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서부 도르도뉴 지방의 작은 도시
Sarlat-la-Canéda 는
지도 위에서는 조용한 점 하나처럼 보이지만
골목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시간이 아직 중세에 머물러 있는 듯한 공기를 품고 있는 곳입니다.
노란빛 석조 건물들과 좁은 돌길
빗물이 스며든 골목 사이로
천천히 사람들이 걸어갑니다.
누군가는 강아지와 함께 걷고
누군가는 아이 손을 잡고 시장을 지나갑니다.
붉은 천막 아래 작은 테이블에서는
와인잔이 부딪히고
여행자들은 오래된 골목의 공기를 천천히 마십니다.
그리고 이 도시가 가장 살아나는 시간은
바로 장이 서는 날입니다.
우리나라 시골의 5일장처럼
정해진 요일이면 주변 작은 마을과 농가 사람들이
아침 일찍 사를라 중심 광장으로 모여듭니다.
평소에는 조용하던 광장이
토마토와 치즈
트러플과 호두
푸아그라와 와인 향기로 가득 차고
직접 키운 채소를 진열한 농부들의 손끝에는
오래 살아온 삶의 시간이 묻어납니다.
한국의 5일장이
정을 나누고 안부를 묻는 장터였다면
사를라의 시장도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이곳은
수백 년 된 중세 건물 아래에서 장이 열리고
돌길 위로 프랑스 사람들의 느린 일상이 흘러갑니다.
사진 속 골목처럼
사람들은 급하게 걷지 않습니다.
천천히 상점을 들여다보고
작은 병 하나를 손에 들어 향을 맡고
카페 의자에 앉아 한참을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사를라는
무언가를 보여주려 애쓰는 관광지가 아니라
잠시 그 마을 사람처럼 살아보게 만드는 도시였습니다.
돌바닥 하나에도 시간이 남아 있고
시장에 놓인 채소 하나에도 계절이 담겨 있고
흐린 하늘 아래의 골목조차
이상하리만큼 따뜻하게 마음속에 남습니다.
이곳에서는 여행도
천천히 걷는 삶의 일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