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상프로방스구경을 마친 우리는 아를로 향했다.
3시간쯤 달렸을까, 버스는 우리를 작은 마을로 데려갔다.
별로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듯 보이는 넓은 들판과 나무 그리고 솜이불처럼 나를 덮을듯한 흰구름.
여기가 아를이구나......
내가 아를을 처음 알게 된것은 학창시절 알퐁스 도데의 풍차방앗간 편지라는 단편모음집을 읽으면서이다.
아를이 배경인 '별'이란 소설은 프로방스판 소나기라고 할 수있는데 양치기 목동이 주인집 아가씨인 스테파네트와 별이 반짝이는 하늘 아래 밤을 지새게되는 이야기를 그린 단편이다. 아련하면서 빛나는 밤하늘 아래 스테파네트에 대한 그리움으로 매일 살아갈 주인공에 대한 연민으로 너무 마음 아파했던 기억이 강했던 소설. 그리고 아를.
알퐁스 도데 특유의 아름다운 묘사가 지구 반대편에 있는 소녀에게 있는지도 몰랐던 지명에 대한 로망을 갖게했으니 역시 펜은 칼보다 강하구만~
넓은 구름과 평원. 이전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풍차방앗간은 어딨나~~?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풍경.
차 좀 세워주란말이오~~!
노오란 들풀이 가득 피어있는 곳.
어딘가 화구를 양손에 가득 든 고흐가 나타날 것만 같은.....
사이프러스나무.
예전에는 사이프러스가 이태리를 상징하는 나무인줄만 알았는데 여기도 많다.
호텔 주변에 요렇게 예쁜 주택들이 많다.
버스에서 내려 들어간 방. 커튼과 깨끗한 침구. 맘에 든다.
일층이라 바로 테라스로 나가면 수영장이다.
여름에는 무척 덥다는데 그때 오면 딱일듯.
조~기가 내방.
단지 일박이라서 앉을 기회가 없었던 테이블. 아쉽네~~
사진만 보면 여기가 발리인지 아를인지~
저녁식사를 위해 론강으로 가는 버스 안.
내가 너무 좋아하는 한적한 시골길. 너무 사랑해요~~
시골냄새 팍팍나는 길. 정말 사람이 없다.
나무밑의 구멍은 어떻게 생긴건지~?
누구의 집?
정박된 유람선식당이다.
예쁘게 세팅된 테이블.
전식은 파이도우에 라따뚜이. 그리고 약간의 채소. 너무너무 맛있는 맛. 또 먹고싶당~
물병이 너무 예뻐서 한컷. 그 뒤에 보이는 론강도 아름답다.
메인은 으깬감자와 그 사이에 넣은 오리콩피.
난 육류는 알러지때문에 쇠고기외에는 잘 안먹는다. 근데 이건 냄새도 안나고 너무너무 맛있는 맛.
그 위에 뿌린 그레이비도 강하지 않고 너무 맛있다. 부모님 모셔가고 싶은 맛.
후식으로 나온 무스와 딸기시럽. 얘는 단맛. 달면 다 맛있다. 히히
식사를 마치고 나와보니 해가 뉘엿뉘엿 기울고 있다.
저 강건너가 구시가지인것 같다.
중세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도시. 강을 오가는 리버크루즈선들도 간간히 눈에 띈다.
밥먹었으니 또 그냥갈 수 없다.
소화도 시킬겸 연출사진 대방출!
아름다운 하늘이다.
난 석양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강물에 투영된 노을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이날 거의 100장에 가까운 사진을 이 곳에서 찍은것 같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광경.
붉은 노을이 지는걸 보니 내일은 비가 오겠다. 흑흑....
석양에 반한채 사진에 대해 논하고 있는 론강가의 두 여인들.
석양이 지는 중세도시의 모습. 멋지다~
아름다운 광경이 우리의 발길을 붙잡는다.
나의 사진스승인 혜정언니와 한도 없이 사진을 찍었다.
저 강은 얼마나 많은 노을을 집어삼켰을까?
강물만 알겠지만 갑자기 나도 알고싶네.....
반고흐가 그렸던 론강. 가로등이 켜지고 운치를 더해간다.
감각있는 색깔의 예쁜 건물들.
저 골목을 지나면 고흐가 그렸던 밤의카페테라스가 나온다.
예쁜 물건이 가득한 가게.
왜 항상 예쁜 물건들은 가게문이 닫았을때만 눈에 들어오는지.......
드디어 반고흐의 그림의 배경인 밤의 카페 테라스가 보인다.
반 고흐의 밤의 카페. 너무 예쁜 색깔.
마음이 따뜻하고 편안하다.
이 카페도 꽤나 오래된 장소인것같다.
반 고흐때문에 더 유명해졌겠지.....
앉아보고 싶은 마음이 마구 드는......
고흐가 마셨다는 압상트. 절대 다시 마시고 싶지 않은 독한 맛.
모히또에 가서 고흐를 마시겠다고 재잘대던 우리들이 시킨 모히또.
달고 맛있는 시원한 맛.
곳곳에 이런 포스터가..... 어둑한 골목 저 멀리서 보고 식겁했다는.....
골목길에 중세의 흔적이 가득.......
이건 큐비즘인가? 에라~ 모르겠당~~
분위기가 한껏 들뜬 우리는 그림자놀이에 푹 빠졌다.
노래하고 춤도 추며 론강가를 걸어오던 우리는 알 수 없는 느낌으로 서로 단단해졌다.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
그러나 그날밤은 별보다는 가로등이 더 빛났다는....
또 그보다는 우리의 들뜬 마음과 즐거움으로 단결된 여행이 주는 행복함이 더 빛났던 밤.
이곳은 반 고흐가 살았던 곳이라고 기억이된다.
집은 2차대전에 폭격을 맞았다고.
집은 못봐도 우리의 상상력은 고흐로 인하여 또 밤의카페 테라스로 인해 가득 부풀었다.
햇빛에 바래면 역사를 만들고 달빛에 젖으면 신화가 된다고 했던가......
그날밤 우리 모두는 아를의 달빛에 젖어 우리만의 작은 신화가 됐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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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카페여행 작성시간 17.10.21 오호
글을 천천히 읽으며
고흐의 체취와 여행의 맛을
음미해봅니다
즐거운후기와 여행사진입니다
매력있어요.
당신... -
답댓글 작성자발칙한 상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7.10.23 감사합니다~^^
어찌보면 프랑스의 한 도시일 뿐일 수도 있지만 의미를 부여하니 멋진 도시로 기억됩니다.
그래서 여행이 좋은가봐요~~ -
작성자스타일 작성시간 18.04.25 넘 멋지네요~~~ 사진으로나마 여행다니는 느낌을 만끽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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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발칙한 상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8.04.25 감사합니다~
실제로 가보시면 몇배 더 멋져요.
곡 가보시길 바랍니다^^ -
작성자위대한유산 작성시간 18.10.04 멋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