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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나 시즌 2> 빈센트 반고흐의 길을 따라간 아를

작성자피오나 공주|작성시간09.02.21|조회수1,127 목록 댓글 33

 

 

 

 

 

 

 

학창시절 친구들이 HOT를 좋아하고 젝키를 좋아할때

그냥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이유로

그들이 별로라고 생각했다

(단순하고 생각 없던 나의 청춘아~)

 

고흐는 나에게 그런 존재 였다

 

너무나 많은이들이 그의 그림을 좋아하고

그의 불행했던 삶을 아파하니깐

 

괜히 나까지 사랑과 동정을 보태기가 싫었다

 

그를 처음 알게 된건

중학교때 였다

 

고갱과의 싸움으로 귀를 잘라버린 고집스런 화가

 

 

 

그의 짧은 일화는

더 더욱 고흐에게서 멀어지는 계기가 되었고

그와 나의 일방적인 관계는

시험지에서 그의 그림과 제목만 일치 시키면 끝이였다

 

미술전공자도 아닌 내가 그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건

우연히 접한 한권의 책이였다

 

동생 테오와 주고 받았던 668통의 편지들로 가득찬 책

 

그 책속에서 만난 고흐는

자신과의 신념과 싸워야 했으며

가난과 지독한 고독과 외로움에 시달려야 했다 

 

진솔하고 절절한 그의 편지와

치열했던 그의 삶과 그의 그림들은

나를 프랑스 아를로 이끌었다

 

고흐를 기대하며 도착한 아를은

나에게 방한칸조차 줄수 없는 작은 마을 이었다

배낭을 메고 작은 마을을 1시간 동안 헤매이다가

지쳐 버렸다

 

론강에 털석 주저 앉아

하늘을 바라보니 짙은 회색빛 구름이 날 반겨준다

 

 

 

그리고 이어지는 찬란하고 아름다운 석양

 

태양의 눈부심 때문인지 

1시간동안 배낭을 메고 숙소를 찾느라 힘들어서 인지

나의 눈가에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맺혔다

 

 

그의 인생처럼 나의 여행 역시

고독하게 치열하고 외로웠다

 

점차 어두워 지는 하늘을 보며

과연 나는 오늘 아를에서 잘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 와중에도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하늘을 담는것은 놓치지 않았다

 

론강에 반쯤 취하고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던 내게

다가오신 프랑스 할아버지

 

그는 영어를 못했다

나는 프랑스어를 알아 듣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본능적으로 내가 원하는 바를 알아냈고

현지인들이 애용하는 여인숙을 소개해 주셨다

 

케케한 냄새가 진동을 하고

복도는 내 배낭조차 지나가기 힘들 정도로 좁았지만

값비싼 호텔들만 가득한 곳에서

내가 묵을 방한칸이 있다는 사실에

행복해졌다

 

방에 혼자 있는 것조차 무섭게 느껴지던

아를의 한 여인숙

 

다음날 호스텔을 발견 했지만

나는 숙소를 옮기지 않았다

 

삐걱거리는 나무 바닥도

어두침침한 조명도

그리고 론강이 바라보이는 창문도

어딘가 선술집 분위가 풍기던

주인 아주머니도

어느새 나의 맘에 들어버렸다

 

가난했던 고흐도 이런 여인숙을 떠돌며

아를에서 보내지 않았을까

살며시 상상하며 나를 위로했었다

 

다시 생각해보면 고흐가 그린 아를의 침실과

참 비슷한 구조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날 그방이 더 끌렸는지도

 

 

그의 향기를 느끼고 싶었다

그가 걸었던 길들을 나도 걸어 보고 싶었다

 

그의 길을 따라 걷고 그의 채취를 맡으면

조금이나마 그의 힘겨웠던 삶을 이해 할수 있을꺼라고 생각했다

 

'아를'은 천재적 화가 '빈센트 반 고흐' 

10개월 동안 요양차 있었던 남프랑스의 작은 도시이다

이 유명한 화가가 그린 그림들의 실제 배경이 된 곳들을 찾아다니며

 고독했던 영혼

그러나 최소한 프로방스에서만은 행복했던

천재화가 '고흐'를 떠올리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1888년 9월 고흐의 노란집과 2008년 5월의 흔적

 

고갱을 맞이하기 위해 마련하고 그벽을 노란색으로 칠했다던 고흐

내가 찾아 갔을때 어떤 흔적도 남아 있지 않았다

거리의 판넬이 없었다면 아마 찾지 못하고 돌아섰을지도 모른다

 

 

 유일하게 일치하는 구름다리만이

이곳이 과거 고흐가 살았던 곳임을 알려준다

 

그가 서 있던 곳에서 조금이나마

가까이 느끼고 싶어 그의 엽서를 한가득 구입했다

 

그림속 엽서속 그곳

Espace Van Gogh

 

 

고갱과의 다툼 이후 귀를 잘랐던(혹은 찢었다고 한다) 고흐는

마을사람들이 고흐가 정신병자라고 탄원하여 입원하게 되었다

그당시 고흐는 밖에서 그림도 그리지 못할바에는

차라리 외인부대에 입대하기를 원했다고 한다

 

 

 정신병원이었던 이곳은 지금

고흐의 이름을 딴 문화센터가 되었고

고흐를 찾아오는 수많은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내가 걸은 이길을 고흐도 걸어서 그곳 까지 갔던 걸까?

 

뜨거운 아를의 태양아래

도개교를 찾아갔던 즐거운 1시간

 

고흐를 떠올리며 상상하며

엽서속 도개교를 만나기 위해 부지런히 걸었다

 

 

가운데 아를의 빨래하는 여인들을

비롯하여 도개교가 배경이된 작품은

내가 아는것만 해도 3점이나 된다

 

특히 그 작품은 LG TV광고에도 나왔다

 

고희의 작품속 도개교는 2차세계대전 당시 파괴 되었고

지금의 것은 남아있던 다리를 복원한것이다

 

도개교는 아를에서 2Km 떨어진 곳에 있다

뜨거운 태양아래 걸어가는것은

다소 힘들수 있지만

아를에 간다면 꼭 가보길 바란다

 

평범한 일상을 담아내던 순수한 화가 고흐를 만나볼수 있을 것이다

 

 

고희의 노란집 처럼 미리 알아보지 않고 간다면

놓치기 쉬운

Tinquetaille bridge

 

고흐의 흔적을 따라가면서 참 좋았던점중 하나가

고흐의 흔적이 있던곳에 그의 작품이 놓여 있다는 점이다

이 작은 마을은 그를 느끼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위해

배려하고 있었다

 

 

나를 아를로 이끌었던 고흐의 밤의 카페

아를에 머문 2틀동안 이곳을 몇번이나 찾았는지 모른다

 

아를에 도착한 첫날 밤에도

다음날 아침에도 오후에도 그날밤에도

그리고 떠나기전에도

 

 

이른 아침 이제막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카페를 바라보았다

 

이곳에 서서 화폭에 담기전 준비를 하던 고흐처럼

 

 

고흐의 그림처럼 밤하늘에 별은 없었지만

그냥 하염없이 우두커니 그자리에 서서

밤의 카페만 바라보았다

 

 

한참을 그곳에 있다보니 신기한 장면을 발견 할수 있었다

다른 카페들은 손님들로 씨끌씨끌 한데

유독 고흐의 밤의 카페만 조용하고 한적한 것이였다

 

 

나의 예상이 맞다면

두가지 이유를 꼽을수 있겠다

 

하나는 유독 밤의 카페 음식이 맛이 없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나처럼 반대편 카페에 앉아

밤의 카페를 바라보며 즐기고 싶은것이 아니였을까?

 

그래도 왠지 마음은 첫번째 이유일것만 같다

맛없는 음식으로 그와 함께 하는 여행을 망쳐버리고 싶지 않은

우리는 현실을 무시할수 없는 관광객이니깐

 

하지만 식사할 형편이 안되는 나는

반대편 카페에서 에스프레소 한잔을 즐기며

낭만에 빠져들수 있었다

 

 

120년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것이 없다

이들이 얼마나 고흐를 사랑하고 아끼고 있는지가 전달된다

 

 

밤의 카페 테라스를 완성하고

테오에게 보낸 고흐의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밤의 카페를 통해 그런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

부드러운 분홍색을 핏빛 혹은 와인빛 도는 붉은색과 대비해서

또, 부드러운 베네로즈 녹색을 노란빛 도는 녹색과  거친 청록색과 대비해서

평범한 선술집이 갖는 창백한 유황빛의 음울한 힘과

용광로 지옥같은 분위기를 부각하려 했다

 

그에게 파괴와 광기의 공간이라 여겨졌던 밤의 카페는

나에게 너무 아름다운 노란색이 가득한 밤의 카페였다

 

고흐의 노란색은 나를 들뜨게 하고 흥분시킨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노란색이 있을까?

 

 

아를에서 고흐를 추억하는 마지막 장소는

별이 빛나는 밤을 그렸던 론강이었다

 

별이 빛나는 론강을 바라보니

늙어서 평화롭게 죽는다는건 별까지 걸어간다는 고흐의 말처럼

나를 꿈꾸게 하는 밤하늘 이었다

 

나는 별을 보면 항상 꿈을 꾼다

왜 우리는 별에 더 가까이 갈수 없을까 살아서는 별들에 가까이 갈수 없다

                                                      

                                                                                         빈센트 반고흐

 

 

1889년 별이 빛나는 밤

 

고흐의 그림처럼 손내밀면 잡힐것 같던 밤하늘의 별들

꿈을 꾸고 있는것만 같았다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있는 싸이프러스 나무와

온몸을 감싸안으며 불던 미스트랄 바람

눈앞에 쏟아져 내릴 듯한  하늘의 별들과

론강위로 은은히 비치던 달빛아래서

아를의 석양만큼 붉었던 포도주를 론강에서 마셨다

 

 미국의 팝 가수 돈 맥클린이 고흐를 모델로 만든

<Vincent>

바로 별이 빛나는 밤에<starry night>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고 한다

 

별이 가득 빛나는 밤입니다

발게 빛나는 열정에 불타는 꽃들과

보랏빛 연무 속에 소용돌이치는 구름들은

당신의 푸른 눈빛 속에 비칩니다

색을 바꾸는 빛깔들과 누런 밀밭의 아침 평야

고통속에 찌든 얼굴은 단신의 사랑스런 손길로 달래집니다

 

이제 나는 당신이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 이해 합니다

당신의 광기로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얼마나 그것들을 놓아버리려 노력했는지를

사람들은 듣지도 못했고 무엇인지 알지도 못했지만

아마 지금은 들으려 할 것입니다

 

Starry, starry night
Paint your palette blue and gray.
Look out on a summer's day
With eyes that know the darkness in my soul.
Shadows on the hills.
Sketch the trees and the daffodils
Catch the breeze and the winter chills
In colors on the snowy linen land.

Now I understand
What you tried to say to me,
And how you suffered for your sanity
And how you tried to set them free.
They would not listen; they did not know how.
Perhaps they'll listen now.

광기어린 예술 혼을 불태웠던

그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곳

남프랑스의 태양, 하늘, 바람과 함께

그렇게 고흐는 아를 속에 영원히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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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닉넴어려워 | 작성시간 09.03.11 보는게 여행의 전부가 아니란 걸 또 한번 알려주셨습니다. 내 눈을 통해 본 그 어떤 여행보다 더 많은걸 배운것 같아요...고맙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피오나 공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03.28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라는 말 제가 참 좋아하는 말이에요..감사합니다
  • 작성자수야~♥ | 작성시간 09.04.25 멋져요멋져요,,고흐의 그림은 정말 끌려가게 만들죠,, 저마을 저도 가보고싶네요
  • 작성자감도200 | 작성시간 09.06.26 전 <Vincent> 이 노래 덕분에 고흐를 알게되었네요~ 저곳에 저도 꼭 가봐야겠습니다~~
  • 작성자LIVE IT UP | 작성시간 10.04.14 빈센트와 고흐의 관계알고 있는데 배경 음악이 그노래 나오면 딱 좋을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저도 이번에 가는네 고흐 조사좀 하고 가야 되겠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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