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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절세미인을 만나고 싶다

작성자캬페지기|작성시간24.08.07|조회수42 목록 댓글 1

나는
절세미인을
만나고 싶다


"제우스의 따님들인 뮤즈와 미의 여신들이여, 당신들은 하드모스의 결혼식에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셨소.

🎵 아름다운 이 사랑스럽고, 아름답지 않은 이 사랑스럽지 않다네 🎶"

― 움베르토 에코, 《미의 역사》


나도 뮤즈처럼 아름다움이 사랑스럽다.

사람이든 아니든 무엇이든... 아름다운 것을 보노라면 "인생은 아름다워!" 라는 노래가 절로 터져나오고, 그 순간 나를 아름다움 앞에 툭 던져놓고 잘 어울리는지 이리저리 관찰하게 된다.

아름다운 것은
마음에 드는 것,
감탄을 자아내는 것,
시선을 사로잡는
모든 것이다.

여행 중에 아름다운 풍경을 본다.
안구정화는 물론 마음정화도 되지 않던가?

뭔가 맹렬한 삶의 의욕과 희망 같은 게 가슴에 차오르지 않던가?

그것이 작든 크든 아름다운 풍경과도 같은 삶의 향그러움을 발산하는 매력적인 사람을 보면 우리는 또 뜨겁게 감동하고 열광한다.

매력적인 그(그녀)를 무작정 쫓아다니고 싶고, 그냥 옆에 있고 싶고, 다 닮고 싶어한다.


"우리가 소유 여부와는 관계없이 존재하는 무엇인가를 즐길 때 미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심지어 건강을 생각해서 또는 먹고 싶지 않아서 케이크를 구입할 생각이 전혀 없을 때에도 제과점 진열대에 놓여 있는 잘 만들어진 웨딩 케이크를 감탄의 눈으로 바라보면 그 케이크마저 아름다워 보인다.

아름다운 것은 그것을 가지고 있을 때 우리를 행복하게 하지만, 설사 그것이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일지라도 여전히 아름다운 것이다.

여러 형태의 이런 열정, 질투, 소유욕, 시기, 탐욕은 미에 대한 감정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갈증에 시달린 사람은 샘물을 찾으면 물을 향해 달려들 뿐, 그 샘물의 아름다움을 관조하지 않는다. 아마 갈증 이 가셔 욕망이 충족되었을 때는 그렇게 할 것이다.

이 때문에 미에 대한 감각은 욕망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성적으로 갈구하지 않더라도, 또는 결코 우리의 소유물로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더라도, 우리는 어떤 사람이 매우 아름답다고 생각할 수 있다."

― 움베르토 에코, 《미의 역사》


강제력에서 기인하는 권력權力과 달리 한 인간의 매력魅力은 아레테(arete, 덕德 또는 인격의 탁월함, 곧 인간의 진정한 아름다움)에서 기인한다고 나는 믿는다.


"아름다운이라는 형용사는 ― 혹은 우아한, 사랑스러운, 숭고한, 경이로운, 화려한 같은 표현들과 함께 ― 우리가 좋아하는 무엇인가를 가리키기 위해 자주 사용되는 말이다.

이 경우에 아름답다는 것은 선하다는 것과 같아 보이는데, 사실 수세기 동안 미와 선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 움베르토 에코, 《미의 역사》


"아리스토텔레스도 아름다움을 미적 감각의 차원을 훨씬 넘어서는 것으로 파악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의 윤리학은 미의 윤리학이다.

플라톤은 정의가 가장 아름다운 것들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칼로카가티아 즉 아름다운 선이라는 독특한 개념을 도입한다.

선은 미에 종속된다. 선은 미의 광휘 속에서 완성된다. 이상적인 정치는 미의 정치다."

― 한병철, 《아름다움의 구원》


맹자의 성선설性善說의 시각으로 본다면, 선한 본성을 가진 인간은 본래 미美를 사랑하고 추구하는 존재다.

우리는 그래서 그토록 꽃을 좋아하는 걸까?

무언가를 기념하고 축하하거나, 연인에게 사랑을 전할 때 꽃만한 게 없다.

인생에서 축하할 일이나 누군가를 향한 사랑만큼 아름다운 게 또 있을까?

꽃은 아름다운 인생을 더 아름답게 빛내주는 신의 선물이다.

내가 꽃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을 저절로 분수처럼 솟게 하는 꽃처럼 아름다운 미인美人이란 누가일까?
 

"우리가 거의 의식하지도 못한 채 가지고 다니다가 언젠가 꿈속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 그런 아름다움 말이다."

― 한병철, 《아름다움의 구원》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레전드 가요 중에 "미소 속에 비친 그대"가 있다. 

이 노래는 신승훈 자신이 직접 체험한 내용을 신승훈 특유의 맑고 섬세한 감성으로 그려낸 곡이라고 한다.

노래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자.

신승훈이 무명시절, 어느 지방을 지날 때 우연히 버스 차창 밖에 서 있는 한  여인을 보게 되는데, 그 여인의 외모는 미인과는 좀 거리가 있는 그저그런 수준이었다.

그런데, 그 여인의 옆 어느 정도 거리에 한 어린 아이가 무언가에 열중하며 서 있었다.

그 아이는 마침 아이스크림을 낼름낼름 맛나게 먹느라 여념이 없었지만 아뿔사! 그만 실수로 그 아이스크림을 땅 바닥에 툭 떨러뜨리고 만다. 

(그 기분을 너무 잘 안다. 맛난 거 먹다 그럼 멘붕 온다ㅠ)

급기야 아이는 으앙~ 울음을 터뜨린다. 그것을 본 그 여인은 얼른 뛰어가 아이를 살살 달래며, 근처 편의점에서  새 아이스크림을 직접 사서 
그 아이에게 건넨다.

이 광경을 지켜본 신승훈은 그 여인이 아까와는 전혀 딴판으로 너무나 아름답게 보였고, 그때 그 느낌과 그 감성을 노래 "미소 속에 비친 그대"에 그대로 옮겼다.

스마트폰이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매끄럽고 현란한 포르노그래피적인 이미지즘의 제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

이제 아름다움을 생각하면, 멋진 프사나 유튜브 동영상처럼 눈에 금방 딱 보이는 외면적인(부정성이 제거된 동일자적인=절대긍정의 획일적인, 정형화된, 상품화된, 매끄러운, 포르노그래피적인, 창백한 이성으로 분석평가되는, 시적이지 않은, 아토포스적이지 않은) 아름다움을 떠올린다.

하지만 뮤즈와 미의 여신들이 노래했던 진정한 아름다움은 우리 시대의 뮤즈인 신승훈의 노래 가사 속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시대가 멀미가 날 정도로 빠르고, 그 행로도 거칠디 거칠다 보니 갈수록 장미보다 더 진한 향기가 있는 사람이, 별빛보다 더 따사로운 사람이 잘 눈에 띄지는 않는다.

하지만, 따스한 인간미를 자연스레 풍기는 사람은...
언제든
어디서든
무얼하든
매력적이고
아름답다.

프사나 틱톡 같은
디지털매체는 결코 보여줄 수 없는,
내 눈으로도 쉽게 볼 수 없는
장미보다 더 진한 속향기를
별빛보다 더 따순 속온기를
깊이 품고 있는
진정한 절세미인絶世美人을
만나고 싶은 요즘이다.


"미美는 사물들이 서로를 향해 나아가고 서로 관계를 맺는 곳에서 발생한다. 미美는 이야기한다. 미美는 진리와 마찬가지로 내러티브가 있는 사건이다."

― 한병철, 《아름다움의 구원》



□ Blossom, painted by Fred Calleri




□ Girl with a Pearl Earring(1665), painted by Johannes Vermeer



□ Sigrid Stands With Straw Hat On The Beach At Karreb Ksminde (1897), painted by Laurits Andersen Ring.



□ Into thw world, painted by Fred Calleri



□ A Cup of Tea(1879), painted by Mary Cassatt



□ Mrs. Cecil Wade(1886), painted by John Singer Sargent



□ Untitled painted by Kim English



□ Young Girl Reading(1770), painted by Jean Honoré Fragonard



□ La Toilette(1889), painted by Henri de Toulouse-Lautrec



□ Portrait of Marie Breunig(1894), painted by Gustav Klimt



□ A Cup of Coffee(1877), painted by Victor Gabriel Gilbert



□ Farewell(1882), painted by Vittorio Matteo Corcos



□ Portrait of Helene Louis Klimt (1898), painted by Gustav Klimt




그대가 베아트리체라면 부디 나에게 장미보다 더 진한 속향기를 보내주오~


"내가 태어난 뒤, 내 마음속의 눈부신 여인이 내 눈 앞에 처음으로 나타났는데 많은 사람들은 그 이유도 모르는 채 그 여인을 베아트리체라 불렀다.



□ The South Wind(The Breezy Day, 1917), painted by Charles Courtney Curran



그녀는 매우 고상하고 겸손하면서도 고결하게, 밝은 색 옷을 입고 그녀의 나이에 어울리는 장식을 하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 은밀한 마음의 방 속에 숨어 있던 생명의 정신이 너무나 거세게 흔들리기 시작하여 무시무시하게도 맥박이 거의 뛰지 않는 것 같았다.

마음의 방에 거주하던 동물적인 정신이 얼굴의 정신들에게 혼자 말했다.

'이제 당신의 행복이 모습을 보이는구나.'

그 이후로 사랑이 내 영혼을 지배했다. 영혼은 사랑과 하나가 되어 버렸다."

― 단테 알리기에리, 《새로운 삶》







°MEMO

절세미인絶世美人은 말 그대로
세상에 견줄 수 없이
아름다운 사람을 의미합니다.

남녀불문 우리는 누구나
세상에 견줄 수 없는,
아름다움을 품고 있는
코나투스(Conatus : 관성을 뜻하는 라틴어. 움직이는 물체가 외부에서 어떤 어떤 큰 힘이 주어지지 않는 한 정지하지 않고 한없이 움직이려는 힘이 관성이다. 스피노자에 따르면, '삶에 대한 근원적 욕망 혹은 자기보존의 욕망'이 코나투스)의 현존재 (Dasein : 하이데거가 정의한 자기 자신에게 질문하고, 자기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메타 인지력을 갖춘 존재가 현존재現存在)인 절세絶世의 미인美人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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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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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캬페지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8.07 老年이 되면 누구나 네 가지 苦痛 속에서 살아간다.
    孤獨苦 -고독의 고통은 혼자 노는 연습이지만 가까운 친구 몇 명은 두어라.
    無爲苦 - 아무 것도 안하는 것도 고통이니 정할 것 없으면 걷기라도 열심히 해라.
    貧苦 -갈수록 가난해짐도 고통이니 살 날들 만큼 돈을 묶어두어라.
    病苦 -끝내 병고로 세상을 마감하지만, 열심히 병 고쳐가며 살자.
    명은 하늘에, 몸은 의사에 맡기며 살자.
    간강하시고, 행복하시기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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