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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로텐부르크의 좁은 골목을 걷다

작성자카페 지기|작성시간26.06.23|조회수14 목록 댓글 0

독일 로맨틱가도
로텐부르크에서 시작된 인연



우연은 늘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다가옵니다.
로텐부르크의 좁은 골목을 걷던 그날도 그랬습니다.

붉은 지붕과 기울어진 집들 사이로
햇살이 천천히 내려앉던 오후

나는 그저 오래된 도시의 시간을 따라 걷고 있었을 뿐인데
어느 순간
당신이 그 풍경 속에 서 있었습니다.

낯선 도시에서 낯선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어쩌면 흔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낯섦이
이렇게 마음 깊숙이 스며드는 일은
자주 일어나지 않습니다.

수많은 여행자들이 스쳐 지나가는 길 위에서
우리는 같은 시간에 같은 골목을 선택했고
같은 하늘을 올려다보았으며
같은 바람을 느꼈습니다.

그 작은 겹침이
이렇게 큰 인연이 될 줄은
그 누구도 알지 못했겠지요.
당신의 미소는
플뢴라인의 풍경처럼 조용히 마음에 남아
멀리 떨어져 있어도 흐려지지 않고
오히려 더 선명해집니다.

이 도시의 성벽을 따라 걷다 보면
시간이 멈춘 듯한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 길 위에서 나는
당신과 나의 시간도
조금은 느리게 흘러가기를 바라게 됩니다.

서로의 보폭을 맞추며
천천히 걷는 연습을 하는 일
그것이 어쩌면 사랑의 시작인지도 모릅니다.

언젠가 이 길을 다시 찾게 된다면
우리는 조금 더 늙어 있을 것이고
조금 더 많은 시간을 지나왔겠지만
그날의 공기와
그날의 시선과
그날의 마음만은
변하지 않은 채 남아 있기를 바랍니다.

삶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더라도
처음 당신을 만났던
이 오래된 도시의 골목처럼

조용히
그리고 깊게
서로를 기억하며
함께 걷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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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배낭길잡이 카페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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