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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스페인 여행 3 (2014.1.9 ~1.21) / 모로코 페스

작성자무명시대|작성시간14.02.03|조회수1,778 목록 댓글 17

 

 

 

모로코, 스페인 여행 3

2014년 1월 9일(목)~1월 21일(화)

 

둘째날(2)/ 오래된 도시 페스 

 

 

 

한 때 모로코 왕국의 수도였던 페스는 세 개의 지역으로 되어 있다.

 

하나는 오래된 페스 "페스 엘 발리"지역이다. 한번 들어서면 다시는 그 길로 되돌아 나오지 못한다는

이 오래된 미로의 도시는 859년 문을 연 세계 최초의 이슬람 대학이자 사원인 "카라위인 모스크"를 비롯하여

 1200년 전 이슬람 왕조의 삶과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중세도시(메디나)다.

 

다른 하나는 13세기 마린 왕조가 세운 새로운 페스인 "페스 엘 제이디드"로  이 지역에는 황금색 문을 지닌 왕궁과 대사원, 유대인 마을이 있다. 마지막 한 곳은 20세기 초 프랑스 통치시대 때의 도시계획에 의해 만들어진  "빌라 누벨"이라 불리는 현대 도시지역으로 이곳은 페스 철도역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는 신시가지다.  

 

페스에 도착하여 처음 발을 디딘 곳은 새로운 페스 " 페스 엘 제이디드"에 있는 알 마크젠 왕궁이다.

 

 

 

페스 엘 제이디드의 "알 마크젠 왕궁"

 

 

 

 

 

알 마크젠 왕궁의 황금문 ㅣ 모로코 페스

 

 

 

과연 왕궁의 이 문은 황금으로 만들어졌을까?

 

화려한 아라베스크 문양으로 장식된 알 마크젠 왕궁의 문은 이슬람 건축양식의 근본을 담고 있다. 우상 숭배를 금지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살아 있는 동물이나 사람의 모습을 형상화할 수 없는 이슬람 예술가들은 꽃과 식물의 형상을 코란의 문자와 절묘하게 조화시켜 아름다운 기하학 문양으로 표현해 냈다. 아라베스크가 그것이다.

 

녹색지붕과 말발굽 아치형 문, 술레이만의 별 문양 문고리 등은 이슬람 왕궁의 상징이다. 가운데 중앙문을 중심으로 좌우 대칭을 이룬 7개의 황금색 문 위의 붉은 색 모로코 국기는 그 자체가 권위다.

 

왕궁 정문 옆의 경호원들을 향해 사진을 찍으려 하지 말자. 적어도 이곳에서 만큼은 허용되지 않는다

 

 

 

 

 알 마크젠 왕궁 ㅣ 모로코 페스

 

 

 

어느 나라를 가든지 왕궁의 문은 언제나 이렇게 굳게 닫혀있다. 왕이 머물던 그렇지 않던 간에 늘 그렇게,,,,

 

페스의 알 마크젠 왕궁은 모로코에 있는 4개의 왕궁 중 두번 째로 큰 왕궁이지만 실제 왕이 상주하는 곳은 아니라 왕이나 이곳 출신인 왕비가 때때로 이곳을 방문할 때 잠시 묵는 곳으로 대부분  비어있는 궁이다.

 

그래서 그런 것인가? 왕궁을 방문한 여행자들도 잠시 스치듯 들렀다가는 사진 한 장 찍고는 휴지 한 장 남기지 않고 훌쩍 떠나버린다. 기념품을 손에 쥔 청년의 아쉬운 손길이 버스의 두바퀴를 움켜잡아보지만,,, 이미 길은 멀어진 뒤다.

 

 

 

왕궁 광장의 야자수. 야자수 뒷편의 담장 끝에 있는 경호원들을 향해 사진을 찍는 것은 제한된다

 

 

 

 

 

 

 

사람들과 차량들로 뒤섞인 왕궁주변의 재래시장, 우리네 사는 모습과 전혀 다를 바 없는 풍경이다ㅣ 모로코 페스  

 

 

 

 

페스의 좁은 골목길을 구불구불 들어가 왕궁과도 같은 화려한 전통집에서 현지식 점심을 먹었다.ㅣ 모로코 페스

 

 

 

왕궁을 둘러본 후 버스를 타고 잠시 이동하여 인근의 한 전통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아직 페스의 진짜 얼굴인 구시가지 투어를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점심을 먹기 위해 찾아간 그곳 역시 구불구불한 골목의 깊숙한 곳에 있었다.

  

현지식 점심은 매우 좋았다. 쌀과 닭고기를 삶은 주 메뉴에 다양한 찬이 곁들여진, 현지 사람들은 손으로도 먹는다는 전통 음식이다. 여행에서 현지식에 적응하지 못하면 여행이 피곤해진다. 음식 뿐만아니라 그 어떤 것도 여행지의 환경과 현지 사람들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받아들이려는 의지만 있으면 여행에서 문제 될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여행을 즐겁게 하는 제일 요소,,, 잘 먹고, 잘 자고,  잘 버리고,

 

 

페스의 골목길, 쑤크, 탄네리 그리고 세라믹 공장

오래된 페스 "페스 엘 발리"지역

 

 

오후 일정은 수천 개의 미로가 있는,  북아프리카 이슬람 왕조 천 년의 이야기와 정취가 고스란히 담긴 오래된 페스, 메디나를 둘러보는 일이다.

 

수천 개의 골목과 가죽, 향신료, 공예, 귀금속 등 품목별로 전문화된 상점 "쑤크"가 촘촘히 들어 앉은 메디나 한켠에는 자존심 강한 모로코 장인들의 집념의 깃든 탄네리(가죽 무드질 작업장)가  역한 냄새와 고된 노동에도 불구하고 수천 년 내려온 옛방식 그대로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오래된 전통이 더욱 빛나는 까닭은 여전히 살아 숨쉬기 때문이다.   

 

그 오래된 도시를 어설픈 한두 마디의 설명이나 느낌으로 표현하기는 불가능하다. 다만, 그런 곳에서 여행자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막연히 걷다가 누군가 다가오면 가끔씩 웃어주는 일이다. 그러다가 무언가가 가슴에 닿으면 느끼면 된다.  말로 할 수는 없으니 몇 장의 사진으로 지난 시간을 돌아보자.

 

오래된 페스  "페스 엘 밸리"는 그 자체가 세계문화유산이다. 

 

 

메디나 투어 ㅣ 모로코 페스

 

 

 

메디나의 골목은 워낙 그 수가 많고 미로처럼 얽혀 있어서 그곳에서 살고있는 사람이 아니면 애당초 안내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모로코 현지 안내인이 있었지만 이곳에서 만큼은 또 한 명의 안내인이 필요했다.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머리 조심, 발 조심"

쉴새없이 우리 말을 외쳐대는 자그만한 체구의 48살 모로칸, 이름은 잊었지만 종종거리며 걷는 그의 발걸음은 무척이나 빠르다. 그가 없이는 누구도 이 미로를 벗어날 수가 없다. 혹, 아리아드네의 명주 실타래가 있다면 모를까,,,

 

 

 

현지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먹거리, 싱싱하게 살아 움직이는 달팽이다. ㅣ 모로코 페스

 

 

 

 

 

화려한 금속공방의 공예품

 

 

 

 

 

골목의 작은 수제 가죽신발점

 

 

 

 

 

이 좁은 골목에도 아이들이 놀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ㅣ 모로코 페스

 

 

 

 

 

현장에서 직접 실을 뽑아내 짠 화려한 스카프들

 

 

 

 

 

이 신발들의 출처는 어딜까? 

 

 

 

 

 

골목의 건물들을 지탱하고 있는 버팀목들 ㅣ 모로코 페스

 

 

 

 

 

 

골목의 유일한 교통수단 당나귀

 

 

 

사진 왼쪽에서 검은 옷에 검은 모자를 쓰고 무엇인가를 외치고 있는 이가 메디나 안내인이다.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아마 저 순간 그는 이렇게 소리치고 있었을 것이다.

 "당나귀 조심!"  "짐 조심!!

 

 

 

골목의 입구는 크거나 작거나 넓거나 좁거나 대부분 아취형이다

 

 

 

골목은 하나가 아니다. 길지도 않다. 짧게 꺾어지고 휘어진다.

그러다보니 사진 한두 장 찍다보면 앞서가던 일행들을 놓치기 일쑤다.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모로칸 안내인이 목에 핏줄이 서도록 힘주어 외치는 이유가 있다.

 

머리가 닿을 듯이 나즈막한 골목,  몸 하나 겨우 비비고 들어설 그런 곳이 설마 길일까? 하는 생각은 말자.

그곳에 자칫 발을 디밀었다가는 어느 순간 예고없이 나타나는 사람들과의 조우에 놀라 소스라치기 일쑤다.  

골목이 존재하는 이유는 그곳에 사람이 살기  때문이다.

 

 

 

 

골목 또 골목

 

 

 

 

 

탄네리를 보기 위해 어느 건물 비좁은 계단을 오르고 있다

 

 

 

 

 

메디나의 가죽 무두질 작업장 ㅣ 모로코 페스

 

 

 

골목을 돌고 돌아 어딘지도 모를 건물의 비좁은 계단을 앞사람의 뒤꿈치를 바라보며 따라 올라가니 전혀 있을 것 같지 않은 커다란 가죽제품 전시장이 나온다. 그 좁은 계단 위의 건물 안에는 이런 전시장이 하나 둘이 아니다. 허리띠, 가방, 모자, 광주리 등등 가죽으로 된 제품은 모두 이곳에 있다.

 

그 전시장 창을 통해 내려다 보이는 곳에 탄네리가 있다. 이곳에 들어 서기 전 안내인은 탄네리의 역한 냄새를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며 향기 나는 풀잎 한줄기를 나누어 주었지만 나는 아무런 냄새도 맡지 못 했다. 내게는 냄새를 느낄 감각보다는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볼 시간이 더 소중했다.   

 

 

 

무두질에 열중하고 있는 무두장이 ㅣ 모로코 페스

 

 

누가 물었다.

"어찌하여 이 힘들고 고통스런 일을 반복하는가?"

 

그가 대답했다.

"존재하니까"

 

 

탄네리의 장인들 ㅣ 모로코 페스

 

 

 

 

 

탄네리의 오후 ㅣ 모로코 페스

 

 

 

 

 

가죽 제품 전문점 ㅣ 모로코 페스 

 

 

 

 

 

035.74.05.95  이곳에 연락할 일이 있거든 이 번호로 전화하자 ㅣ 모로코 페스

 

 

 

 

 

메디나 밖의 도시풍경 ㅣ 모로코 페스 

 

 

 

탄네리를 나와 또 한참을 이리저리 걷다보면 어느 순간 골목에서 벗어나 있다. 메디나 투어를 시작할 때부터 작은 기념품을 들고 우리 일행을 따라오며 "원 유로"를 불러대던 두 사람은 탄네리에 들르는 동안 잠시 안 보이더니 또다시 나타나 버스에 오를 때까지 포기하지를 않는다. 그 끈질김을 끝내 떨쳐내야만 했던 아내의 표정에는 못내 미안함이 가득하다. 사주지 않으려면 관심도 갖지 말자!    

 

해외를 방문한 여행객은 그 나라가 정한 일정에 순응해야 한다. 모로코가 자랑하는 도자기 공방을 방문하는 일도 그 중 하나다.

 

 

 

도자기 공방 ㅣ 모로코 페스 

 

 

 

도자기 공방은 탄네리에서 나와 버스를 타고 잠시 이동하는 구시가지 어느 지점쯤에 있다.

하지만 불과 서너 시간 전 이 도시에 도착해 오직 안내인 발길만 쫓은 여행객들에게

어디쯤이라고 설명을 한다해서 이해할까? 불가능하다. 그냥 어디쯤에 있을 뿐이다. 

 

공장 주인은 가이드가 들어서자 심하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다.

"왜 일도 못하게 여행객을 자주 데리고 오느냐" 하는 투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리를 이끌고 공방 이곳저곳을 빠르게 다니면서 설명을 한다.

아마도 모로코 정부나 기관으로부터 여행객들에게 공방을 개방하기로 약정을 했을 게다.

 

문제는, 그가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 여행객들은 아무 것도 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도예 공방의 멋진 도자기들 ㅣ 모로코 페스 

 

 

 

 

 

메디나 전경ㅣ 모로코 페스 

 

 

 

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 창밖의 메디나 풍경은 상상했던 페스 그대로의 모습이다.

카메라를 들었지만 빛이 부족하다. 흔들린 이 한 장의 사진만 남았다.  

 

 

 

빌라 누벨, 신시가지

 

숙소는 신시가지에 있다. 

 신시가지는 잘 정돈된 지역이다. 로터리에는 멋진 분수가 있고, 야자수가 줄지어 늘어선 도로 변은 

산뜻한 빌딩들이 즐비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형 마트도 있고,,,,,

 

 

 

 

신시가지의 중심, 페스 기차역

 

 

 

 

 

페스의 숙소

 

 

다소 이른 시간에 숙소에 들었기에 여유가 있다.

일행 몇몇과 시장이나 마트를 찾겠다며 숙소를 나섰는데 한 시간 가량 도로변만 걷다가 돌아왔다.

대형마트가 있다는 곳의 반대방향으로 걸은 까닭이다.

 

내일은 지중해를 건너 스페인 세비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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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들꽃 1004 | 작성시간 14.02.19 제가 못 본 것도 꼼꼼이도 보고 찍으셨네요.
    페스 골목길에서 만난 돈 달라던 잘 생긴 소년이 생각나네요.
    사진이 정말 좋아요.^^
  • 답댓글 작성자무명시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2.20 가만히 보니 제가 거꾸로 내려오면서 답글을 달고 있습니다. 모로코를 다시 왔습니다 ㅎㅎㅎ^^
  • 작성자할리박 | 작성시간 14.02.23 앨 밸리 골목길에서 구걸하는 엄마와 애들이 있었는데 자기네들 사진찍는줄 알고 손사레 치던 일이 생각납니다.
    다른 곳을 찍었는데 왠지 기분이 묘했습니다. 예전 수단의 죽어가는 소녀를 찍은 남아공 사진기자의 생각이 불현듯 스쳤습니다. 힘든 모습은 사진으로 남기지 않는게 최소한의 배려인 것 같습니다.^^::
  • 작성자주금산 | 작성시간 15.07.21 스페인 -모로코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데,,, 정말 좋은 정보와 자료를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여행기를 쓰려면 사전 준비도 많이 하셨겠어요.
    개인적으로 쪽지로 문의해도 될런지요? 공개되면 안될것 같애서요.
  • 답댓글 작성자무명시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07.21 안녕하세요? 주금산님
    여행다녀온지가 오래돼서 도움이 될런지 모르겠습니다만 기억 나는데 까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쪽지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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