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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포르투갈 여행 후기

작성자제물포|작성시간14.05.12|조회수4,153 목록 댓글 25

 

 

 





 

 

 

 

 

 

 

 

 

 

 

 

 

 

 

 

 

우리는 2014년 4월27일 저녁 9시에 인천 공항에서 미팅을 하면서 시작한 스페인. 포르투길 12일 프로그램을 5월9일 오후 4시 30분쯤에 인천공항에서 헤어지는 인사로 마쳤다.

지난겨울에 거의 같은 여정을 다녀오신 분들의 후기가 큰 도움이 되었고 기대도 더 컸다. 무엇보다 배길 카페에서 얻은 행운의 ‘스페인은 건축이다’라는 책을 옆에 끼고 다니면서 인솔자, 현지 한국인 가이드의 설명까지 보태 늘그막에 공부 아닌 공부를 했다. 날씨는 여행 내내 완벽했다. 우리 여행 팀 모두 전생에 나라를 구한 분들이었던 모양이다.

 

이번 여행에서 느낀 것은 여러 가지 있지만 아직 정신이 산란해 두서없이 적고 있음에 죄송한 마음이다. 혹시 카페 회원들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더라도 부디 ‘시차적응에 실패해서 지껄이는 것이군’ 이라며 너그러이 보아주시기를 바란다.

시각적 이미지로 회원님들을 만족시켜드리지 못하는 것은 동생은 사진기를 잃어버렸고 나는 사진기가 본래 없으며 내 룸메이트는 이번 여행 중 사진기를 떨어뜨려 다 망쳤다.

 

1. 항공편

 

카타르 항공의 마일리지를 아시아나 항공에서  적립해주니 더욱 좋았다. 기내 서비스도 훌륭한 편이었다. 단지 도하 공항에서의 환승에 괴로움이 생긴 것은 도하 공항과 그 나라 당국의 문제이니 불평을 해도 소용없으리라. 공짜로(이미 항공료에 포함?) 공항버스를 태우고 자기네 공항 내 투어를 시켜주는 것만큼이나 길고도 긴 여정! 게다가 우리는 면세점이 여러 곳 문 닫은 시간에 이용할 수밖에 없는 행운이 뒤따랐다.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주는 배려에 감사드린다.

 

2. 버스와 기사

 

3명의 기사가 모두 친절했다. 스페인 내비녀의 지적질이 우리 것만 못한지, 포르투갈 기사들이 어쩌다 스페인 지리에 익숙하지 못해 빙빙 돌았어도 어지러울 정도는 아니었다. 무던한 기사 세 분에게 감사드린다. 그 분들이 악 먹고 신경질을 냈더라면 돌아오지도 못했을 테니까. 버스 상태도 그 정도면 완전 오케이다.

 

3. 호텔과 음식.

 

이상하게도 단체 여행 때마다 비행기 좌석이나 호텔 배정에 불운이 따랐다. 비행기에서는 엔진소음이 유난히 크게 들리거나 같은 호텔일지라도 늘 구석방, 앞뒤로 무엇인가 시야를 가리거나 퀴퀴한 냄새가 나는 방이 꼭 내 차지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 무난했다.

호텔은 지난번 <배.길>에서의 여행 때보다 모두 좋았고 음식들도 모두 훌륭했다. 너무 잘 먹고 다녀 체중이 1.7킬로그램이나 늘었다. 이것을 빼려면 이제부터 ....... 


4. 인솔자와 현지 가이드

 

열심인 것은 좋은데 너무 자신들의 페이스대로만 끌어당겨 힘이 들었다. 물론 그 분들은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려고 단 일분도 허투루 쓰고 싶지 않았겠지만 우리가 좀 더 느긋하게 있고 싶은 장소(예를 들자면 포르투갈의 까보다로까,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에서는 거의 시간 여유가 없어 종종 걸음을 쳤다. 그리고 오히려 올리브농장이나 마지막에 들른 마드리드의 왕궁과 면세점에서는 자유 시간을 약간만 줄였어도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어쨌든 이 분들이 미리미리 예약을 해 둔 덕에 관람지에서 긴 줄을 서며 기다려야 하는 고생은 없었다. 감사드린다.

 

5. 잃은 것과 얻은 것

 

여행 초반에 바로셀로나를 떠나는 아침, 우리 팀의 동생이 작은 숄더백을 도난당했다. 일부는 차에 오르고 일부는 자신들의 캐리어를 차에 싣는 동안 맨 뒤로 호텔 문을 빠져나오려던 동생이 웬 서양 사람이 말을 시키는 바람에 고개를 돌린 사이 숄더백을 잃어버렸는데 아무래도 혼자가 아닌 조직적인 것 같았다. ‘어머나? 내 가방!’ 하면서 다시 고개를 돌렸더니 이번에는 말 시키던 그 인간마저 사라져버려 완전 마술쇼였지만 재미는 하나도 없었다. 이후 숄더백 속에 있던 스마트폰과 캐리어 열쇠 때문에 절대로 잊을 수 없는 해프닝이 연속으로 이어졌다.

열쇠가 없으니 캐리어는 남의 것과 다름없어졌고, 그 이틀 후에나 겨우 자유시간이 주어져 캐리어를 새로 사러 들어간 엘 꼬르테 잉글레스 매장에서는 나오는 문을 헷갈린 채 세 명이 각기 다른 문으로 나와 방향모르고 길거리를 뛰어다녔다. 스마트 폰의 부재를 절실히 느꼈다. 덕분에 후라멩꼬 쇼에는 예정시간에 도착할 수 없었다.

또한 모래를 잔뜩 물고 죽은 대합조개보다 더 단단히 잠긴 캐리어를 강제로 열어달라고 호텔 벨 보이에게 부탁하고 팁을 주는 과정에서 잔돈이 없어 5유로나 덥석 쥐어줘야 했다. 아주 초 간단 기능의 스크루드라이버로 한 번 돌려 깨끗하게 열리는 바람에 가슴 쓰렸지만 졸지에 통 큰 한국인이 되고 말았다.

더구나 여행자 보험을 들었어도 도난신고를 해서 보험금을 청구하려면 쉽지 않은 노릇이라 포기했는데 분실물품을 입증할 영수증이 있어야하고 휴대전화의 경우에는 한국에서도 경찰에 다시 신고해야 하며 현지 언어에 능통하지 못하면 현지 가이드를 별도로 써야 한다니 배보다 배꼽이 왕창 큰 경우를 당할 수도 있다고 한다. 혹시라도 보험처리가 되려나하고 마드리드에 올 때까지 포기하지 못하고 열흘 동안 기대감에 부풀었다가 더욱 불쌍해진 우리 동생. 쯧.

이번 여행에서 얻은 것이라면 어차피 영어도 에스파뇰도 못하면서 누가 말시킨다고 고개를 돌렸다가는 낭패를 맛본다는 교훈이다. 가이드나 여행가이드 북, 여러 여행관련 카페의 글들이 스페인 관광지의 악명 높은 소매치기, 도난 사건들을 일깨웠지만 그리하여 아는 것은 아는 것이고 누군가 말을 걸거나 툭 치면 자동으로 고개 돌리는 반사운동은 인간본연의 것이니 어쩌란 말인가. 덕분에 24시간 경계태세로 다니느라 이번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의 재미가 반감된 것은 사실이다.

단체여행에서 부차적으로 얻어지는 것은 잠자는 시간을 빼면 하루 종일 붙어 다니 생각지도 못한 사람들을 알게 된다는 점이다. 서로를 ‘친구야’라고 부르는 두 사람도 보기 좋았는데 대포만한 카메라를 메고 세계를 누비는 부부나, 모녀 팀, 따로 나타났지만 거의 부둥켜안고 나니는 룸메 팀. 그리고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던 김포 팀 모두 좋아보였다.

마지막 날, 마드리드에서 다시 바로셀로나로 내려가 3개월 어학연수를 한다는 현미 씨를 보내며 마음 한 구석이 짠 했던 것은 나만의 감정이 아니었을 것이고 또한 사진작가 부부가 모로코로 가느라 먼저 떨어져 갈 때 아픈 아저씨를 염려하는 것도 공통된 감정이었으리라.

 

벌써 보고 싶은 12일간의 동행들! 여행에서의 감흥은 각자의 눈과 마음으로부터 생겨나기 때문에 서로 다를 수밖에 없어 참으로 다행이다. 내가 느끼는 것이, 내 생각이 정답이 아니거니와 누구의 것도 정답이랄 수 없으니까.......

 



즐거운 유럽여행! 함께 나누는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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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제물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5.21 즐겁고, 재미나고,행복하고,기쁘고, 신나는 3개월을 잘 지내시구려.물론 건강 잘 챙겨가면서....혹시 외롭단 생각이 들 때는 살~살~ 마음속도 정리해가면서리.
  • 작성자프레즈 | 작성시간 14.06.07 사진이라도 한장 같이 보면 좋으련만....
  • 답댓글 작성자제물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6.09 제가 화이트보드님과 조두엄마께서 보내주신 사진파일을 가지고 여행사진 올리고 있습니다. 혹시 사진의 그 장소와 지명을 헷갈렸면 부디 용서해 주시길.
  • 작성자미디어플 | 작성시간 14.06.11 여행은 항상 보기나름인데.. 감사하게 읽겠습니다..
  • 작성자예나1 | 작성시간 15.02.27 분실사건때문에 힘드셨겠어요... 얻은 것 또한 있으셨겠어요!! 이 글 또한 얻을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사람들을 알게 되는것은 정말 패키지여행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솔직한 후기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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