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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파정 서울미술관

작성자캬페지기|작성시간24.09.13|조회수141 목록 댓글 1

#석파정서울미술관
#나는잘지내고있습니다.
#서울가볼만한전시
#2024.06.08(토)~11.03(토)

여름의 끝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서늘한 미술관이 그리워 지난주 석파정서울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전시는 서울미술관의 소장품전:
'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로
조선시대부터 근대까지 한국미술사를 대표하는
대가들의 멋진 걸작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함께 온라인투어 시작해볼까요?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전시회 타이틀. 정겨운 문구네요. ^^
그리고 추사 김정희의 서예작품이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서예작품을 잘은 모르지만 여느 명작처럼
기초와 기본을 넘어선 자유로움이 느껴집니다.

코너를 돌면 타원형 공간에 신사임당의 초충도 10점이
한 공간에 오롯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초충도:맨드라미와 개똥벌레(신사임당, 연도미상)

초충도:수박과 쥐(신사임당, 연도미상)


검은색 감지위에 그려진 초충도입니다.
감물을 들인 감지는 습기와 병충해에 강하고
변색이 적어 금을 바른 종이 다음으로 비쌌다고 합니다.

조선시대 그녀의 정원에 피던 꽃과 생물이
그녀의 따뜻한 시선과 손길을 통해 우리에게도 닿네요.

이 전시장을 지나면 우리나라의 근대 미술작품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까치와 아낙네(장욱진, 1987)

청빈하고 단촐한 삶을 추구한 장욱진 화가의 작품으로
그는 까치를 무척 좋아해 그의 많은 작품에서 까치를
볼 수 있습니다.

고(孤, 천경자, 1974)

화가의 삶에 굴곡이 많아서인지 그녀의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은 어딘가 외로워 보입니다.
화려한 꽃은 여성의 슬픔을 자양분으로 자란 듯
주인공의 표정과 대조적으로 무척 화려해 보입니다.
아마 꽃은 작가의 희망과 이상을 상장하지 않을까
짐작해 봅니다.

움직이는 산(유영국, 1980)

모던보이 유영국 화가의 작품입니다.
형태와 색만 남은 간결한 산이 복잡한 세상을 사는
우리를 더 당기는 듯 합니다.


만추(김기창, 연도미상, 비단에 수묵담채)

전래동화 속 장면을 보는 것 같아 작품을 보자마자 사이즈가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지만
부모님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졸라대던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처녀는 무엇을 이고 어디로 가는 길일까요?

다음 전시장은 대형작품이 있는 공간입니다.
물방울 화가 김창열,
수묵추상화 서세옥,
푸른점화 김환기,
단색화 정상화님의 작품을 차례로 볼 수 있습니다.

회귀 SH930001(김창열, 1993)

십만개의 점(김환기, 1973)

다음 공간은 이대원 화가의 '사과나무'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사과나무(이대원, 2000)

작품의 사이즈와 색이 관람객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 잡습니다. 서울대 법대출신 엄친아인 이대원 화가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공부면 공부, 그림이면 그림, 준수한 외모에 탁월한 패션감각으로 인기남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생에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듯이 일제강점기 징병되어 일본에서 시체를 나르는 일을 한 후
그 경험이 트라우마로 남아 자살시도를 하던 중 의사였던 아내가 그림을 다시 그려보라고 권유해 그림을 그리면서
서서히 회복되었다고 합니다.

그림을 보면서 관람객도 시름을 잠시 잊고
그가 그린 사과나무 밭에서 잠시 치유하는 시간을 갖지 않을까요?

대화(이우환, 2020)

다음은 이우환 화가의 '대화'라는 작품입니다.
단독 전시 공간에 들어선 순간 작품의 아우라에 압도당 합니다.

색이 만나 서로 스며듭니다.
사람이 만나 대화를 통해 서로 스며듭니다.
철학자이자 미술가인 이우환이 그림으로 관람자에게 대화를 건넵니다.

이제 마지막 전시공간에서 이중섭의 작품을 만나게 됩니다.


황소(이중섭, 1953)

전시에는 없던 소장품인데 관람객의 요청에 쇄도해서 전시에 추가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두운 색과 관람객을 바라보는 소의 눈이 어딘가 슬퍼 보입니다.

편지화(아들 태현에게 보내는 편지, 1954)

이중섭의 미공개작품으로 이번 전시에서 최초 공개되었다고 합니다.

그의 작품 속 황소와 어딘가 닮은 이중섭이 친구가 선물한 가죽잠바를 입고 밝은 얼굴로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의 드라마 같은 인생의 증거가 되는 작품입니다.

'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의 전시는 여기까지 입니다.^^
각 작품이 한국의 대가들의 명작이라는
공통분모 이외에는 연결점이 적지만,
공간별로 전시가 잘 되어있어 짧은 호흡으로
개별작품별에 집중해서 감상하기 좋았습니다.

윗층으로 올라가면 '햇빛은 찬란'이라는 현대미술전이 전시중입니다.
작품수가 많지 않고 큐레이션이 잘 되어있어 부드럽게 현대미술로 전환이 됩니다.
(맛보기로 몇컷만 올릴께요~ ^^ 함께 고고~)


​3층 전시실을 지나 4층으로 올라가면 역사적 장소인 석파정에 다다르게 됩니다.
석파정은 조선말기 세도가인 김흥근의 아름다운 별서였는데, 흥선대원군이 탐을 내어 고종과 방문해
하루 기거한 후 임금이 머문 곳에는 신하가 머물 수 없어
결국 이하응의 소유가 된 곳이라고 합니다.

가을에 단풍이 들면 다시 오고 싶은 미술관입니다.
작품도 좋지만 미술관의 공간 자체가 쉼을 주네요.^^

'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질문에 저의 대답이 되길,
저의 질문에 밴친님의 대답이 되길 바랍니다. ^^

P.S. 1) 석파정서울 미술관은 월, 화에 휴관이니 유의하세요! ^^

P.S. 2) 혹시 커피를 좋아하시는 밴친들께는 미술관 인근 '소마커피' 추천합니다. 관람 마치고 생애 첫 에스프레소를 너무 맛있게 마셨습니다. (내돈내산)
달콤쌉살한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한 의식으로 딱 이었습니다. ㅋㅋ

P.S. 3) 대전세종에 사시는 명절 전후 맛있는 커피 긴급 수혈이 필요하신 밴친님들께는 '아임로스팅' 강추요~
커피에 진심인 주인장님이 세상 맛있게 드립해 주십니다. (내돈내산)

모두 행복한 가을 맞이하세요~
https://naver.me/xkql4B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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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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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캬페지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9.13
    나무는 가을이 되어 잎이 떨어진 뒤라야
    꽃피던 가지와 무성하던 잎이 다 헛된 영화였음을 알고
    사람은 죽어서 관뚜껑을 닫기에 이르러서야
    자손과 재화가 쓸 데 없음을 안다
    -"채근담"에서-
    늘 즐겁고 健康 하시고 幸福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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