내가 다니는 수퍼 마켓에는 없었다.

대신 비슷한 모양에 비슷한 값에 비슷한 색깔의 소세지가 있어 일단 사고 보았는데

비엔나 소세지 보다는 약간 짭짭한 것 빼고는 거의 맛과 쫄깃함이 비슷한(아니 약간~ 더 쫄깃하다) Frankfurter, 프랑크푸르트 소세지!

길거리의 소세지 가판에도 비엔나 소세지는 없었다.

역시 프랑크푸르트 소세지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더 쫄깃하기 하고 맛이 비슷하니 대단히 불만스러울 것은 없었지만 난 섭섭하다.

몇군데 수퍼마켓들을 순회하다 비엔나 소세지를 찾긴 찾았다. 그것도 냉장판매대 구석에서. 하지만 이상하다. 어떻게 비엔나에는 프랑크푸르터가 더 인기가 많은 것인지...



여기 사람들도 뭔가 다른 나라나 도시의 물건에 더 매력을 느끼는 걸까?

비엔나 소세지라는 게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진 소세지를 통칭하는 것인지(그러니까 수페에 다른 많은 소세지들이 다 비엔나 소세지라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유럽 국가에서 어떤 이국적인(?) 분위기를 내려고 자기 회사 소세지에 "비엔나"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인지, 궁금해 졌다 ^^



비엔나는 유럽에서도 가장 복합문화의 중심 도시 답게

순수하게 비엔나 적인 것은 잘 없어보인다.

일단 소세지 조차 비엔나 소세지가 주류가 아니니, 게다가

케밥도 닭고기 케밥이 주류이고

이태리 사람이 구워 팔아야 할 피자는 아랍인들이 팔고 있다.



케밥.

비엔나에 살면서 제일 적응 안되는 것은

소고기 케밥이 없다는 것.

닭고기 케밥은 아무래도 얇게 저며지지가 않기 때문에

씹을 때 물컹한 느낌이 들어서 별루다.

보통 독일 같은 데는 닭고기 케밥을 하는 곳이 별로 없는데,

비엔나에는 소고기 케밥이 여간해서는 눈에 띄지 않는다.

어느 내가 아는 한 터키인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니, 소고기 케밥을 양고기로 오인해서 오스트리아인들이 선뜻 안사먹을까봐 그냥 딱 봐도 닭고기인 고기로 케밥을 만든다는 재밌는 근거를 펼

쳤다. 글쎄...

난 그런 생각도 해봤다. 닭고기를 공급하는 회사에 어떤 음모가? ..^^;

서역 근처에서 한번 소고기 케밥을 발견하고 흥분해서 사 먹은 적이 있는데

이상하게 양고기 냄새가 나서 다 먹지도 못했다. 먹으면서 계속 "이거 양고기 아니야? 냄새가 딱 양고기인데..." 함께 먹은 이는 절대 아니라고 한다. 양고기면 아예 냄새때문에 먹지도 못한다고. 내가 너무 예민하게 굴었던 것인가...향신료 때문이었겠지만 정말 소고기 케밥이 너무 맛이 없었다. 게다가 소스도 느끼한 화이트 소스 밖에 없다. 소고기나 닭고기나 매운소스에 먹어야 우리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는 더 맛있는데 말이다.

하지만 닭고기 케밥도 먹다보니 점점 익숙해 지면서, 나아가 한번씩 간절히 먹고 싶어진다. 맥도날드 햄버거가 아무리 싸도(1유로) 케밥보다는 잘 질리니 말이다 ^^



피자.

유럽 어느 나라보다 이태리가 참 가까운데 막상 피자는 아랍사람들이 팔고 있다. 처음 핏자헛의 미국식 두툼한 핏자에서 느꼈던 낯설음이 떠올랐다.

그런데 그게 값이 엄청나게 싸고 느끼하지 않아서 미국피자 보다는 몇배 장점이 있다. 한조각 1유로부터 시작해서 정말 아무 부담없이 아무때나 먹을 수가 있으니 주머니 사정 여의치 않은 날은 참 반가운 길거리 음식.



몇 년 전 크리스마스 때 시청 광장에서 Gluwein과 함께 먹었던 감자 생각이 나네용. 먹으면서 얘네는 이걸 식사로 먹을까 간식으로 먹을까 하며 엄청난 양에 헉헉댔더랬는데,.....


대체적으로 음식이 좀 짜요 ..글구 돈까스에도 소스가 없는게 특이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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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나윰라 | 작성시간 18.02.15 비엔나는 뭐든지 분위기를 연출하네요.
    넘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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