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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연습][연기강좌]내면의 독백

작성자성팔이|작성시간07.12.05|조회수607 목록 댓글 0
내면의 독백

연기자들은 상대역에게 끊임없이 많을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감정이 잘 잡히게 대사를 나긋나긋하게 속삭여 달라든가, 자신이 깜짝 놀라 떨리도록 소리를 크게 질러달라든가 요구를 하는 경우도 있다. 먼저 말했듯이 이것도 예약된 연기로 가는 코스의 하나다.
어떤 경우에 연기자들은 감정이 잘 잡히지 않는다면서 건성으로 연습을 한다. 집에 가서 대본을 보면서 연기 설정을 정확히 하고 다음부터 연습을 잘 하겠다고 오늘의 연습은 대충하는 경우도 있다. 또는 나는 연기 설정이 끝났는데 상대역할이 연기 설정이 충분히 되지 못해서 연습이 어렵다고 불평하는 경우도 있다. 이 모두 예약된 연기로 가는 지름길에 들어선 경우다.
연극연습은 결코 혼자서 해서는 안 된다. 독백이거나 작품 분석이거나 등장인물의 행동에 대한 머리 속의 상상과 표현의 주어진 상황에 대한 상상과 사색은 혼자서 연습해도 되지만 상대방과 대사가 있는 장면이나 정서가 움직여지는 장면은 절대로 혼자 연습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상대방의 반응을 지레 짐작하고 연습을 하기 때문에 순간의 진실을 창조해 낼 수가 없다. 정확하지 않은 상대방의 반응을 미리 짐작하고 하는 연습에서는 부정확하고 섬세하지 못하며 정해진 반응이 연습이 되고 익숙해질 것이다. 실제 공연에서 상대역이 다른 반응을 해오면 어쩔 것인가.
내면의 독백은 상대역의 표현에 정확하게 반응하는 방법일 뿐더러 연기하는 순간의 관심을 상대역할에게 집중시킴으로써 순간의 진실을 보장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내면의 독백은 상대방의 표현을 반문하거나 상대방의 표현에 대한 자신의 반응을 마음 속으로 만들어 내는 표현이다. 상대방으로부터 전달되는 표현의 크기에 따라 반응은 달라진다. 그 반응을 충동적으로 순간에 만들어 내는 방법이기도 하다. 대사의 사이사이에는 상대방의 표현에 상응하는 반응을 찾기 위한 내면의 독백이 늘 자리잡고 있다고 봐야 한다. 伽장 일차적인 내면의 독백은 상대방의 대사를 반문함으로서 만들어진다. 그 내면의 독백에 따라 표현에 대한 반응이 영향을 받는다. 입센의 <민중의 적> 제 2막에서 시장과 스토크만 박사가 온천의 오염문제로 대립하는 장면을 예로 들어본다.


시 장 당연하겠지. 네 조그만 보고서가 자그마치 시 일년 예산의 두 배가 넘어!
스토크만 그렇게나 많이요?
시 장 그렇게 이상한 표정은 짓지 말아라. 돈은 그렇다고 치자. 더 끔찍한 일이 뭔지 아니? 수로관 바꾸는데 2년이나 걸린다는 얘기야/
스토크만 2년이요?
시 장 빨리 해도 그렇대. 그 동안 온천은 어떻게 되는 거냐?
틀림없이 문을 닫겠지? 온천 수질이 오염됐다고 소문이
나봐라. 누가 찾아 오겠냐? 넌 실제로 우리 마을을 파괴할
힘을 갖고 있다 이거야.
스토크만 전 아무 것도 파괴하고 싶지 않습니다.
시 장 히스틴 온천은 우리 마을의 생명줄이다. 우리가 가진 유일한 미래야. 이제 엉뚱한 짓 그만하고 생각을 돌려.
스트크만 세상에! 그럼 저더러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


이 때 두 연기자는 상대방의 대사를 상대방이 표현한대로 반문을 해 본 다음에 그에 어울리는 반응에 따라 자신의 대사를 표현한다. 다음의 내용에서 괄호에 들어간 부분이 내면의 독백 부분이다.


시 장 당연하겠지. 네 조그만 보고서가 자그마치 시 일년 예산의 두 배가 넘어!
스토크만 (뭐, 시 일년 예산의 두배가 넘는다구?) 그렇게나 많이요?
시 장 (흥, “그렇게나 많이요?” 놀라간 놀라는 군!) 그렇게 이상한 표정은 짓지 말아라. 돈은 그렇다고 치자. 더 끔찍한 일이 뭔지 아니? 수로관 바꾸는데 2년이나 걸린다는 얘기야.
스토크만 (아니 뭐라구, 그렇게 오래 걸린단 말야?) 2년이요?
시 장 (또 놀라는군 “2년이요?”) 빨리 해도 그렇대. 그 동안 온천은 어떻게 되는 거냐? 틀림없이 문을 닫겠지? 온천 수질이 오염됐다고 소문이 나봐라. 누가 찾아 오겠냐? 넌 실제로 우리 마을을 파괴할 힘을 갖고 있다 이거야.
스토크만 (뭐, 내가 우리 마을을 파괴할 힘을 갖고 있다구?) 전 아무 것도 파괴하고 싶지 않습니다.
시 장 (아무 것도 파괴하고 싶지 않겠다구 했겠다…) 히스틴 온천은 우리 마을의 생명줄이다. 우리가 가진 유일한 미래야. 이제 엉뚱한 짓 그만하고 생각을 돌려.
스트크만 (내가 하는 짓이 엉뚱한 짓이라구? 생각을 돌리라구?)
세상에! 그럼 저더러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

여기에 상대방의 목소리와 태도, 의도나 동기까지 포함된 표현으로 내면의 독백을 만든다면 상대방의 표현에 대한 반응은 제대로 만들어 낼 수 있다. 이것이 위에서 말한 “상대방의 반응으로 연기를 한다”는 말의 의미인 것이다.
특히 무대 위에서 대사없이 오래 서 있어야 하는 역할을 맡았을 경우에도 내면의 독백은 아주 유효하다. 대본에 할 일이 명시되어 있지 않는 장면을 연기할 경우 연기자들은 그 인물에 어울리는 상황을 설정하여 무언가를 하려고 한다. 소위 리액션이라고 하는 연기를 한다는 것인데 잘못할 경우 장면의 초점을 흐리게 만들거나 불필요한 몸짓이나 반응으로 장면의 집중을 깨뜨리게 만들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체홉의 <벚곷동산>의 첫 장면에서 로빠힌이 라네프스갸야 아주머니에 대한 회상을 하는 긴 독백을 하는 동안 하녀 두나샤는 무엇을 하며 있어야 할까. <벚꽃동산>의 첫 장면을 워크숍하면서 두나샤를 맡은 연기자에게 로바힌이 독백을 하는 동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달라고 하면 대부분 집안 일을 하려고 한다. 방안을 정돈하거나 창문의 커튼을 정리하거나 하녀로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하려한다.
이 경우에도 두나샤의 내면의 독백을 찾아보면 된다. 내면의 독백은 역할이 그 순간에 제일 마음에 두고 있는 관심사에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두나샤는 로빠힌의 독백의 내용을 들으려고 할까? 로빠힌이 혼자 말하는 긴 독백을 들으려는게 두나샤에게 제일의 관심사일까? 이 장면에서 두나샤의 머리를 지배하는 생각은 무엇일까? 등장인물의 제일의 관심사, 즉 머리나 마음을 지배하고 있는 생각을 찾아야 한다. 그것에서 내면의 독백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장면에서 로빠힌의 긴 독백 앞 뒤의 두나샤의 대사를 살펴보면 두나샤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는 생각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두나샤 떠나신 줄 알았죠. (귀를 기울인다) 어머, 벌써들 오시나 봐요.
로빠힌 (귀를 기울인다) 아니…… 아니야. 짐도 찾고 이것 저것 하실일들이 있어. (사이) ……………… (중략) …………………… 책을 읽다가 그만 잠이 들어 버렸어. (사이)
두나샤 밤새도록 개들도 자지 않아요. 그놈들도 주인이 오시는 걸 아나 봐요.

로빠힌의 긴 독백의 내용과 그 독백 앞뒤에 있는 두나샤의 대사를 보면 두나샤는 로빠힌의 독백에는 관심이 없고 주인이 돌아온다는 데 관심을 쏟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두나샤는 그런 마음의 상태를 가지고 로빠힌이 긴 독백을 하는 동안 자신 나름대로 내면의 독백을 만들어야 한다. 그 내용이 두나샤의 연기 표현을 결정할 것이다. 그 내용은 아마 주인이 돌아오면 어떻게 인사를 할 것이며, 몇 년동안 변한 자신을 알아볼 것인지의 여부, 파리로 어머니를 찾으러 간 아냐는 어떤 옷차림으로 돌아올 것인지, 주인 마님은 혹시 나에게 무슨 선물을 줄 것인지, 등등 온통 주인과 여행에 관련된 내용을 속으로 그려보고 있을 것이다. 내면의 독백이란 등장인물이 머리속으로 상상할 수 있는 것들을 적절한 언어로 만들어 혼자 속으로 표현하는 독백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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