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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신나는 동유럽 카페여행(3편 - 프라하)

작성자발칙한 상상|작성시간13.06.14|조회수2,464 목록 댓글 11

 

3일째. 드디어 자유여행을 하는 날이다.

새벽에 눈이 저절로 떠졌다.

혼자 여행을 와서 그런건가......난 원래 아침잠이 많은 부엉이 타입인데...

아침 식사를 하러 내려가니 이제 슬슬 피로감들이 몰려오나보다. 몇 명만 앉아계신다. 아마도 간밤에 과음들 하셨나...ㅋㅋ

안그래도 먹을게 없는 호텔 조식인데 그 귀한 과일마저도 없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먼저 드셨던 다른 한국 여행팀들이 과일을 싹 쓸어갔단다. 그러고보니 식사때 야채가 전혀 없다. '야채값이 비싼가? 사방이 들판이더구만 왜 야채가 없지?'  피곤하고 긴장이 지속되니 단 포도가 먹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작년에 스트라스부르에서 먹었던 포도가 자꾸 생각난다. 난 프랑스 음식이라면 딱 질색이지만 정말 포도는 맛있었다. 수퍼에 들려야겠네.... 체코는 물가가 싸다고 들었다. 프라하 중심지야 관광지니까 비싸겠지만 수퍼에 가면 진짜 물가를 알 수 있는법 아니겠는가? 또한 이 나라에서는 어떤 물건이 팔리는지 보는 것도 무역업에 종사하는 나로서는 쏠쏠한 재미이다. 계산할 때 영어가 안통해도 현지인들과 좌충우돌하는 맛. 그게 또 여행의 즐거움이다.

 

9시 반쯤 숙소를 나섰다. 출근 시간이라서 그런지 버스에 사람이 많다.

어제 가이드인 지현씨가 한 말이 생각났다. 체코는 여자와 아이들 그리고 노인들에 대해 우대를 한다고. 그래서인지 자리가 비어도 남자들은 앉지를 않는다. 가만히 사람들을 살펴보니 체코사람들 참 인물들이 없다. 어느 나라나 인물들이 있는 사람들이 꼭 섞여 있기 마련인데 여기는 아닌것 같다. 런던 이래로 두번째다. 전에 읽었던 어느 블로거의 글이 생각난다. 바이킹들이 영국을 습격해서 꼭 석공들만 데려갔는데 아마도 헝가리나 폴란드를 침입했으면 여자들을 죄다 데려갔을거라고.... 여기도 바이킹이 오면 여자들은 안심해도 될 듯..^^  괜시리 인물타박이네.... 

지하철로 갈아타서 길고 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면 바로 트램역과 연결된다. 참 교통은 편리하고 좋다.

 

역에서 나와보니 너무나 예쁜 창문들과 마주하게된다.

정말 체코의 건물은 아름답다.

 

 

 

독일 대사관으로 보이는 저 건물의 창문들은 내 맘을 쏙 빼앗아갔다.

아름다운 체코의 빨간 지붕들. 나를 이번 여행으로 이끈 동기였다고나 할까...

 

트램을 타니 독일에서 수학여행 온 학생들로 만원이다.

우리는 스트라스호프 수도원으로 가야하는데 어디서 내려야 하나?

예쁜봉이는 독일학생들과 또 영어대화 중이다. 참 적극적으로 사는 우리 대한민국의 공무원!

한시도 쉬지 않고 말하고 한시도 다음 목적지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 열혈엄마다.

대학때 고고미술사학을 전공해서 두루두루 박학다식한 예쁜봉이.

내리는 곳을 몰라 현지인으로 보이는 중년부인에게 물어봤다. 이 부인 참 순박하다. 알아는 듣지만 표현이 안되니 계속 우리가 내려야 할 곳을 보느라 안절부절이다. 물어본 게 미안할 정도다.  나는 아직 이런 순수함을 마음에 지니고 있는지....

결국 부인의 충고대로 프라하성에서 내렸다.

말로만 듣던 프라하의 돌길. 아름답고 정겹다.

이 수도원이 유명한 이유는 여기 도서관때문인데 천장화가 아름답고 빛나는 고서가 가득 천장까지 이어진 그 방에서 모짜르트가 연주를 했기 때문이다.

 

 

 커스터드 크림색의 담장. 체코나 독일 지역에서 가장 좋아하는 색인가? 독일에 갔을 때도 저 색의 집들이 인상적이었는데

 체코도 유난히 많다. 아름다운 철문... 신비감을 더하는 것 같다.

 수도원 담 너머로 성비투스성당이 보인다.

 프라하의 상징으로 여행프로그램에서 많이 봤었지.....

 

 수도원에 있는 교회인데 이 날따라 문이 닫혔다.

 평범한 건축물인데 금색 장식과 르네상스 스타일의 지붕 장식이 포인트다.

 너무 평범하지도, 너무 화려하지도 않은 비범함.

 

스트라스호프 수도원의 전망대.

밑으로 포도밭과 저멀리 프라하 시내가 눈에 들어온다.

전망은 정말 아름답구나.....

5월의 바람은 심술을 부리면서 촬영을 계속 방해한다.

 

 

전망대를 지나서 프라하성으로 향했다.우와 이곳이 바로 베토벤을 주제로 한 '불멸의 연인' 촬영지다.

 

 

영화에서는 저 철문 안의 건물에서 베토벤의 관이 옮겨져 나왔다고한다.

철문과 돌기둥의 조화가 평범한 건물을 돋보이게 하는 것같다.

 

우와~ 관광객 박람회같다!

 

이 건물 역시 영화에 나왔다는데, 뭐라더라~...이 몹쓸 기억력.....!

 

 무슨 가로등이 이리도 화려할까... 보는 내가 다 황송할 지경이다.

그 옛날 가스등이었을 이 가로등은 어두운 밤에 크기만큼 사방을 밝혔으리라....

 

프라하 성 입구가 보인다.

저것이 말로만 듣던 '자이언트 게이트'인가보다.

 

 가까이서 보니 거인인 '자이언트'가 평범한 '소인'들을 칼과 몽둥이로 짓밟고 있다.

 이 게이트는 합스부르크 왕가가 체코를 통치하면서 세웠는데 조각상의 뜻은 '우리 말대로 따르지 않으면 이렇게 탄압을 하겠

 다'는 뜻이란다. 어찌보면 폭력적으로 보이지만 어느 나라가 다른 나라를 지배하면서 상냥하게 굴겠는가?

 예술로 승화된 무자비함 속에서 해학적인 면모가 돋보이는 건 왜일까?...

 

 성 안으로 들어왔다.

 고딕 양식의 비투스 성당이다.

 전체적인 건물 기법은 프랑스의 노틀담 성당과 흡사하다.

 프랑스에는 노틀담 성당이 많은데 어딜가나 비슷한 양식이다.

 여기도 역시 그랬다. 

 

 성당 옆에는 대통령 궁이 있다.

 국기가 꽂혀 있는걸 보니 아마도 업무 중이신듯....

 공무원은 역시 열심히 일할 때 빛나는 법이지....

 

 비투스 성당의 장식물처럼 보이는 저 배수 파이프는 비오는 날 건물에 물이 고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배수 파이프라고.

 비오는 날 다시 와야 물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겠네.....

 프라하에 다시 와야하는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났다.

 

 전형적인 고딕 양식의 성당 내부.

 특별한 것은 없었다.

 천장에 있는 갈빗살 모양의 지지대가 천장 전체로 퍼져있는데 이게 전형적인 고딕 양식 기법이다.

 

 성당 전체에는 모자이크 형태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있는데 이런 아르누보 양식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딱 3개있다.

 둥굴둥굴하며 선이 부드러운 양식이 아르누보이다. 가시는 분들은 눈여겨 보시길...

 

 성당을 빠져나와 황금소로로 가기 전에 눈에 띄이는 이 건물은 학교라고 했던가......

 발코니와 창문의 장식이 품격있으면서 아름답다.

 이런데서 공부하면 잘될지도...

 

 

 카프카의 작업실이 있어서 유명해진 '황금소로'

 예전에는 가난한 유대인들이 살다가 연금술사들이 작업실로 쓰면서 황금으로 유명해졌다는데 도대체 옛날 사람들은 얼마나

 작았기에 이런 작은 집들에서 살았는지 신기할 뿐이다.

 

 연금술사의 작업실.

 해리포터에나 나올 법한 실험도구들로 가득하다

 

 여기는 마리아의 집이라는데 마리아가 한 둘이 아니라서.... 대체 어떤 마리아일까?

 요람이 있는걸 보니 아기와 관련돼 있음이 분명하다.

 정말로 방이 작다. 부엌이 없는 집도 있는데 뭘 먹고 살았을까?

 

 가운데 보이는 파란 건물이 카프카의 작업실이다.

 지금은 서점이 돼서 책과 기념품을 판다.

 사람이 전에도 있었을 것 같지 않은 신기한 거리.

 스머프의 거리같다. 어디선가 요정이 튀어 나올 것만 같다.

 

 마지막으로 프라하 성을 나오기 전에 근위병들을 보니 체코 제일의 미남들이다.

 둘레에 보이는 펜스는 한국 아주머니들이 하도 팔짱을 끼고 사진을 찍어서 쳐 놓은 것이란다.

 한국 아줌마들은 정녕 해외에서도 무서운 존재군....

 

그냥 가기 아쉬워 클로즈업해서 한 컷 더.

 너무 눈에 힘이 들어갔네.

 아직 어린지 주변의 여성들을 너무 의식하는 눈치.

 프라하성 근처는 참 예쁘고 정감이 넘친다.

 

 뜨거운 태양에 다소 지쳤던 우리는 간단한 스낵과 맥주를 먹기로 했는데, 여기가 유명한 곳이란다.

 강렬한 인상의 식당 벽화다.

 조그만 간판의 아저씨는 정말 자주 눈에 띈다.

 

 

 휴식 후 강가로 나와보니 여기서의 전망도 나쁘지 않다.

 우리는 다시 배를 타기로 했다.

 이번에는 휴가를 온 독일 여자와 합류를 해서 4명이 소형보트를 빌렸는데 기분이 아주 그만이다.

 이 여자 뉘른베르크에서 남자 친구와 왔다는데 오늘은 피곤해서 각자 다니기로 했단고 한다. 정말 쿨! 하다.

 

 센스있는 아저씨 우리를 보고 반가워한다.

 역시 관광객끼리는 통하는 법!

 

 프라하의 곤돌라.

 복장도 베니스랑 같다. ~완연한 짝퉁.

 

 

 하선한 후 우리는 다시 카를교 쪽으로 향했다.

 간판의 예술성에 감격해서 카메라에 담아봤다.

 

 천문시계는 참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과학적인 조상을 둔 체코인들.

 하긴, 우리가 잘 몰라서 그렇지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도 폴란드 출신 아니던가!

 동유럽에 대해 너무 정보가 없었던 것같다.

 

 종교개혁가 얀후스.

 학교 다닐때 많이 배웠다 이 사람에 대해서.

 체코에도 역시 신교의 바람이 불 때 독실한 캐톨릭 국가였던 오스트리아에 의해서 신교가 탄압을 받고 얀후스는 화형을 당했는데 그 이후 체코도 역시 신교가 꽃을 피우지 못했다.

 

카프카 박물관 근처에 있는 이 좁은 길은 신호등이 있다.

파란 불이 나와야 갈 수 있는데 이 사람들 신호 위반 중이다.

 

 프라하의 상징 바츨라프 광장.

 1968년 소련의 점령에 대항하여 일어난 민주화 운동에서 이 바츨라프 광장은 소련군과 체코슬로바키아의 젊은이들이 충돌한다.

 결국 유혈진압으로 봄은 그냥 가버리고 말았지만 그 후 이 광장은 민주화의 상징이 되었다.

 80년대 후반에 대학을 다니던 나에게 프라하는 그냥 낭만 이상의 의미를 지닌 도시다.

 독일의 노벨상 작가이자 '양철북'의 작가인 밀란 쿤테라가 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란 소설이 있다. 역시 영화화되었는데 이 영화가 개봉될 당시는 체코가 아직 공산국가였으므로 당시 영화를 본 나는 이 나라에 대한 궁금증이 컸었다.

 지금은 평화롭기 그지 없는 이광장에서 당시에는 자유에 대한 목마름으로 목숨을 불사한 항쟁을 한 젊은이들의 독립정신이 아직 살아 숨쉬고 있을 것이다.

저 너머로 서 있는 국립 박물관은 그 모든 일들의 증인이리라.....

 

 알차고 재미 있었던 자유여행.

 내일은 프라하를 떠나는 날이다.

 내 너를 알기엔 너무 짧았던 3일. 다시 돌아와 너를 품에 안으리라.

 

 

 

* 알려드립니다.

양철북 의 작가는 댓글에서 서정복님이 지적해 주신대로 밀란쿤테라가 아니라 귄터 그라스 로 정정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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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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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발칙한 상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6.16 저도 그 말씀에 너무 동감합니다.
    사실 일주일쯤 되면 시차가 극복되려고 하는데 그땐 또 돌아와야 하니까요. 후훗..
    볼 것은 많고 눈은 피곤하고 떠나때는 정말 아쉬워 다시 돌아가게되죠.
    저도 프라하 처음이었는데 다시 가고 싶네요.
  • 작성자파리 전망좋은 방 민박&콘도 | 작성시간 13.06.15 신호등이 달린 좁은 골목이라니, 너무 재밌네요~! ^^
    유럽의 고성이나 고도시에 가보면 정말 그 시대 사람들이 얼마나 작았는지 알 수 있을 법한 건물과 출입문들을 볼 수 있어서 저도 신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
    사진도 글도 모두 아름다워 즐겁게 감상했습니다~! ^^
  • 답댓글 작성자발칙한 상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6.16 감사합니다.~
    프라하 정말 아기자기한 도시예요.
    정갈하면서도 아름답고 정돈이 잘 도;어있어요.
    5월의 프라하는 참 아름답웠어요.
    다음에는 가을에 가보고 싶네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작성자red fox | 작성시간 13.07.22 가슴떨리게 아름다웠던 프라하!
    부다페스트!
    불과 2주전에 다녀 온 곳을 이렇게 보니 기억이 생생하네요.
  • 답댓글 작성자발칙한 상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7.22 두 도시 다 너무 아름답죠.
    좀 더 오래 있어서 그런지 전 개인적으로는 프라하가 더 좋았어요.
    지금 부다페스트 여행후기 준비하고 있는데 좀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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