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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화백

작성자캬페지기|작성시간24.07.22|조회수57 목록 댓글 0

#천경자
#고독#뱀


뜨거운 여름속 장마네요.

장마철 다들 안녕하신가요? ^^

오늘은 고독의 계절 가을에 어울리는 포스팅으로 준비해봤습니다.

나이가 먹을 수록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는 요즘입니다.
일도, 관계로 갈수록 어려워지네요.

아마도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미술관 나들이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런 피로에서 잠시나마 분리될 수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극도로 정선된 미적인 공간안에 그림과 나만 있습니다.
바깥 세상으로부터 단절되어 내 패턴과 흐름대로 거닐고 사유할 수 있는 진공상태의 공간...

혼자 시간을 보내기 너무 훌륭한 공간입니다.
고독을 즐기기 좋은 장소랄까요?

관계에서 오는 고통과 고독을 최고치로 맛보고 이를 예술로 승화시킨 화가 천경자

1951, 생태

사랑인 줄 알고 결혼했지만 가끔 찾아와 돈을 뜯어가는 남편,
가난으로 결핵에 걸려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죽은 여동생,
두번째 사랑이 유부남이었지만 인연을 끊지 못하고
부적절한 관계로 슬하에 자녀까지 두게 되는 천경자.
그리고 그런 시기에 그린 35마리의 뱀 그림

'마치 접신한 무당이 살풀이하듯 그녀는 뱀을 종이 위에 풀어내기 시작합니다.
한두 마리 그리는 정도로는 내면에 켜켜이 쌓인 한을 씻어낼 수 없어 수십마리의 뱀을 마구 토해내며 살풀이를 이어갑니다.' (방구석미술관2, 316쪽에서 발췌)


사군도, 1969

이번 뱀 그림은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마치 용한 무당이 벌리는 굿판을 보는 듯합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내면의 한을 풀어 낸듯 합니다.

그녀는 이 그림을 그린 이후 모든 관계와 억압을 내려놓고 홀로 세계여행을 떠납니다. 그리고 여행에서 보고 들은 것을 그림과 글로 남깁니다.

1976,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

어쩌면 그녀는 사랑했던 사람들로부터 받은 상처,
고통스러운 관계와 상황으로부터 분리되어
혼자만의 고독을 음미할 수 있는 시간을 간절히 원했을지도 모릅니다.

1977,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

머리 위에 뱀을 담담하게 이고 있는 여인
왕관 형태의 뱀. 가시 면류관이 연상됩니다.
결코 순탄하지 않은, 하지만 갈 수 밖에 없는 길...

1978, 초원

천경자는 스스로 상처와 고독이 그녀의 작품활동의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독을 예술로 승화할 수 있는 재능이 있어 다행입니다.

1982, 황금의 비

황금보다 여인의 눈에 먼저 시선이 갑니다.
정면으로 응시한 눈, 마치 자기 삶을 담담히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이 아닐까 합니다.
그녀의 시선처럼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우리네 인생사 여러 관계나 문제를 결연하게 바라볼 수 있는 힘,
이 힘을 키울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모두 마음 편안히 가을을 즐기는 주말 보내세요~


P.S. 더 많은 작품이 보고 싶다면 아래 링크 클릭~

https://chunkyungja.org/gallery/


참..가슴 아프고 영화 같은 여자의 일생 입니다.
힘든 삶은 예술가에게는 좋은 재료가 되어 작품으로
승화 시키나 봅니다..
그래서 작가도 작업으로 치유받고
우리네도 위안과 감동으로 치유받는거 같습니다.

변지섭 화백의 '화업'이란 그림에서도 작가의 삶이 뼈가 시리도록 고독한 '업' 인듯..자신을 표현한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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