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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자

작성자골롬바2|작성시간19.06.16|조회수119 목록 댓글 0

 

 

The Return of the Prodigal Son.

c. 1668-69. Oil on canvas. The Hermitage, St. Petersburg, Russia.

 

돌아온 탕자

 

한 아들이 아버지한테서 자기 몫의 재산을 미리 받아가지고

먼 객지로 떠나 방탕한 생활로 재물을 다 없앤다.

할 수 없이 남의 집 더부살이로 연명을 하지만 누구도 그를 동정하여 도와주는 사람은 없다.

아들은 그때서야 비로소 정신이 들어 아버지한테로 돌아가기로 한다.

멀리서 아들이 돌아오는 모습을 본 아버지는 측은한 생각이 들어 달려가 아들을 포옹한다.

그리고 하인을 불러 어서 제일 좋은 옷을 꺼내 입히고 가락지를 끼우고 신을 신겨주어라.

그리고 살찐 송아지를 끌어내다 잡아라. 먹고 즐기자. 잃었던 아들을 다시 찾았다.’라고 말한다.

그리하여 성대한 잔치가 벌어졌다.

그러나 밭에 나가 일을 하고 돌아오던 큰 아들은 이것이 못마땅하다.

그런 아들을 아버지는 좋은 말로 달랜다. 누가복음 15장의 이야기이다.

 

돌아온 아들의 행색은 지쳐서 곧 쓰러져버릴 것 같은 모습에

옷은 남루하고 부수수한 머리에 수염이 나있고,

발 한쪽은 신발이 벗겨져 있으나 더럽기 짝이 없다.

그러나 얼굴을 들지 못한 채 아버지의 품안에 안겨 회한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다.

그런 아들을 품고 있는 아버지는 돌아올 날만 기다리다 지쳐서

거친 손으로 보듬는 자애로운 모습이 환하게 비쳐진다.

바로 그 옆에 비스듬히 비켜 서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왠지 못 마땅해 하는 눈치이고

그렇게 하는 아버지에 대해 불만스러워 보인다.

의자에 앉은 한 남자는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다.

그러나 누구를 나무라는 자리도 아니고 그렇다고 요란스런 축하의 자리도 아닌

자애로운 아비와 잘못을 뉘우치고 집을 찾아 돌아온 아들을 용서하는 자리이다.

돌아온 아들을 용서하는 자리에 더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조용한 침묵만 흐른다.

 

거지같이 헤진 옷에 죄수처럼 머리를 깎고 다 떨어진 신을 한쪽만 신은 채

무릎 꿇고 사죄하는 아들의 어깨에 늙은 아버지가 두 손을 부드럽게 얹고

용서하는 극적인 순간을 묘사했다.

아버지는 자식으로 인한 지난날의 괴롭고 복잡했던 감정을 억제하려는 듯

지그시 눈을 감고 사랑의 손길로 아들의 등을 어루만진다.

용서와 사랑이 가득한 아버지의 얼굴은 깊은 품위와 함께 아름답기까지 하다.

그의 얼굴엔 한없는 너그러움과 거룩하기까지 한 성자의 모습이 깃들어 있다.

렘브란트는 색을 통해서 아버지의 어깨에 두른 긴 홍포와 아들의 누더기 옷,

아버지의 성성한 백발과 아들의 아무렇게나 쥐어뜯긴 것 같은 머리를

너무도 강하게 대조시켰다.

 

사랑에 충만한 늙은 아버지의 인자한 얼굴과 흰 수염,

그리고 자비로운 손길을 밝은 빛으로 비쳐 강조한다.

옆 계단 위에서 값진 옷과 화려한 모자를 쓰고 언짢은 표정으로

아들을 내려다보는 냉담한 형제들은 어둡게 묘사되어 있다.

빛은 사랑과 구원을 어둠은 시기와 무정과 죄를 상징한다.

렘브란트는 무엇보다도 두 사람의 조용한 친밀감을 보여주고 있다.

아들의 얼굴은 반쯤 가려져 있는데 낡고 보잘 것 없는 신발, 굳은살이 박인 발,

누더기 같은 옷을 볼 때 그가 얼마나 지쳐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아버지가 입고 있는 풍성한 옷은 마치 어머니의 뱃속처럼 아들을 보호해 주면서

두 사람간의 일 대 일 관계를 감싸고 있다.

 

밝은 빛으로 강조된 아버지의 인자한 얼굴 모습과 흰 수염,

그리고 핏기 없는 손길은 인간을 사랑하는 하나님의 모습을,

쥐어뜯긴 것 같이 보이는 엉성한 머리에 누더기 옷을 걸친 아들은

죄 많은 인간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뒤에 어둡게 묘사된 사람들은 시기와 무정과 죄악을 상징한다.

인간 내면의 사악한 마음과 그에 따른 고통에 대한 깊은 이해로의

성서의 의미를 해석하려고 한 렘브란트는 역사상 위대한 종교 화가이다.

작은 아들을 감싸 안은 아버지의 두 손의 크기가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왼손은 크고 거친 남자의 손이고, 오른 손은 작고 섬세한 여자의 손임을 볼 수 있는데

이는 크고 거친 왼손은 부성을, 작고 섬세한 오른손은 모성을 나타낸다고 한다.

또 아버지의 눈이 반쯤 감겨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눈물로 작은 아들을 기다리다 눈이 짓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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