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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의 유럽 배낭여행기- 독일편 첫번째 이야기

작성자또자쿨쿨|작성시간13.09.09|조회수1,322 목록 댓글 15

 

서투름도 추억으로 느껴질만큼 뜨겁고도 즐거웠던 여행을 뒤로 하고 일상으로 복귀하면서 얼마나 허전하던지... 하마터면 우울증의 문턱까지 갔다가 되돌아오기를 몇 주 동안 반복했던 처자입니다. 여행을 준비하시는 다른 분들의 길잡이가 되어 주기에는 한없이 부족하지만, 그 동안 이 카페에 들락거리면서 얻어 간 정보들에 대해 아주 조금이나마 빚갚는 심정으로 제 블로그에 남긴 일기를  그대로 남겨봅니다. 독일, 체코,오스트리아를 20일간의 일정으로 다녀왔는데 일단 독일부터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정보보다는 기록에 초점을 두고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3월, 비행기표를 예매했다.. 루프트한자(최근에 있었던 아시아나 사고로 인해 사람들이 제일 먼저 묻는 것이 어떤 항공사로 가느냐였다)로 결정하였다. 한국에서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직항이었고, 11시간의 비행이었다. 사실 좀 겁이 나기는 했다. 사고날까봐? 아니... 너무 오랜 비행에 지쳐 여행에 지장줄까봐.. 그리고 루프트한자는 안전하기로 세계 5위 안에 든다고 한다.

4월부터 5월에는 함께 여행하는 후배와 이곳카페와 블로그들을 들락거리며 일정을 짰고, 레벨이 한 단계 높은 나의 후배는 영어실력을 총 동원하여 숙소를 예약하고, 기차표와 버스표를 예매하였다. 나는 다만 거들 뿐... 모든 것이 후배의 손끝에서 이루어졌다.

6월에서 7월까지는 여행을 가면 어디를 보고, 어떤 것을 먹고, 어떤 것을 살 것인지를 계획하는, 그야말로 신나고 또 즐거운 계획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세우고, 또 세웠다. 여행을 몇 번 다녀보니, 이 시기가 여행을 하는 그 순간보다 행복했던 것 같다.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 나만의 근사한 여행을 만드는 순간이었다. 물론 실제 나의 여행은 이처럼 꿈같지는 않았다..

 

 

2013년 7월 26일

드디어 출발이다! 2시 40분 비행기인데, 10시 30분이 못 되어 공항에 도착했다. 조금 여유 있게 나선다는 것이 이리 빨리 올 줄이야... 일단 짐을 맡겨야 해서 티케팅을 하고, 무거운 짐부터 부쳤다. 휴가철이라 그런지 빨리 갔는데도 후배와 옆 자리에 앉지 못했다. 항공사 직원이 일단 티켓을 끊고 탑승 후에 옆사람에게 양해를 구하면 자리를 바꿀 수도 있다고 알려주었다. 일단 믿고 가보기로 했다.

그런데!!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했다. 가뜩이나 일찍 갔는데 두시간 기다리라고 한다. 미안하니까 밀쿠폰 15000원짜리를 두 장 준다. 좀 짜증이 났지만 짜증 낸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밀쿠폰 두장을 소중히 받았다. 밥값 굳었다면서... 위층 식당으로 올라가 밥부터 먹었다. 든든하게... 이렇게 든든할 수 없을 정도로 든든하게. 그리고는 폭풍 아이 쇼핑. 그다지 살 것도 없고 돈도 없고, 더구나 짐이 많아지는 것은 배낭여행에서 극도로 경계해야 하는 일이라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비행기 탑승 한 후에 계획한대로 자리를 바꿀 수 있었다. 왼쪽 좌석 두 자리에 나란히 앉아 여행의 설렘을 온몸으로 만끽하는 순간이었다. 독일 항공이었지만 우리 나라 승무원이 네 명 타고 있어 일단 안심이 되었다. 그 네 사람이 무척 열심히 돌아다니며 서비스를 하는 바람에 심지어 우리나라 비행기 인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타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땅콩이 서비스 되었다. 1인당 한개씩인데, 요전에 대한항공에서 준 땅콩이 맛있었던 것이 생각나서 하나 더 달라고 했더니 흔쾌히 더 준다. 짭짤하니 맛있다.음료는사과주스...커피 전문점에서 파는 병에 담긴 사과주스 맛이 났다. 

 

 -> 기내식이 나오기 바로 전에 기내식에 대한 설명이 있는 페이퍼가 한 장 나온다. 어떤 식사가 제공되고 간식은 무엇이 있는지 알려주는.. 유럽 항공사라 그런가 아니면 멀리 가니까 그런가는 잘 모르겠다. 암튼 요런 것은 처음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기내식이 나왔다. 보통 유럽의 기내식은 치킨과 소고기가 많이 나온다하더니 여기도 그러했다.그렇지만 나는 비빔밥을 시켰다. 경험상 기내식에 나오는 고기들은 무척 느끼하다. 아기자기한 식기들과 반찬들이 구미를 당겼다. 샐러드도 나름 먹을만 했다. 

 

->두 끼 중간에 간식이 제공되었다. 왼쪽에 샌드위치(햄과 치즈 두가지 중에 고르라고 한다). 오른쪽에 컵라면인데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 나는 햄 샌드위치를, 후배는 라면을 선택했다. 샌드위치는 정말 맛이 없었다. 돈내고 먹으라고 했으면 짜증 냈을 맛이었다. 컵라면은 생각보다 먹을만 했다. 매운맛이라고 써 있긴 한데, 맵지는 않았다.

 

->다음 식사엔 비빔밥이 제공되지 않았다. 그래서 소고기 요리를 시켰다. 오랜 비행에 지친 다음이라 입맛도 없어서 무슨 맛인지도 모르겠다. 빵은 항상 함께 제공되고, 디저트로 브라우니케이크가 나왔다. 엄청 달았다.

 

 

장장 11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하였다. 입국 수속은 간단히 끝났다. 무슨 말 한마디정도 물어볼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묻지 않고 도장 꽝~

 늦은 시간에 도착한 관계로 오늘은 숙소에서 쉬는 걸로 한다. 닷새 묵은 곳인데 한국인 민박이었다. 민박집 사장님이 공항으로 픽업을 하러 오는 바람에 공항에서 프랑크푸르트 시내까지 어떻게 오는지는 모르겠다. 숙소는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서 도보로 7분 정도 걸린다. 숙소 홈피에 보면 3분인가 5분이라고 하는데, 것보다는 더 걸린다는 것. 그렇지만 여러 날 다니다보니 가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숙소 외관. 나는 2층의 독채처럼 딸린 방(2인실)을 썼는데, 아주 넓고 좋았다. 수건도 매일 두 장 제공되었고, 욕실까지 딸려 있어 더 좋았다.

 

2013.7.27. 프랑크푸르트로 시작한다. 날씨는 엄청 더움.

 한인 민박은 주로 아침 식사를 제공한다. 여기는 아침 저녁을 주는 곳인데, 반찬 다섯가지와 국, 요플레가 나왔다. 저녁도 비슷한데, 카레와 비빔밥이 격일로 나오는 것 같았다. 대개 저녁은 밖에서 먹는 경우가 많아 항상 아침만 북적북적하다. 7시부터 시작되는 식사에 항상 1등으로 밥을 먹고길을 나선다.

 

 

프랑크푸르트 여행을 시작했다. 지도와 책, 물과 DSLR까지 단단히 챙겨 들고 나섰다. 오늘의 일정은 괴테 하우스부터 시작된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 독일 여행 내내 그의 이름이 곳곳에 박혀 있다. 그가 태어나서 청년기까지 자란 생가인데, 5층짜리 건물이다. 제 2차 세계대전때 부서졌는데, 복원을 했다고 한다. 계단의 삐걱거림까지 복원되었는지 복원건물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았다. 중세 고딕 양식의 건물이라는 설명을 들었으나 건축에는 문외한인지라 잘 모르겠다. 집 안에 작은 정원이 있었는데 어찌나 식물을 많이 심어 놓고 관리를 하였는지 초록에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참, 대부분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그렇듯이 무거운 짐들을 맡기고 들어가라고 한다. 보관함은 1유로, 혹은2 유로를 넣고 사용하는데, 대개는 무인 보관함에 넣고, 나갈때 돌려준다. 괴테 하우스는 1유로.

 

 


-> 곳곳에 있던 괴테 하우스 표지판이다.



-> 괴테 하우스 건물에 앙증맞게 간판이 붙어 있다.

 

->다소 무섭고 근엄해 보이는 조각상인데 괴테인가?

 

 -> 생가답게 주방도 있었다. 기억에 각종 빵틀들이 많았던 것으로..

 

 ->괴테 관련 서적들이 유리관 안에 보존되어 있었다.

 

 가까운 곳에 시장이 있다 하여 구경에 나선다. 날이 너무 뜨거워 그늘만 그늘만 찾아다니다 보니 길을 잘못들기도 하고, 점심시간이 가까워 슬슬 짜증이 나기도 했다. 그렇지만 대중교통편에 대해 알아오지 않은 관계로 후배의 지도에 의지하여 길을 찾아가 본다. 가는 길에 이름 모를 광장에서 이탈리아 음식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거기서 점심을 먹을까 살짝 고민하다가 그냥 시장에 먼저 가보기로 한다.

 

 ->당근모양 장식이 앙증맞은 빵이 있었다. 먹지는 않았다. 무지 달것 같아서..

 

 ->우리네 시장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수박은 어디든 잘라 파는 것 같았다.


-> 사람 머리통만한 빵들이 즐비하다. 역시 빵이 주식이라 그런지 종류도 많고 빵도 컸다.


 -> 빵만큼 흔한 것이 치즈였다.

 

->빵만큼 흔한 것이 또 소시지이다. 특히 여기는 프랑크푸르트가 아닌가..

 

 

 시장 구경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근처 가게에 들어갔다. 비극은 여기서 시작되었다. 우린 너무 지식이 없어서 제대로 먹을 줄 몰랐다. 한참을 고민고민하여 소세지와 샐러드를 시켰는데, 짜다 못해 쓰기까지 해서 도저히 먹을 수 없었다. 반 이상을 남겼는데, 알고보니 소세지가 짜니까 빵과 함께 먹어야 하는 것이었다. 먹기 전에 계산을 하면서 나에게 빵을 권하길래 이사람들이 장삿속으로 빵도 팔려고 하는가부다 해서, 동양 아가씨들이라 쉽게 보고 그러는 것으로 지레짐작하고 과감하게 NO!! 거절했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참으로 답답한 인사들이다. 그리고 대체로 유럽의 소세지나 햄이 짜다고 한다. 그래서 맥주를 함께 마신다고 하는데, 그것도 몰랐던 바보들은 프랑크 소세지는 너무 짜다며 투덜투덜 거리기만 했었다는. (다음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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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유럽여행! 함께 나누는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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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길잡이★유럽 배낭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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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바비75 | 작성시간 13.09.11 넘,,상세해서,,,예행연습을 하는듯 하네요~~~^^
  • 작성자지정해 | 작성시간 13.09.11 전 카타르 항공기를 이용햇는데 색다른것이 기대도되고 설레고 그기분 괸찮아요.
    그리고 한국승무원도 한명쯤있고 ...좋아요.
  • 작성자보늬린 | 작성시간 13.09.22 내년에 독일여행 계획하고 있습니다. 글 잘 읽고 갑니다^^
  • 작성자sooyng | 작성시간 13.09.24 와 너무 멋지세요^^ 독일 너무 가고싶네요..
  • 작성자위대한유산 | 작성시간 13.10.09 그림형제, 베토벤, 괴테, 루터, 히틀러, 안네, 아인슈타인, 아데나워같은 인물이 태어난 나
    라가 여기 독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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