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유럽] 추천일정

[스크랩] 프랑스 소도시 골목길 산책

작성자카페 지기|작성시간26.06.11|조회수18 목록 댓글 0

여행이라는 것이
젊을 때는 세상을 향해 걷는 일이었다면
이 나이가 되어서는
나 자신에게 돌아오는 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프랑스의 작은 골목을 걷습니다.
돌길은 오래되었고
벽은 세월을 그대로 품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낡은 골목이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아마도
나 또한 어느덧
시간의 흔적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겠지요.
젊을 때는
앞만 보고 걸었습니다.

더 많이 이루고
더 높이 올라가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뒤를 돌아볼 여유도 없이
시간에 쫓기듯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 골목에서 자꾸 걸음을 멈추게 됩니다.


창가에 놓인 꽃 하나
닫힌 문 앞의 의자 하나
그 소소한 풍경들이
괜히 마음을 붙잡습니다.
왜 그런지 이제는 압니다.
삶이라는 것도
결국은 이런 것들이었구나 하는
뒤늦은 깨달음 때문입니다.


크고 대단한 일들보다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 듯한 순간들이
사람을 오래 붙잡는다는 것을
이 나이가 되어서야 알게 됩니다.
나는 이 길을 걸으며
내가 살아온 시간들을 떠올립니다.
잘한 일도 있었고
아쉬운 선택도 있었고
돌이킬 수 없는 순간들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지금은 그것들을
크게 탓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 모든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여기 서 있는 것이니까요.
여행은 장소를 바꾸는 일이 아니라
나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는 일이라는 말을
이제는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곳이 끝인지
또 다른 시작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시간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고
나는 그 시간을 버리지 않고
여기까지 함께 걸어왔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은 나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수고했다고.
잘 버텨왔다고.
그리고 이제는
조금 천천히 걸어도 된다고.
프랑스의 이 조용한 골목에서
나는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게
잠시 숨을 고릅니다.
그리고 다시
걸음을 옮깁니다.


이번에는
어디를 향해 가는지가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걷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의 걸음으로.

오늘도 나는
이 길 위에서
조용히 나를 만나고 있습니다.

다음검색
스크랩 원문 : 배낭길잡이 카페여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