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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나 시즌 2>나일강 속으로 사라질뻔한 이집트의 세계문화유산- 아부심벨

작성자피오나 공주|작성시간10.07.02|조회수654 목록 댓글 12


아직 해도 떠오르지 않은 이름 새벽

쿵쾅 쿵쾅 누군가가 다급하게 방문을 두드린다

 

졸린 눈을 비비며 새벽에 왠 난리통인가 싶어

눈을 뜨자마자 아차 싶었다

 

맞다!! 아무심벨 롱~~투어~~~~~!!

 

전날 나일강 바람을 너무 맞은걸까...?

알람 소리도 듣지 못하다니

...

 

우리처럼 늦잠자는 관광객들이 많은지

리셉션 직원은 센스 넘치게 모닝콜을 해주신거다

 

반쯤은 눈을 감은채로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가니

미니버스에 외국인들이 한가득이다

 

아직 새벽 4시도 되지 않았것만

다들 정말 부지런하시다

 

호텔측에서 싸준 도시락을 하나씩 들고 미니버스에 올라탔다

애석하게도 내가 앉은 자리는 등받이가 없는 봉고차 통로석

헉~~~~이 자리에 앉아서 세시간이나 가야 한다니

급 피로감과 좌절감이 몰려온다

 

 

안그래도 좁아터져서

더이상 앉을 자리도 안보이건만

미니버스는 사람을 더 태우려고 그 좁은 통로에 간이 의자를 놓고

이호텔  저호텔 다니며 사람을 태워 좁은 버스가 꽉 찬 채로 출발했다

 

이렇게 불편한 자세로 세시간을 어찌가나 걱정을 했던것 같은데

어느순간 보니 난 심각하게 헤드뱅을 하면서 졸고 있었다

 

아 심하게 부끄럽다~~~~!!

 

캄캄한 어둠속으로 쉼없이 달리더니

일출이 시작되려는 듯 동쪽 하늘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도로를 빼고는 끝없이 황량한 사막이 계속 이어졌는데

사막너머 하늘의 언저리가 붉어지는 모습을 보니

한순간에 잠이 달아나 버렸다

 

생각지 못한 일출의 모습은 뜻밖의 선물이었고 감동이었다

 

그렇게 어느덧 아침은 밝아왔고

내가 타고 있던 미니버스는 그후로도 한참을 지루하게 달리고 달렸다

 

드디어

 

아스완에서 남쪽으로 280km를

3시간만에 달려 수단 국경지역에 인접해 있는 아부심벨신전에 도착했다

 

아,허리 끊어지는 줄 알았네

ㅠㅠ

 

아부심벨

이집트에서 피라미드랑 짱 먹어도 될만큼

너무 너무 유명한 아부심벨 신전이다

 

이집트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을때

나의 상식안의 이집트는 피라미드였다

 

그러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크리스티앙자크의 람세스라는 소설을 읽게 되었고

그 책을 통해 람세스 2세와 그의 왕비 네페르타리에 대한 환상을 갖게 되었다

 

특히나 권력과 야망 자기과시욕이 강했던

람세스 2세는 신왕국 당시 수도였던 테베에서도 멀리 떨어진 이곳에 신전을 세웠다

 

뿐만 아니라

사랑했던 왕비 네페르타리를 위한 신전도 함께말이다

 

람세스 이분!!  완전 멋진 남자잖아~

 

책에서 수없이 등장했던 아부심벨

아부심벨에 도착을 하니 가슴이 콩닥콩닥 거린다

 

피라미드도 보안검색없이 입장을 했는데

아부심벨 신전은 철저한 보안검색을 한다

 

그만큼 그들에게도 아주 중요한 유산이라는 증거겠지

 

 

이렇게 멀리서 보면 그냥 작은 돌산이나 언덕처럼 보이지만

가가이 다가가면 진짜 억~~~~~~~하고 놀래 자빠질수도 있다

 

 

지금으로부터 3천년전에 건설된 아부 심벨은

거대한 바위산의 암벽을 깎아 거상을 만들고

바위 속 60m까지 파 들어간 신전을 만들었다

 

즉 이 엄청난 규모의 신전이

하나의 바위였다는 사실과 3천년전에 건설되었다는 사실에

첫눈에 뽕 ~~~~~~가버렸다

 

아부심벨에는 두개의 신전이 있는데

하나는 람세르를 위한 대신전이고

다른 하나는 그의 아내 네페르타리를 위한 소신전이다

 

 

대신전을 정면으로 바라보자

당췌 입이 다물어 지지가 않는다

 

바라보는 자들을 압도하는 엄청난 포스의 대신전

람세스 2세의 위용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순간이다

 

아부심벨 신전은 1813년

 스위스 인 탐험가 브르크할트에 의해 발견되었다

모래속에서 이 엄청난 신전을 처음 발견한 그는

얼마나 놀랬을까.....?

 

 

22m나 되는 람세스 2세 좌상이 4개나 있는데 모두 태양을 바라보고 있다

4개의 좌상은 각각 20대,30대,40대,50대의 람세스를 상징 한다고 한다

흠,내눈에는 왜 다 똑같은 모습으로 보이는 걸까...?

 

하긴 91세까지 살았던 람세스이니

50대까지는 절대 늙지 않았으리라 추측해본다

 

암튼,각기 다른 나이대의 람세스 얼굴을 비교해 보는것도

색다른 재미가 될듯하다

 

 

 

4개의 좌상중에서 유독 눈에 뛰던 두번째 좌상

람세스2세의 머리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는데

그 크기가 성인 여성의 키만했다

 

 

람세스 2세의 머리하나가 이정도니

아부심벨 신전의 규모와 크기가 어느정도인지

대략 감이 올터이다

 

 

볼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차암~잘 생긴 양반이다

진짜 요렇게 생겼던 걸까...?

아니면 과대 확장 미화해선 만든 것일까...??

불현듯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이 음탕한 의구심

 

암튼,소설속 람세스는 참으로 멋진 왕이였는데

이집트에서 그가 남긴 흔적을 마주 할때마다

나의 상상력이 틀리지 않았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다만,딱 한번 그것을 비켜간적이 있었는데

바로 그의 미라를 마주 했을때이다

 

그의 눈을 바라보는데

참 슬프고 죄송스러웠던 것같다

 

그가 원한 내세의 삶은  관광객의 눈요기가 아니였을텐데

......

 

암튼.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교과서에 나오는

바른자세의 모범 답안처럼 앉아계시는

 위풍당당 90'의 람세스 2세

그래,왕이라면 저정도로 꼿꼿하게 앉아 줘야겠지?

 

 

람세스 2세의 다리 사이에 서있던 입상들은

그의 어머니와 아내 딸들이라고 한다

 

내가 들은바로는 200여명의 아들 딸들이 있었다던데

경쟁률 장난 아니게 치열 했겠다

 수많은 딸들중 과연 누가 저 자리에 올랐을까...?

 

 

 거대한 크기의 람세스 상

또 그 옆에 새겨진 알수 없는 이집트 고대어

벽면에 새겨진 전쟁 포로의 부조등을 감상하다가

그때 그 순간 나의 눈에 딱 들어온 수많은 낙서의 흔적들

 

 

에휴~~~~~

자세히 들여다 보니

람세스 2세의 다리에는 낙서의 흔적뿐이다

숫자가 새겨진 걸로 봐서

몇년도에 나 다녀갔다!! 요런 메세지 같더군!!

 

하여튼,예나 지금이나

흔적을 남기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능은 어쩔수 없나 보다

다들 적당히 좀 하시지!!

 

 

아부심벨의 석조 신전 규모 외에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신전의 구조이다

 

정확히 동쪽을 바라보게 지어져

 1년에 딱 두 번 태양광이 신전 안으로 비추는데

 첫 빛이 들어오는 2월 22일은 람세스 2세의 생일이고

 두 번째 빛이 들어오는 10월 22일은 대관식이었다고 한다

 

지평선에서 솟아오른 햇살이

신전의 벽에서 서서히 밀려와

아문신과 람세스 2세, 라 호라크티신의 조각상 까지

서서히 번져가는 경의로운 장관은 약 20분간 지속된다고 한다

 

상상만해도 온몸이 찌릿찌릿 해진다

 이집트에 다시 가게 된다면

 아부심벨 페스티벌이 열리는 10월22일

꼭 그날짜에 맞춰 가고 말거다

 

3천년전에 의도된 건축 기술이라면

고대 이집트 기술자들은 천재임이 분명하다

 

근데,이 오묘한 현상

믿어지지 않는 신비한 빛의 향연

이거 우리나라 석굴암에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나..?

 

 

<자료출처- 석굴암 홈페이지>

 

원래

 우리의 석굴암은 동해바다를 바라보는

석가모니불의 이마인 인당에 보석이 세공되어 있어서

동해일출이 떠오르면

  빛이 석가모니 이마에 닿아 보석이 빛나고

 그빛으로 인해 석굴암 전체가 밝아지던 경이로움을 연출했다고 하던데

 

일본에 의한 몇번의 재보수와

석굴암 보존을 위한 유리관 벽 때문에

이제는 그모습을 볼수 없어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만약 우리선조들이 만든 그대로

잘 보존되었다면 지금보다 더 세계인들의 찬사를 받지 않았을까..?

 

고대 이집트인들도 우리의 선조들도

지금의 최첨단 기술로는 절대 범접하지 못할

 엄청난 일을 해내신 위대한 분들임이 틀림없다

 

 

 

 신전 내부에는

암벽을 65m 파서 다주식 복도,봉헌물 보관창고,성소등으로 만들었다

 

신전 입구에 들어서면 

오시리스 기둥이 늘어선 열주가 이어진다

 왠지 들어가면 안되는곳처럼

오시리스의 위용이 느껴져 쉽사리 발길을 옮기지 못했다

 

알수없는 상형문자가 온 사방을 가득메우고

벽면에는 전투신을 가득 묘사한 부조가 이어졌다

 

오묘한 분위기에 절루 경건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욕심이 생겼버렸다

 

 사진 촬영이 금지된 이곳에서

사진을 담아가고 싶다는 터무니 없는 욕심

 

법적으로 금지되었지만

 내부에선 공공연히 박시시를 건네면

이집션들은 사진 촬영을 허용해 주었다

 

불법을 암암리에 허용하는 이집션들을 보니

굳이 굳이 내가 이곳에서 그들이 정한 규칙을 따를 필요가 없다고 느꼈던 것일까?

 

박시시를 건네며

그들과 협상을 하진 않았지만

그 당시에는 너무나 내부의 사진을 찍고 싶어

나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셔터를 누르고 말았다

 

당연히 이집션에게 제지를 당했고 제대로 혼구녕이 났다

니들한테 돈 안줘서 열 받은거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그 순간 뭔가 모를 수치심이 느껴졌다

 

에휴, 사진 그 한장이 뭐라고

굳이 하지 말랐는데 기여코 찍었는지

 

지금 생각해보아도 참 부끄럽고 민망했던 순간이었다

 

하지 말라면 안해야 하는데

외국에 나가면 개인 하나하나가 국가대표인데

부족하고 미흡한 인간이라

가끔씩 내 마음이 통제가 안되어 나라망신을 시키고 말았다

ㅜㅜ

 

아,진짜 안습이다~!! 뭐냐...? 쪽 팔리게

 

 

<사진출처-네이버 백과사전>

 

대신전에 있던 수많은 부조와 조각들중

딱 봐도 너무나 멋있던

람세스 2세가 카데슈전투(시리아)에서

히타히트와 싸우는 전투장면은 잊혀지지가 않는다

 

 

<사진출처-야후블로그 허틀님>

 

람세스 책을 읽은자라면

잊지못할 명장면임이 분명할터이다

 

람세스 2세가 활을 쏘는 저 한장면으로

소설속 그 치열한 전투장면이 생생히 되살아나는것 같았다

 

소설속 장면을 잠시 떠올려보면

인당 100명정도는 거뜬히 물리쳤던 람세스 였는데

ㅋㅋㅋ

   

 

신전의 내부는

이집트 고대신들에 대한 감사와

람세스 2세의 업적등이 빼곡하게 상형문자로 새겨져 있다

 

무슨말인지 내용인지

전혀 알수 없는 글자로만 가득했지만

그 신성함이 신전 내부에 가득해서

절로 숙연해지고 경건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대신전을 나와 소신전으로 향했다

람세스가 자신의 아내 왕비 네페르타리를 위해 만들었다는 신전

 

대신전은 람세스의 좌상에 비해

왕비나 어머니 딸들의 입상이 터무니 없이 작았지만

소신전의 네페르타리 왕비의 입상은

람세스와 동일한 크기였다

 

 

세계역사를 보아도 절대 권력자들이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남긴 건축물을 그리 많지 않다

 

다들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자신을 위한 건축물들은 넘쳐나지만 말이다

 

인도의 황제 사자한이 왕비의 죽음을 슬퍼하여

왕비를 위해  타지마할을 지은것처럼

절대 권력자의 사랑의 표현을 담은 건출물중 하나이다

 

람세스 2세와 네페르타리의 러블리한 로맨스를

느낄려면 꼭 크리스티앙자크의 람세스를 읽어보자

 

진짜,제대로 그 멋진 훈남 파라오에게 빠져버리게 될거다

 

 

 

아부심벨 대신전 앞에서

 

 

 아부심벨 소신전 앞에서

 

 

3천년전 위대한 파라오의 영광을

한남자의 사랑을 받았던 왕비의 신전을 보고 나오니

파아란 하늘에 뭉게구름이 한 가득이다

 

아~ 오늘 하늘 참 이쁘다

 

근데,이 아름다운 신전이 사실은 나일강 물에 잠길뻔 했다고 한다

 

 

 

<사진출처-야후블로그 허틀님>

 

전력난을 겪던 이집트는

 나일강에 아스완 하이댐 건설을 추진하게 되었는데

아부심벨을 비롯하여 누비아 지방에 있던 유적들이 수몰될 위기에 처했고

국제사회와 유네스코의 도움을 받아 신전 전체를 일일이 블록으로 절단해

 원래 위치보다 약 120m 뒤쪽, 650m 더 높은 지역으로 옮기게 되었다

 

 

<사진출처-야후블로그 허틀님>

 

대신전만 하여도

높이 33m, 폭이 38m, 신전 내부 깊이 60m

이 엄청난 크기의 사원을 옮기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지만

내부에 새겨져 있는 부조들도 그대로 보존해서 옮겨야 했으니

얼마나 엄청난 기술력과 노동력이 들어갔을지 도저히 상상이 가질 않는다

 

 

이 거대한 신전 이전 프로젝트가 성공하지 못했다면

아부심벨 사원은 아스완 하이댐 공사로 수몰되어

지금쯤 나세르 호수속이겠지

 

 

아부심벨 신전을 만든 3천년전 이집트인들도

물속에 가라앉을뻔한 아부심벨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여 옮긴 유네스코도

과거와 현대를 넘나들며 인간에 대한 위대함을 몸으로 느낀 날이었다

 

 

바다처럼,강처럼 보이지만

아스완댐 건설로 생겨난 나세르 호수이다

 

 

아부심벨 투어를 마치고

롱투어의 포함되어 있던

문제의 그 아스완 하이댐을 보러 갔는데

아부심벨을 잠기게 할뻔 했고

이집트의 전력난을 해소했던 유명세에 비해

딱히 큰 볼거리는 없었다

 

 

8파운드의 입장료가

무쟈게 무쟈게 아깝다고 생각이 들었던건 나뿐인걸까...?

 

아니,우리나라 소양강댐,안동댐,등등

떠올려보면 댐주변도 참으로 이쁘더구만

이집트 아스완 하이댐은 진짜 무미건조 했다

 

 

하이댐의 면적이 기자 피라미드92배에 달하고

이집트가 대놓고 자랑하는 현대건축물 이라지만

내생각엔 니네들 조상 따라갈려면 아직 한창은 멀었다야

 

 

너무나도 휑했던 하이댐에서

일본인 청년과 기념사진 찍은 기억밖에 없다

 

이집션 처럼 다니던 그모습에

내가 달려가서 사진 찍자고 마구 졸랐던

촌시런 기억이 살포시 난다

 

등받이가 없던

한 없이 불편하던 미니버스를 타고

이시스 신전이 있는 필레섬으로 이동을 했다

 

이때만 해도 한낮의 더위에 지쳐서

롱투어 말고 아부심벨만 둘러보는 숏투어 할걸 이러면서 한없이 후회 했는데

사람의 앞일은 아무도 모르는 거다

 

아무런 정보조차 없던 이시스 신전에

내가 매료될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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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피오나 공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0.07.07 외계인설...정말 그말이 정답인것 같아요
    진짜 사람의 한계는 어디일까요?
  • 작성자나쁜칭구 | 작성시간 10.07.03 지금 막 저도 여행을 하고 온듯!! 생생한 느낌!! 잘 보고 읽고 느끼고 갑니다..ㅎㅎ
  • 답댓글 작성자피오나 공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0.07.07 2년전 여행기인데 생생하다고 해주셔서 완전 감사드려요..ㅜㅜ
  • 작성자ParK | 작성시간 10.07.07 아, 2년전이군요 벌써.. 예전에 피오나님 글 넘넘 잼있게 읽었는데.. 저도 이집트맨날 노래만 부르고.. 다시보니 울컥~넘넘 가고싶은 충동이 생기네요
  • 작성자백학=베르사유 | 작성시간 10.08.06 나, 피오나공주님과 여행하고싶다! 세계사 선생 백학김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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