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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나 시즌 2- 회색을 머금은 도시 이집트 카이로

작성자피오나 공주|작성시간09.02.26|조회수890 목록 댓글 11

 

 

 

 

 

 

 

카이로에서 맞이하는 두번째 아침

오늘도 역시 카이로의 하늘은 뿌옇다

아주아주 심하게

 

3월의 한국은 황사에 시달려야 하고

3월의 이집트는 매연에 시달려야 한다

 

태양신 '라'가 지켜 준다더니

당췌 햇님을 볼수가 없다

 

 햇빛 한줌 찾을수 없을 만큼

카이로의 매연은 심각했다

 

우중충한 한국의 황사 경보 같은  날씨 속에서

시타델에 가기위해 택시를 탔다

 

이집트의 택시는 창문이 없는 경우가 많다

원하든 원치 않든 카이로 시내 매연을 진공 청소기 처럼 빨아 들인다

그러나  기분 만은 상쾌하다

나는 여행자 이니깐

 

오늘 찾아간 시타델은

십자군을 타파한 아랍세계의 영웅 살라딘이

무캄마 언덕에 건설한 요새이다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짠 하고 나타나는 무하마드 알리 모스크

 

 

모스크 오른쪽에 있는 시계탑은

룩소르에 있는 오벨리스크를 프랑스에 기증하고

받은 선물이라는데

파리 콩고드 광장에 있는 오벨리스크를 당장 뽑아와서

룩소르 신전에 세우고 싶은 마음은 나뿐인걸까?

 

 

 

오벨리스크는 원래 쌍으로 신전앞을  자키는 존재였다

지금 현재 룩소를 신전에는 하나의 오벨리스크만 남아 있고

나머지 하나는 파리 콩코드 광장에 세워져 있다

 

 

아무튼  역사의 현장 두곳을 다가본 나로서는

사진을 볼때마다 화가난다

게다가

지금 저 시계는 고장까지 나서 작동도 못한다고 하니

어쩌구니가 좀 없다

 

 

시타델에는 

이자리가 과거 요새였음을 알려주는

전시품들이 꽤 늘어서 있다

 

그리고 카이로 전경을 볼수도 있다

 

 

회색을 머금은 하늘

목을 따끔따끔하게 만드는 매연들

색을 잃어버린 모스크와 집들

그리고 나를 감싸는 건조한 바람

 

우리가 생각하는 미의 기준에는 불합격 일지 몰라도

내가 생각하는 카이로의 모습 이었다

 

 

 희망이 사라진 세상 같았다

잿빛 세상속에서 살아가는 이집션들

파란 하늘과 푸른 숲 을 보지 못하고 살아가는 그들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사람이 살지 못할것 같은 곳에

사람이 살고 있다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화려한 고층 아파트에

사는 우리가 더 행복하다고

말할수는 없지만

깨끗하고 편안한 집이 가져다 주는 행복감을

나는 무시 할수 없는 나약한 인간이다

 

 

 

푸르른 녹음이 보고 싶어서

시타델에 오르는 길에 보았던

아즈하르 공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회색도시 카이로에 공원이 있다는 이유하나로

나는 행복해졌다

 

사람은 자연을 떠나서

푸르름을 떠나서는 살수 없는 존재임을

다시금 느낀다

 

 

럭셔리한 공원에서 럭셔리한 점심을 먹었다

얼마나 럭셔리 한지

봉사료 10% 더하기 부가가치세 12%

허어걱

피자한판이랑 쥬스하나해서 25파운드 였는데

우리돈 5.000원

 

길거리 케밥이 500원 정도 였으니

무리했던 식사였다

 

이틀만에 이집트 물가에 적응 해버린 나는

그 이후로 더 더 아껴야 한다는 강박감에 조금 시달렸던것 같다

 

 

회색빛 카이로에 지친 마음을 위로 받을수 있는

아즈하르 공원

 

 

대학생으로 보이는 이집트 여성들이

공원 전망대에 올라 카이로 전경을 화폭에 담고 있었다

 

화폭에 담은 카이로의 모습이 궁금 해진다

 

 

공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올드 카이로라 불리는 곳으로 향했다

 

올드 카이로는

카이로의 발생지이며

로마시대의 유적 흔적이 남아 있고

콥트 교회 콥트박물관이 이곳에 있다

 

 

 

올드 카이로에 들어서면 바로 나타나는

세인트 조지 교회

 

 

무슬림으로 가득한 이집트에

교회가 있다는 사실이 신비스러웠다

신기하게도 이곳에선 히잡을 쓴 여성들을 보지 못했다

 

종교의 자유는 당연하다는걸 너무나 잘 알면서

나는 또 내가 가진 선입견으로

그들을 평가한다

 

90%가 이슬람교도들이니

나머지 인구는 다름종교를 택할수도 있는 법인데

나는 어색해 하고 생소해 한다

카이로에서 만나는 교회들을

 

 

Hanging Church

 

올드 카이로에 남아있는 교회들 중 한곳에 들어갔다 

이슬람 양식이 약간 가미된 예배당이었다

천장을 지탱하는 저 아치형 기둥들은

스페인 꼬르도바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맛보기로 살짝 보여주는

스페인 꼬르도바에 있는 메스키따

 

 

순례자인지 관광객이지 한무리들이

열심히 콥트교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었다

독특한 문양들로 이루어진 콥트교회는 편안함을

내게 주었다

 

 

콭트교에 대해 좀더 알고 싶어 박물관을 찾았다

참고로 나는 불교 신자 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콥트박물관은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신비스러웠다

초기 이슬람이 이집트를 지배하기 이전

그리스도교가 이집트를 지배했을때

그 과거를 엿볼수 있는 곳이다

 

내부에선 사진 촬영이 금지라서 아쉽긴 했지만

너무 아름 다운 곳이 였다

 

스테인드 글라스와 조각된 창틀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 한줌

그곳에 서 있는 시간들은 마치 꿈속을 걷는 기분이었다

 

다만 고고학 박물관과 너무 너무 비교될 정도로

경비가 상엄했다

곳곳에 무인카메라가 있었으며

지나갈때마다 혹시나 사진을 찍는지 눈썹을 치켜 세우고 감시 했다

 

' 뭐야..왜 교회만 이렇게 잘 꾸며 논거야..?'

파라오시대 유물들은 죄다 던져 놓고

왜 교회유물들만 이중 삼중 보완을 하는건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이점만 빼면 기분좋게 감상할수 있는 곳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쉬운 마음에 입구 사진 한장 몰래 건져 왔다

 

 

 유적지와 역사의 현장을 다니는 일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모 시킨다

 

열심히 다니고 볼 요량으로 아침에 길을 나섰지만

설렁 설렁 다녔던 기억이 난다

 

모르니깐 관심이 없게 되고

관심이 없으니깐 지나치게 된다

 

그들의 역사

이집트에 있던 수많은 모스크들을

나는 모른다는 이유로

관심 없다는 이유로

그렇게 나를 합리화 시키며

애써 외면 했다

 

 

 

 

 

 

즐거운 유럽여행! 함께 나누는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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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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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아이니들 | 작성시간 09.02.27 나는 이집트 하면, 아가사 크리스티의 '나일의 살인' 영화가 먼저 떠오르더군요..^^ 이집트의 유적지를 맛보기 식으로 스치듯 보여줬지만, 대형화면으로 보니 멋졌던 기억~~~ 워싱턴에도 있는 오벨리스크..저걸 뗏목으로 실어갈때 수많은 이집트인들이 나일강을 따라가며 통곡했다고 하더군요...나쁜...
  • 답댓글 작성자피오나 공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03.28 통공을 했겠죠.. 낯선 이방인조차도 길위에서 분노가 드는데..
  • 작성자푸시켓 | 작성시간 09.03.11 던져버린 파라오 아쉽군요~~제가 다녀온듯한 자세한 여행기 또 기대~~^ ^
  • 답댓글 작성자피오나 공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03.28 자주 업뎃 할께요..감사합니다
  • 작성자달마야하자 | 작성시간 10.04.21 작가님!!!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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