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을 떠올리면
나는 늘 밤의 교정 대신
비엔나의 오래된 골목을 걷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낮에는 생을 견디고
밤에는 꿈을 붙잡던 시간.
그 모든 장면이
이 도시의 공기와 너무도 닮아 있습니다.
해가 기울고 나면
비엔나는 더 조용해집니다.
트램이 지나가는 소리와
카페의 작은 불빛들.
그리고 늦은 시간까지 책을 펼쳐든 사람들.
그 속에서 나는
그 시절의 나를 다시 만납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던 날들.
무언가를 향해 걷고 있다는 확신만은
또렷하게 남아 있던 시간.
그리고 그 밤의 한가운데서
당신을 만났던 것처럼
이 도시에서도 문득
누군가와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됩니다.
빈 대학교 앞을 지나갈 때면
괜히 발걸음이 느려집니다.
늦은 시간까지 불이 켜진 창문들.
그 안에는 지금도
자신의 삶을 다시 써 내려가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시간을 이해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말이 많지 않아도
서로의 피로와 희망을 알아보던 사이.
비엔나의 밤은
그 감정을 닮아 있습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빛.
세월은 흐르고
우리는 그 시절을 지나
각자의 삶을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이 도시를 걷다 보면
이상하게도
시간이 다시 그 자리로 돌아갑니다.
슈테판 대성당 앞에 서면
수백 년의 시간이 겹쳐진 돌벽처럼
우리의 시간도
겹겹이 쌓여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삶은 곧게 이어지지 않았지만
돌아온 길마다
우리는 서로를 잃지 않았습니다
이 조용한 도시의 밤 속에서
나는 다시 한 번 생각합니다.
내가 걸어온 길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길 끝에
당신이 함께 서 있다는 사실이
모든 시간을 설명해 주기 때문입니다.
비엔나의 공기는
조용히 말을 건넵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다고.
조금 돌아와도 괜찮다고.
중요한 것은
누구와 함께 걷고 있는지라고.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이 도시의 밤을 천천히 걷습니다.
그 시절처럼
아직도 따뜻한 손 하나를
가만히 붙잡은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