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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칸디나비아...혼자 한 여행...혼자가 아닌 여행 3...

작성자gabri|작성시간04.09.03|조회수783 목록 댓글 3

에피소드 2

 

8월 21일

 

06:55에 Bergamo Stensted 공항에서 출발하는 Ryanair 런던 행 비행기를 타러 새벽 4시 30분에 집을 나선다.

에구…내가 뭔가에 씌웠었지… 3만원의 비행기삯을 아끼느냐. 3시간 늦게 집을 나서느냐의 갈림길에서 3만원을 왜 택했을까… 이 새벽에 내리는 빗줄기 때문에라도 더 후회 막심이다. 번개까지… 사실 8일간 차를 공항에 세워놓기로 결정을 봤기 때문에 주차비에 보탤 셈으로 운임이 싼 새벽 비행기를 대신 택한 것이긴 하지만… 대중 교통을 이용하면 공항까진 집에서 약 2시간 거리이다… 차로는 오늘 주차까지 채 40분도 안 걸렸는데...

 

 

새벽 비행기를 타는 이들이 꽤 많다.

 

전체 유럽 경기의 불황으로 저가 항공사를 이용하는 알뜰한 승객들이 점점 늘어

난다더니...Check-In 카운터에 짐을 올리니 10.2kg이다…뭐가 이리도 무거울까…

쌀쌀한 날씨라 해서 몇 벌 더 챙긴 옷 때문은 아닐 텐데…탁송 짐은 인당 10Kg까

지란다. 운임이 싼 이유가 바로 이것 이로군… 기내 휴대 가방은 5Kg이

기내식 및 물도 사먹어야 한다.

 

사람들… 지정된 Gate에 벌써부터 줄을 선다…아이를 동반한 가족이 우선 순위

로 탑승을 하고 나머지 승객들은 선착순 탑승이다. 창가 자리를 좋아한다면 일찌

감치 줄을 서야 한다. 이것도 가격이 싼 이유 중 하나지

 

사람들의 옷차림이 여름 휴가를 마치고 돌아가는 사람들 치곤 사뭇 두툼하다.

웬지 불안해진다…

 

출국 심사대…난 E U 국가 국민이 아닌 관계로 늘 시간이 걸린다. 영락없이 이번

에도… 조회를 위해 키보드를 열심히 두드린다.

혼자 여행 하는가? 영국엔 무슨 목적으로 가느냐? 여행으로 간다...

이번에 서울에서 새로 발급받은 여권엔 7월 말 로마로 들어온 입국 도장이 찍혀

있다. 3개월 후 출국해야 한다며 못을 박아 얘기한다. 이즈음 더 엄격해진 불법

체류자 관리 때문 인가보다.섣불리 이태리에 산다고 하면 체류 허가증 원본을 보

자는 등 수속이 복잡해진

 

드디어 비행기는 사람들을 꽉 채우고 이륙한다.

 

1시간의 시차…시계를 정확히 맞추고 장장 8시간의 대기 시간을 어떻게 때울까 고

민하며 트랩을 내린다.

 

어라? 벌써 꽤 쌀쌀한 걸? 누구 말처럼 패딩 점퍼까지 챙기지 않은 게 벌써 후회

되는 순간이다.

 

우선 엽서와 우표를 사고 이어폰을 낀다.

런던 브릿지의 멋진 야경 엽서… 멋있는 글귀가 박힌 파란 꽃무늬 엽서도 예뻐 보

인다. 이번 여행 중 하고 싶은 일 중의 하나… 사랑이 듬뿍 담긴 엽서 보내기…

이런 엽서를 받으면 사랑의 불꽃이 더 활활~ 후후 ^^   

결혼 중반전… 에너지 충전에 도움이 되리라.

 

2시간 밖에 안 지났는데 벌써 몸이 근질 근질…

심심하다.

푸른 하늘… 하염 없이 쳐다 봐도 푸르러서 좋지만 나에게 말을 거는 건 아닌지라

…벌써 심심하면 어떻하라고…

 

넘치는 시간…26일에 사용할 Stensted Express 왕복권을 미리 구입했다.

 

또다시 줄이다. 핀란드 탐페레 공항까지…

 

역시 이번에도 통로 자리다.

핀란드...정말 호수가 많다.

짙푸른 숲과 호수가 보기 좋게 어우러진 풍경을 보기 위해 자주 창가를 기웃거리

는 내가 주의를 끌었나 보다.

Yuha라는 핀란드 청년..a로 끝나는 이름 때문에 여자라고 오해를 많이 받는단다.

후훗 이태리도 a로 끝나는 이름은 분명 여자 이름이다…Andrea는 예외의 경우지

만…영어를 유창하게 하는데다 어눌한 내 영어까지 귀 기울여 들어주는 인내심

도 보여준다. 공항에서 탐페레 시내까지의 교통편이며 다른 여러 가지 얘기들….

핀란드는 적은 인구의 나라라며

1년간 런던과 브라질의 상 파올로를 오가며 일했단다. 

 

여행,교육 및 해외 취업 분야에서 자유로운 환경을 누리는 유러피안들이 이럴 땐

무척이나 부러워진다.

 

외국에 살면서도 외국인을 만나면 아직도 쉽게 말을 걸지 못하는 나다.

언어에 대한 자신감 부족이 이유지만 실수를 두려워하는, 대범하지 않은 성격도

한 몫 하는 탓이다. 이번 여행을 통해 한 부분이라도 뜯어 맞춰 볼 순  없을까?

 

탐페레 공항.

연착이다…10시가 넘었군…

입국 심사는 얼굴 한번 보고 휘리릭~ 도장 꽝! 오랜만에 대하는 신속함이다.

 

근데...아~… 시내까지 가는 버스 티켓도 사야 하는데 왜 이리 짐이 안 나올까?

옆에 선 Yuha… 자기 짐이 분실 된 것 같다고 한 걱정이다. 계속 내 옆에 있어주~

결국은 마지막으로 나온 짐을 찾곤 Yuha와 서둘러 작별 인사를 했다.

어라~ 나에게 챠오!라고 인사하네~.

핀란드 말 인사가 왜 기억이 안 나는지… 그냥 차오!로 답하고는 서둘러 마지막

승객인 나를 기다려 준 고마운 버스에 몸을 싣는다. 생각해 보니 이 버스는 라이

언 에어와 제휴된 서비스라 승객을 기다려 준다는 걸 잊어버렸었.

 

벌써 11시가 넘었다

 

은은한 간접 조명에 비친 탐페레 성당의 모습이 아름답다. 핀란드 제 2의 도시라지만 거리는 아담하고 여느 유럽의 소도시와 다를 바 없이 차분한 모습을 보여 준다.

 

캠핌장까진 11유로의 돈을 내고 택시로 도착했다. 리셉션의 아가씨가 다시 들어온 길을 200미터 걸어가야 숙소가 있단다. 짙은 어둠에 덮힌 길이지만 왼편으로 방갈로의 윤곽이 흐릿하게 잡히는 것이 운치가 있는 길이다.

 

… 1인실 숙소는 잘 정돈되어 있다. 눈길을 끈 것 하나… 좁은 화장실, 샤워 커튼만으론 바닥에 물이 흐르는 걸 막을 수 없는 법. 유리창 닦는 고무 달린 도구가 비치되어 있다.

너의 존재 의미를 내가 확인해 주마… 샤워 후 바닥의 물기를 닦아 내니 나도 안심이 된다…

 

 

첫날밤… 공항에서의 오랜 대기 시간 때문이었나… 자다가 왼쪽 다리에 쥐가 났다. 발끝까지 쫙 땡겨줘야 하는데…남편이 생각나 눈물이 날 뻔했다.

뭐야~ 시작하기도 전에 민망하게 쥐가 나고…

 

 

이렇게 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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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네비게이터 | 작성시간 04.09.02 저가항공사... 진짜 연착 잘되죠...쥐가 나셨다니...힘드셨나보네요! 핀란드 아직 못가봐서... 더 궁금하네요^^ 다음편도 얼릉 얼릉 올려주세요~
  • 작성자강원준 | 작성시간 04.09.02 와~ 파란 꽃무늬 엽서 나두 받아보구싶당...^^ 신나는 여행얘기 얼른 올려주세요!!! 남편보구싶어 눈물이 나다니.. 아빠보구싶어 우는 딸같아요^^ ㅋㅋ
  • 작성자오클라라 | 작성시간 04.09.15 하루도 안 지났는데 남편 보고 싶어 지면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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