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일년을 기다렸다가 떠나게 된 남프랑스 여행.
꼬트다쥐르와 프로방스의 소도시들을 여행하는 것은 내가 오랫동안 꿈꿔왔던 이상적인 여행의 로망이었다.
여행자라면 누구나 느긋하면서 바닷물에 부서지는 찬란한 지중해의 햇살을 누리기를 꿈꿔왔을 터......
작년 프랑스와 유럽의 크고 작은 테러때문에 식구들의 큰 걱정을 뒤로하고 길을 나섰다.
올해도 런던에서 돌아온 지 며칠만에 웨스트민스터의 차량테러가 발생해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으니 식구들이 보기에는 여행이 아니라 모험이라고 생각할 만도하다. ㅋㅋ
떠나는 인원은 나를 포함하여 모두 26명. 운영진 입장에서 보면 많은 인원은 아니겠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대식구다.
12시간을 날아서 밀라노에 도착. 역시 여행은 체력싸움이야......
혼자 가는 여행은 언제나 첫밤이 외로운 법. 새친구를 만들어도 타지에서 혼자 자는 첫 밤은 항상 외로운 법이다.
아침에 하늘을 보니 시원하게 비가 오고 있다. 젠장, 오늘 친퀘테레 간다는데 왠 비람......몇년전 동생이 친퀘테레 갔을때 비바람이 몰아쳐 얼어죽을 뻔 했다는 말이 생각났다.
부지런히 출발하여 도착한 곳은 라스페치아. 여기서부터 기차를 타고 우리의 오늘 여정이 시작된다.
여행의 시작 라스페치아역. Chinque Terre의 5마을은 에코시티들이다. 전기차 외에는 들어갈 수가 없다.
당연히 우리도 기차로 씽씽~~~
잡화를 파는 편의점 간판. 오래된 듯 보수적인 사람들의 성향이 나타난다. 대체 왜 찍었을까?
첫번째 방문할 마을 마나롤라.
역에서 들어 온 마을 입구. 도무지 평지라고는 없는 곳이다.
난데 없는 예쁜 척? 비가 오는 탓에 찍은 사진이 별로 없었다. 올려서 죄송~~~
마을로 가는 예쁜 언덕배기 밑에 정겨운 정류장 표지, '페르마타'~~~♪♬♪♪
관상용으로 심었는지 포도넝쿨에 열매가 자그마하게 맺혀있다. 넘귀여움.
예쁜 간판이 담벼락에 걸려있다. 여기가 천국~? ㅋㅋ
저 앞에 보이는 언덕배기가 다 포도밭인가보다.
마을이 보이는 전망대가 있는 정원으로 가기 위해 저기 보이는 산책로를 가야한다.
날씨때문인지 왠지 으스스하다. 화산지형이라 그런지 돌들도 꺼매....아무셔!
전망대에서 바라보니 마을이 보인다.
대한항공이 사랑한 마을.......날이 좋았다면 아마 나도 사랑했을지도.
아마도 해가 나왔다면 이런 색들이 조금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어부들이 바다로 나간 사이 부인들이 열심히 집을 가꾼 증거가 바로 집밖의 예쁜 페인트 색깔이라는데, 이태리도 아마 부인들이 편히 있는 꼴을 못봤나보네.....
맛있는 점심을 먹고 두번째 마을로 가기 위해 다시 기차역으로. 비가 와서 그런지 바닷물이 회색이다.
기차가 안오는 관계로 우리의 현지 가이드인 디에고(?) 랑 한컷 찍어줘야 예의인것 같아서......
그의 정확한 이름이 뭐였는지 정말 생각이 안난다. 흑....이놈의 노화여!
마나롤라에서만 생산된다는 와인 샤케트라를 겁없이 두 병이나 사들고 나섰다.
남은 일정은 어쩔 것인지...
몬테로소에 도착.
날이 안좋은데도 정말 사람이 많았다.
마나롤라와는 달리 모래사장이 넓게 펼쳐져있다.
마을 입구. 정말 내가 등장한 사진밖에 없어서 할 수 없이 또 올림.(죄송~~)
날씨때문에 사진이 안나왔지만 꽃집들이 너무 예뻤다.
막 사진 찍는 우리를 보고 우리 강팀장(제프1) 하는 말이 '이게 뭐라고 사진을 찍어?'
일제히 대답한다. '꽃이지~~ 예쁘니까 찍는거야!!' 강팀장 왜그래쪄~~ㅋㅋ
정겹게 놓인 자전거. 그냥 찍어보고 싶었다.
작은 마을의 소박하면서도 정겨운 성당. 어쩌면 바티칸보다 이런 곳이 더 정겹고 편할지도...
돔 부분이 좀 안어울리는 색깔로 칠해져있는 듯.....어차피 나는 미술적 소양은 없어....(포기)
돔의 색깔때문인지 빈티지느낌 제대로 나는 성당이다.
마을의 모습이다. 여기서 두 갈래의 길로 나뉘는데 어차피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으로는 한 가지의 길밖에는 볼 수 없다.
또 예쁜 척~~~ 정말 예쁜 척 하기가 대단히 힘들어서 나중에는 다른 포즈를 개발했다.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골목의 계단.
이태리 북부지역 어디를 가나 있는 색깔들이다. 밋밋하지 않게 신경써서 나름 멋을 낸 풍경이 촉촉히 내리는 비와 함께 근사했다.
거리의 악사와 화가.
마을의 세월만큼 두 분도 힘겨워 보인다. 아마도 날씨 탓일게야.....
우리가 묵을 제노바로 가는 버스 안.
역쉬 공업도시답다.
저녁메뉴는 페스토소스로 버무린 파르펠레(?)
넘넘 맛있다. 이 지역은 바질과 잣 올리브유를 넣고 갈아만든 페스토 소스가 지역음식이란다.
제프가 야심차게 준비한 제노바 특산 음식. 온갖 해산물을 비트와 함께 갈아 만들었다. 흥!
이렇게 우리의 첫 날이 지나갔다.
날이 좋았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런대로 친케테레의 첫 인상은 나쁘지는 않았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비가 와서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다는 것. 아마 사진 찍을 의욕이 나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다.
가난한 어촌 마을이었던 이곳은 바닷가에 접한 비탈길에 포도농사를 지어 수입을 올렸는데 20세기 초에 지진으로 인해 포도밭의 대부분이 유실됐다고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봤다. 이 후 지진에 대비해서 돌로 단단하게 계단식 포도밭을 만든 것이 유네스코에 등재까지 됐다고. 척박한 환경을 이긴 사람들의 지혜가 높이 평가 받은 것이다.
정작 포도밭으로 유명한 마을은 코르닐리아이지만 다섯 마을을 다 돌기에는 하루가 충분치 않다.
이 곳은 여러 날을 머물면서 주민들의 삶을 관찰해야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곳이다. 단순히 사진 찍고 밥먹고 가기에는 이 곳에서 살아 온 사람들의 삶의 무게가 너무나 가볍게 여겨지는 곳일지도....
나중에 태양이 나를 향해 활짝 웃는 날 시원하게 차려입고 포르토피노와 함께 다시 이 곳을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내일은 Barolo Winery를 가는 날. 제발 해가 뜨길 바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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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하 -김경숙- 작성시간 17.05.21 나두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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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연애편지 작성시간 17.05.24 언제 가셧는지는 없네요 ~
프랑스에서 한달이나 머물며 못가본 친쾌테러 ~ 마르세유 에서 머물며 다녀왔어야 하는건데 ...
친쾌테러 가보고 싶었던곳인데 빠졌네요 ㅠㅠ
저는 매번 홀로 여행하며 이렇게 예쁜분을 만나본적이 없었어요 ~ ㅎ -
답댓글 작성자발칙한 상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7.05.24 올해 4월 26일에 카페에서 떠난 단체여행입니다.
마르세유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를겁니다.
한달씩이나 프랑스만 여행하셨다니 부럽네요~
훗날 햇빛이 빛날 때 한번 다녀오셔요. 비가 오니 사람이 적어서 좋긴 하지만 짧게 갔다오기는 좀 아쉬웠어요.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후에 저의 실체가 드러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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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준황 작성시간 17.06.13 지도 내년에 이곳을 갈껀데 사진잘감 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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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발칙한 상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7.06.13 오~행복하시겠어요.
즐거운 여행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