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트의 얀 반 에이크 형제의 제단화를 감상한 우리는 벨기에의 수도인 브뤼셀로 향합니다.
얀 반 에이크 형제 이전에는 물감에 달걀 노른자를 섞어서 채색을 했다고 합니다. 당연히 오래 유지하기 힘들었겠지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얀 반 에이크 형제는 물감에 달걀 대신 기름을 섞어 유화를 그린 최초의 인물들이라고 합니다.
뭐든 오래 버티기 위한 인간의 진화과정은 참 신기할 뿐입니다.
저는 미술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인류사에는 관심이 참 많습니다.
이번 여행은 미술공부만 하는 것이 좀 아쉽지만 나름 구경하며 교양 쌓는 재미도 나쁘지 않네요.
뭐 이 교양의 유효기간은 언제 끝날지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브뤼셀에 도착한 우리는 시내 구시가지에 있는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식당안에 불을 피워놨는데 용도는 뭔지 모르겠습니다.
주인은 페르시아인이라네요. 요즘 유럽의 구시가지 식당들은 주인이 거의 중국이 아니면 아랍인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메뉴가 스테이크라서 와인을 마시고 싶은데 벨기에에 있다보니 수제 맥주로 정했습니다.
정말 맛있어요, 맥주들이 하나같이~
밥먹고 나와보니 원래 이 식당이 해산물 전문점인가 봅니다.
식당 전면에 아기자기하게 조가비들을 전시해놨습니다.
치~ 나도 가리비나 굴 좋아하는데.....
옆 가게는 아랍 디저트 가게입니다.
아니! 우리가 먹은 식당 주인이 페르시아인이었는데 혹시 이 가게도 그 싸장님이 하시는거 아닌지....ㅋ
아랍 디저트는 꿀과 올리브오일을 많이 섞어 만들기 때문에 정말 머리 아픕니다.
맛은 있지만 매우 달고 느끼합니다. 두바이에서 먹었다가 정말 화장실 들락거리느라 고생한 기억이 납니다.
우리 김선생님께서 오보연주에 푹 빠지셨네요.
말씀하시기로는 이 아가씨가 작년에 우리 나라에도 왔었다는군요.
다음날 우리는 어김없이 미술 감상을 하러 '르네마그리뜨미술관'으로 향합니다.
뉘신지는 모르는 분이지만 유명한 현대작가랍니다.
정말 문외한이 미술감상에 입문하기란 쉽지가 않은 일이네요.....에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지끈지끈....
미술관 가는 길에 거리를 한번 흝어봅니다. 뭐 그냥 도시네요....
브뤼셀은 유럽연합의 수도격인 도시죠. 본부도 여기 있고 많은 행정건물들이 브뤼셀에 있답니다.
근데 저 동상에 계신 분이 누구신지.....뭐 다 알아야 하는건 아니니까요.....
미술관에 가기 위해 왕궁쪽으로 올라와서 돌아보니 이런 정원이 펼쳐져있습니다.
별 감흥은 없지만 기념이니 일단 찍고 봅니다.
저 멀리 시계 위의 양철장식이 너무 귀엽습니다. 흐흐, 귀여워랑~
저 오른쪽 모퉁이의 건물이 미술관이라네요.
다소 인상적인 미술관의 첫 인상입니다.
이 정도쯤은 돼야 예술적이지 않겠어요~? ㅋ
그림들을자세히보면 참 재밌습니다.
강팀장이 그냥 재미있게 보면서 느끼라고 합니다. 쉽지 않은 주문이네요...
이 잘생긴 신사분이 르네 마그리뜨의 젊은 시절 모습이라고합니다.
이 사람의 그림은 참 이해하기가 힘들어요.
정신 세계가 복잡하고 자유로운 현대 작가들의 특징이죠.
어제까지의 그림들은 종교화가 많기 때문에 이해가 쉽습니다. 이제부터 난이도가 높아지네요...
이 그림의 제목은 'The blood of the world'
그림이 너무 그로테스크합니다. 작가의 의도가 생명의 근원인 피에 대해 말하려는건지 도통 알 수가 없네요. 제 눈에는 그저 파란색은 정맥 빨간색은 동맥으로 보입니다. 갑자기 이발소 간판이 떠오르네요.
'The stroke of luck'
벨기에는 공산주의적인 사조가 아주 강한 나라이기 때문에 르네마그리뜨의 그림에도 그런 개념이 강하게 깃들어 있다고 합니다.
자본주의에 대한 작가의 냉소적인 철학이 반영된 듯 합니다. 그런데 저 돼지인듯 인간인듯 한 개체는 왜 공동묘지에 있는건지 참....
'God is no saint'
신이 성자가 아닌 것은 알겠는데 왜 비둘기가 신발에 앉았는지 모르겠네요.
너무 머리 아픈 그림 감상을 계속하기 위해 윗층으로 올라가는 중에 일행분이 찍어주신 사진인데요, 뒤에 보이는 그림은 르네 마그리뜨의 수제자격인 Nicolas Parly 의 그림입니다. 이 작가는 머리에 뭘 얹어서 그리는걸 좋아해요.
미술관의 분위기가 참 멋지고 예뻐요. 저는 하필 저날 왜 빨간색 옷을 입었을까요? 브뤼셀에 중국 관광객이 아주 많았는데 때로는 그 무리에 섞여서 중국인인 척 했답니다
'The art of communication'
소통을 하기 위한 기술이 매우 건설적으로 보입니다.
'The art of communication'
같은 제목이지만 위의 그림과는 사뭇 대조적으로 보입니다. 매우 부정적인 느낌을 주네요.
'The unexpected answer'
다소 폭력적으로 보이는 그림입니다.
내가 누군가를 불렀을 때 저런식으로 대답한다면 너무 공포스러울 것 같아요.
'The flavor of tears'
눈물의 맛이 어떨지는 몰라도 이 그림을 보면 느낌이 전해지네요.
내 가슴뿐 아니라 영혼까지 저 벌레가 파먹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드디어 이 아저씨와 작별하고 미술관을 나섭니다.
현대작가들은 별로 안좋아하는데 이 분의 그림들은 이해가 불가하지만 흥미는 있었습니다.
미술감상을 끝낸 우리는 그랑플라스광장으로 행합니다.
명성만큼 예쁘고 화려합니다.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란 수식어가 딱 맞는 것 같습니다.
저는 어디를 가든지 그 장소가 가장 아름답기 때문에 저 순간만큼은 그랑플라스가 제일 예쁘죠~^^
정말 물건이라면 영원히 소장하고 싶네요~
화려하고 아름다운 시청사. 유럽은 어느 도시든지 시청사가 다 예쁜 것 같아요.
공무원들 일할 맛 나겠어요~
건물에 저런 장식들을 하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려야 완공할 수 있을까요?
장소가 넓은데도 건물들은 다 좁고 길어요.
오른쪽의 백조가 세겨진 건물은 프로이센 정부의 요청으로 파리에서 추방된 칼 막스가 엥겔스와 공산당선언을 발표한 곳이랍니다.
한때는 열렬한 헤겔주의자였던 막스가 후에는 헤겔을 통렬히 비판하면서 그만의 사상을 만들어갔는데 그 역시 자기이론의 모순을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갑자기 대학때 칼막스의 자본론을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철없던 시절. 그리워요....
사방으로 멋진 건물들과 이를 담으려는 관광객들, 또 구경하는 새까지. 다 좋아보입니다.
오줌싸개동상 보러가는 길에 만난 귀족부인.
누구인지는 모르나 이 여인의 팔은 일단 만져줘야 할 것 같습니다.
드디어 만난 아주 조그만 오줌싸개동상.
이미 갔다 오신 분들로부터 너무 작아서 실망했다는 얘기를 여행 전부터 많이 들었지만 이 동상이 있어서 브뤼셀이 유명한 것 아니겠어요? 당시에 누가 그렇게 나폴레옹군대 앞에서 오줌을 누는 용기를 보이겠어요. 벨기에 국민들의 저항정신의 상징입니다.
그리고 애기니까 조그만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세히보니 오늘은 오스트리아 복장이신 것 같네요.
구시가지 광장을 마치고 와플도 먹고 점심장소인 구시가지입구에 도착하니 아케이드가 보입니다.
더위도 피할겸 입장~!
벨기에는 정말 달콤한 나라입니다.
각종 디저트가 한가득입니다.
예뻐서 먹기 아까울 것 같은 쵸코케잌들.
맛있는 트러플쵸코렛들이 한가득!
구경을 마치고 나와보니 광장의 사람들이 햇살을 만끽하고있습니다.
어디서나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버스커들.
노래도 너무 잘해요~.
점심식사 후 우리는 벨기에를 떠나 프랑스로 향합니다.
생각해보니 벨기에까지 와서 홍합요리도 못먹었네요.
맘 속으로 강팀장을 미워(?)하며 다음을 기약합니다.
프랑스에서는 과연 무엇을 보게될지. 에트르타와 몽생미셸에 대한 기대를 가득 안고 출발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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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발칙한 상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8.07.05 체코나 독일같은 나라도 맛있지만 진자 벨기에도 맛있고 좋았습니다.
맥주만 마시러 다시 가도 될 것 같습니다.
그림은 여전히 어려워요....힝~ -
작성자small world 작성시간 18.07.04 태풍과
장마에..기온과 습도도 많이 올라
생활을 하시면서 자칫 짜증으로 인하여
님들의 건강을 헤칠수가 있으니
지혜롭게 잘 대처 하시면서... 건강하시고
패밀리님들 가정에 행운이 가득한
행복한 7월 보내시길 바랍니다. -
답댓글 작성자발칙한 상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8.07.05 감사합니다.
small world님도 행복 가득하세요~^^ -
작성자daphn 작성시간 18.07.06 며칠 전 티비에서 위대한 화가 중 르네 마그리트편을 방송하는데 반갑더라구요. 미술관 관람 중 독특하고 새로운 화풍이라 덜 지겨웠기도 했어요. 후기 너무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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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발칙한 상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8.07.06 르네 마그리트가 그런 사람이군요.... 그렇게 위대한 줄은 몰랐지만 재미있게 감상했어요.
후기 읽어 주시고 추억을 나눠주신 언니가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