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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 공부

(꽁트) 우주여행 -- (특수상대성이론 내용)

작성자멋진|작성시간23.01.24|조회수50 목록 댓글 0

우 주 여 행

 

1. 한승이와 민지는 연인 사이이다.

 

대부분 연인들이 그렇듯이 둘은 행복하다. 거기에다 둘은 주위에서조차 부러워한다.

 

둘은 어디든 같이 다닌다. 화장실도? 같이 갈 때가 있다. 화장지 건네주러.

 

길거리에서 연인들을 보다보면 어울리는 쌍이 있는가하면

 

연인이긴 한데 왠지 며칠 못가 한쪽이 다른 이로 바뀔 것 같은 연인들이 있다.

 

한승이, 민지 둘은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아도 연인이구나 하는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둘이 걸을 때 앞에서 보면 햇빛과 나무 그늘 같고, 뒤에서 보면 10년 넘게 같이 산 부부같은 안정감이 있어 보인다.

 

그럼 둘이 10년 넘게 사귀었나? 그건 아니다.

 

내가 그 둘을 자세히 아는 이유는, 내가 그 둘을 소개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한승이는 나와 세 살 차이나는 사촌 오빠이다.

 

민지는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같이 다닌 친한 친구이다.

 

한승이와 세 살 연하인 민지는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은 나의 느낌과

 

과학적인(?) 사실 때문에 둘을 연결 시켜 주었는데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 셈이다.

 

과학적인 사실이라는 것은 다름 아니라 나와 한승이는 혈연이라 성격, 생활, 문화 등

 

여러 가지가 맞고, 나와 민지는 10년 가까이 사귀어온 친구라서 맞을 수밖에 없고, 맞으니깐 친구가 되었겠지.

 

그리고 현실도 한승이 오빠는 나보다 세 살 위인데 대화나 수준이 나와 같다.

 

그건 내 친구 민지와 정신연령이 같다는 것이겠지.

 

세 살 차이의 안정감과 나를 둘러싸고 퍼즐처럼 딱 맞아 떨어지는 한승이, 민지.

 

요리조리 보아도 둘은 천생연분이고, 그래서 지금도 이후에도 잘살 것이다.

 

 

2. 나의 일기

 

< 2417113일 날씨: 맑음>

 

한승, 민지가 결혼한다.

 

세상 사람들이 말하듯 결혼하기 가장 적당한 실제 나이, 지구 나이는 조금(?) 늦었지만

 

결혼한다.

 

한 달 전, 둘은 과거의 먼지를 툴툴 털어버리듯 우주여행을 다녀온 후 결혼을 한다.

 

둘의 모습은 행복해 보인.

 

오빠 보다는 민지가 조금 더 행복해보이기도 하는데.. 나만의 생각인가?

 

한승이, 민지는 주변 사람들이 축하해 주느라 축하받느라 정신없었다.

 

그런데 나는 시원섭섭하다.

 

나만 그러겠지. 축하하면서도 뭔가 찜찜한 기분. 내가 질투하는 건가?

 

사촌 오빠와 내 절친과의 결혼인데..

 

무슨 이유일까?

 

그래 맞다, 이유가 있다. 떳떳하지 못한 이유라서 그렇지, 있다.

 

사촌 오빠 집에는 자주 간다. 엄마와 이모는 둘밖에 없는 자매이다.

 

집도 가까워서 한집처럼 지낸다. 오빠 방에서 책을 보고 자주 빌려간다,

 

솔직히 빌려가는 것이 아니라 그냥 가져온다.

 

중요한 책이면 오빠가 알아서 다시 가져가고.

 

친구 민지의 집에도 자주 들락거린다. 민지 이 같이 다니던 대학교 근처라서

 

강의가 빌 때에는 대학교 도서관보다 민지 집에서 공부하기도하고, 밥 먹기도 하고,

 

잠깐 낮잠 자기도 한다.

 

어느 날 우연히 오빠 책상 위에 있는 일기장을 봤다.

 

깜박하고 있어야할 장소에 일기장을 두질 못하고 급하게 나간 듯하다.

 

일부러 볼 생각은 없었다. 아무리 친한 오빠라도 사생활은 존중해야한다고

 

머릿속에 콕 박혀있는데.. 사람의 호기심은 홍수와 같다, 못 막는다.

 

그래서 봤다.

 

보고 나니 친구 민지의 일기장을 볼 수 밖에 없다는 느낌.

 

안보면 평생 궁금해하다 죽을 때에도 후회할 것이라는 느낌.

 

민지의 일기장은 우연히 아니라 일부러 보았다.

 

친구가 없을 때 우연을 가장해서 기다리며 봤다.

 

그래서 찜찜하다, 둘의 생각을 엿보았다는 미안함과 내가 알고 있는 일기의 내용 때문에.

 

누구한테 말하지도 못하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처럼 숲에다 소리도 못 지르고,

 

죽을 때까지 잊을 수도 없이 내 머리 기억 보관함 한편에 보관해야한다.

 

 

3. 한승이의 일기

 

< 2412811>

 

여행을 떠난다.

 

순수하게 떠나는 여행은 아니다. 겉으로는 직장 때문이라고 했다.

 

회사가 우주여행 개발 하는 곳이기 때문에 출장을 간다.

 

1년 동안 우주 곳곳을 뒤져가며 여행 상품으로 만들 수 있는 적합한 곳을 조사하는 것이다.

 

주위 친척들이 걱정하는 것은 우주여행 후 지구에서의 시간 적응이다.

 

지금 과학 기술이 발달해서 속도가 0.98c(c는 빛속도)까지 낼 수 있는 우주선으로 우주여행이 가능하다.

 

0.98c의 우주선으로 여행을 하고 돌아오면, 간단하게 계산해보아도

 

t = t0/(1-v제곱/c제곱), t0 가 우주선에서 흐른 시간, t 는 지구에서 흐른 시간인데,

 

여기에다 우주선 속도 v = 0.98c를 대입하면 t = t0/[1-(0.98c제곱)/c제곱] = 5t0 이다.

 

내가 1년 동안 우주여행을 하고 돌아오면 지구에서는 5년이 흐르고, 부모님들은 더욱 연로하실 테

 

친척 동생들은 말이 동생이지 나보다 더욱 늙어있을 것이다.

 

부모님들은 내가 직업을 잘못 선택했다고 하신다.

 

이런 문제 때문에 우주여행은 대부분 가족 단위로 간다.

 

그래야 세대 사이가 엉키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행사에서도 여행 기간을 지구에서 나이 차이 10년이 넘지 않는

 

기간으로 권장한다.

 

내 회사에서도 우주여행 개발 답사는 꼭 신청자에 한해서만 보낸다.

 

내가 여행을 한다고 하자 민지는 펄쩍 뛰었다.

 

우주여행을 하고 오면 지금 둘의 나이 차이가 3살인데,

 

거꾸로 2년 연상이 된다며 말이 안 된다며 심하게 화를 냈다.

 

나도 안다. 지금 나이차 3년이 딱 맞다. 나의 정신연령을 안다.

 

민지와는 지금이 맞지, 민지가 더 연상이라면 당연히 서로가 맞지 않을 것이다.

 

나의 우주여행은 민지가 느끼기로는 헤어지자는 말로 해석되었을 것이다.

 

나는 민지한테 말했다.

 

지금도 너를 좋아하고 나중에도 너를 좋아한다. 나이가 무슨 문제냐 좋아하면 됐지.”

 

며칠을 우주여행으로 실랑이를 벌이다가 결국은 민지가 승낙을 했다.

 

민지는 기다릴 것이며, 우주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결혼하자고 했다.

 

나는 기꺼이 그런다고 했다.

 

나는 안다.

 

기다린다고 해도 그때에는 서로 맞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다른 것은 몰라도 세월한테는 애정도 의지도 약속도 모두 부질없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간다, 솔직히 말해 민지와 헤어지기 위해서.

 

그동안 우리는 너무 잘 맞았다, 무서울 정도로.

 

서로 눈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조그만 행동을 보면 무엇을 하려는지 알 수 있었다.

 

둘을 천생연분이라하고 이심전심이라고들 했다.

 

이 이유 때문에 사랑하기 때문에 나는 떠나고 싶다.

 

사람들은 모순되는 소리라고 하지만 나는 아니다.

 

엄마 품이 따뜻하더라도 동물들도 사람들도 떠나지 않는가.

 

우리 둘 사이의 품도 엄마 품과 같다. 떠날 때가 된 것이다.

 

 

 

4. 민지의 일기

 

< 241291>

 

한승이가 우주여행을 떠났다.

 

직업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그건 아니다.

 

우주여행에서 그리고 회사에서는 강요란 있을 수 없다.

 

자기의 선택, 자유의지에 의해서 우주여행을 할 수 있다.

 

한승이가 자원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너무 잘 맞는다. 성격과 정신연령이 맞다.

 

같이 있다보면 가족 같다. 아니 그 이상이다.

 

염색체가 50% 이상 맞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가끔씩 들기도 한다.

 

그래서 말은 안했지만 한승이가 떠나고 싶다는 것, 이해한다.

 

그런다고 하더라도 옛 말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는 얘기가 있다.

 

한승이가 떠난다고 지금은 말해도 며칠 못가서 그리워할 것이라는 것을 안다.

 

나와 성격이 맞기 때문에 내가 그리워지면 한승이도 내가 그리워지는 것이다.

 

한승이한테서 우주여행하고 싶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엄청 혼란스러웠다.

 

감정적으로 처리할 문제는 아니었다.

 

그래서 며칠을 두고 서로 생각할 시간을 갖자고 했다.

 

그의 뜻대로 우주여행을 하게 된다면, 나중에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다.

 

한승이가 몇 년이 흘러도 우리 사이는 똑같을 것이라고 아무리 우겨도 그건 아니다.

 

몇 년이 흘러도 그와 성격은 비슷하니깐 그것은 문제가 안 된.

 

그러나 나이 차이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와 정신연령이 비슷한 3년의 차이는 유지해야한다,

 

그것만 유지하면 된다.

 

그 며칠 동안 우주여행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특수 상대성 이론을 공부했다.

 

날을 새면서 공부했다.

 

결정했다.

 

한승이한테 여행 갔다 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갔다 와서 결혼하자고. 한승이도 흔쾌히 승낙하고, 양쪽 부모님들한테도 약속을 받았다.

 

한승이가 우주여행을 떠났다, 1년 코스로.

 

나도 떠날 것이다, 6개월 후에.

 

조사한 바에 의하면 작년 초에 우주선 속도가 0.98c(c는 빛속도, 광속)까지 발전하여

 

지금은 상용화되어 0.98c 우주선이 운행 중에 있고, 작년 말에 개발된 것은 0.99c이다.

 

우주선 속도 v = 0.99c 이면 t = t0/[1-(0.99c제곱)/c제곱] = 7t0 이다.

 

우주여행 1년이면 지구나이 7년이 흐른다.

 

우주선 속도는 소수점 둘째자리가 올리기가 힘들지 그 뒤의 숫자는 몇 개월이면 된다.

 

사람들은 10진법을 좋아한다. 7보다 10을 좋아한다.

 

오늘 신문에 0.995c 우주선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몇 개월 뒷면 0.995c 우주선을 일반인들이 타고 우주여행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한승이가 떠난 지 6개월 후에 0.995c 우주선 여행을 할 것이다, 6개월을 코스로.

 

친절하게 신문에 계산식이 나와 있다.

 

v = 0.995c 우주선.

 

v = 0.995c이면 지구나이 t = t0/[1-(0.995c제곱)/c제곱] = 10t0

 

우주여행 1년이면 지구나이 10년이 흐른다.

 

내가 6개월 우주여행을 하고 오면 지구나이 5년이 흘러있을 것이다, 하하~

 

    ----------------------------------------------------- <끝>   박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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