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최종 합격후기

서른넷.. 겨우겨우 이직에 성공했습니다. 자동차 부품업계. 직장 먼저 그만두신 분들 힘내세요!

작성자뉴바이어|작성시간11.06.19|조회수4,961 목록 댓글 195

늘 취업뽀개기에 도움을 받았고... 힘도 많이 얻고, 조언도 많이 얻었네요.

전 솔직히 별로 잘난게 없어서.. 대단한 국내대기업에 재취업 한게 아닙니다. 

또 현재 자동차 부품업이 경기가 좋은 탓에 득도 많이 봤습니다..

다음주부터 출근할 기업도 남들이 엄청나게 알아주는 그런 회사는 아니지만,

분명 저처럼 나이는 있는데, 도저히 더는 못해먹겠다..는 생각으로 직장 먼저 그만두시고, 힘들어하실만한 분들이 있어서 저같은 녀석도 있는데..얼마든지 가능하니 힘내시라고 글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전 서울시내 모대학. 경영학과 97학번이구요. 04년 2월 졸업자입니다.

대학 다닐때, 너무나 정신 못차렸었고, 졸업할때 학점도 3.5가 안되었으며 토익도 600점 언저리에 있었습니다.

너무 철이 없었던게 머 그래도 취직은 되겠지.. 하고 돈 많이 준다는 회사에만 원서질 찍찍 하다가 1년을 그냥 보냈네요..

 

05년 3월... 28살..작은 중소기업이었지만, 연봉은 꽤나 됐던..(6년전 당시 연봉이 성과급 포함 3400정도였으니까요..)

운좋게 취직을 했네요.. H/KMC 1차 업체... (업계 사람들만 안다는 5스타 업체...ㅋ)

하지만... 자동차 부품업계 근무하시는 분들은 분명알듯 합니다..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05년 당시 2천억 남짓 규모의 중소 기업이 3500 가까운 연봉을 주는데는 이유가 있는거죠.

대학 나와서 이런 짓(?)거리까지 해야하나 생각만 들었었고.. 반년 넘어가니까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구요...

그때 전 나이도 너무나 어렸었고, 철도 없었고, 여전히 제가 대단하다고 착각하고 살았네요..

10달만에 그만뒀습니다.. 내가 여기 아니면 갈데 없겠냐는 착각속에 빠져...

미친척 29살에 학창시절 쳐노느라 못가본 어학연수를 갔습니다. 05년에 조금 모은돈 탁탁 털어서..

 

30살이 되던 07년도에... 또 1차업체 여기도 업계 사람들만 아는 (5스타업체ㅋ)에 겨우겨우 매달리다시피 해서 취업했습니다.

첫직장만큼의 연봉이 대단히 많은 회사는 아니었지만(07년 신입 3천 정도), 오히려 규모는 더 컸던 회사였죠..(당시 4천2~3백억.. 지금은 7천억 정도..) 마지막 직장이라는 마음으로 다녔네요.. 4년 남짓한 시간을..

근데 또 제 병이 도지더구요.. 한 차종 프로젝트 시작해서 힘든 시간 보낼때마다.. 씨X 도망가야지.. 도망가야지...

2010년도.. 3달이 넘는 시간을 매일 출근하고, 주말에도 새벽1~2시까지 일하며, 고객사에 들어갈때마다 개박살(?) 나는 33살의 노총각..ㅋ 일도 참 어쩜 이리 못하는지..ㅠㅠ 군제대하고 삽질(?)이란 이런거구나.. 다시 제대로 느꼈었네요..

회식 자리에서 술먹으면 나 좀 살려달라고 했고.. 나 좀 도와줘야 살아남을수 있다..어쩌구 이랬다가.. 다음날만 되면, 언제 그랬냐는듯 변함없이 걍 일했습니다. 윗대가리들은 저새끼 힘들어 하는구나.. 이정도로 끝나는 헤프닝이었을테고..  

사내 윗대가리 어떤 새끼 하나도 이런 제 삶에 별 관심이 없이 당연해하는걸 보고.. 이 차종만 양산 들어가면 무조건 그만두리라... 혼자 또 결심합니다..

그리고 작년말..사직서를 멋지게(?) 뿌린날 팀장부터 담당이사, 본부장까지 언제부터 그리도 제가 그 회사에 필요한 존재였다고..(필요한 존재였겠죠.. 개같은 일,이가 갈리는일 신경 안 쓰게 혼자 맡겨야하는..)면담하면서 말리더군요..   

너 힘들어하는거 같아서 안 그래도 조치해주려고 했다.. 그나이에 갈데는 있냐..? 뭐 이따위 얘기 하면서..

내 평생 놀더라도 여기 뜬건 절대 후회 안 한다는 생각으로 대책없이 사직서를 던졌습니다.  

 

7달을 놀았네요.. 2~3달은 걍 쳐놀아야지..이러면서 잠만 자고 퇴직금 있겠다..~ 밤에 술 먹고... 겜방이나 다니면서..

네달째부터.. 그래도 토익 점수는 만들어야 할것 같아서 34의 나이에 토익 학원 2달 끊고.. 토익 봤습니다.. 

오랜만에 토익 공부하는 재미에.. 사실은 학원 다니는 꽃같은(?) 여대생들 보는 재미에 걍 하루를 보냈었네요 ^^;

30살에 본 토익이 800은 넘었었는데.. 머리도 돌대가리가 된건지.. 두번째달 본 셤이 딱 750점 나왔을때..

아 나..시간없다.. 이러고 그 점수로 원서 뿌렸습니다.

갈만한.. 혹은 뽑아줄만한 곳에.. 경력직 원서를 뿌려댔고.. 다행히 현재 자동차 쪽 사람을 많이 뽑아서 7~8군데 면접을 보게 됐네요.. 다 떨어졌습니다..ㅠㅠ 면접만 보면 왤케 저를 그리도 시러하시는지..ㅠㅠ

분위기 좋고.. 될것 같은 회사도 탈락...~ 그렇지 않은 회사는 이미 면접 볼때 탈락을 예견했네요..ㅠㅠ

부모님한테 말씀도 못 드리고.. 혼자 알아서 빨랑 딴데 취직해서 말씀드리려고 했는데..ㅠㅠ

 

5달이 넘어서.. 부모님께 솔직히 말씀드렸습니다.. 아주 저땜에 미치려고 하시더군요.. 징그러워 하시고.. 그 나이에 정신 못차리는 장남 하나 때문에 내가 환갑이 넘은 나이에 이 걱정을 또 하고 살아야 되냐.. 이러시면서..ㅠㅠ 

삼성전자 대리인 시집간 여동생은.. 야! 나도 이렇게 힘들어도 버티는데. 넌 남자가 대책없이 그만두고 부모님 걱정시키냐.. 에휴.. 막 이러고 있구..ㅠㅠ    

퇴직금도 이미 바닥을 드러내고..(주식하면서 조금 더 버팅길 자금 마련하려다가 몇백 날리고..ㅠㅠ)

6달이 다 되도 취업 못하는걸 보구.. 아 난 이제 끝이구나..~  

전직장 사원4년차 연봉이 3800이었는데.... 한 2천만원 덜 받더라도 날 알아주면 가야겠다.. 이 경지까지 갔었네요..

 

더 적극적으로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각종 취업사이트에 경력직 원서 올리구.. 헤드헌터한테 보내구..

되도 않는 영어로 영어 이력서도 쓰구.. 외국계 자동차 부품회사에도 허접한 토익점수로 막 원서질 해댔습니다..

반년 넘기면 안된다.. 이런 생각으로요..ㅠ

근데 죽으라는 법은 없나봅니다. 뼛속까지 한국 회사에서 가장 보수적인 업종중 하나인 자동차 부품업체에 근무했던 제가 외국계 자동차 부품회사들로부터 면접 보러 오라는 연락이 슬슬 오더군요..제가 직접 낸 원서로 두군데.. 헤드헌터를 통해서 세군데 제의를 받았습니다..직장을 먼저 그만두고 7달동안 놀았던게 역시나.. 면접볼때 큰 공격거리더라구요.. 하지만 잘 둘러댔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외국계 회사들 두군데 합격했네요.. 헤드헌터가 잡아준 회사 3군데는 면접도 안 볼수 있게..첫직장 경력 10개월도 인정해주시고.. 대리로.. 연봉 및 OT수당, 고정성과급, 기타 각종 수당해서 4천7~800 정도 받을수 있게 배려 해주셨습니다.

(결코 많은 돈은 아니라는건 자동차 업계 분들이 더 잘 아실듯 합니다.. 대리가 5500~6000까지 6천이 넘는 연봉 1류회사들도 꽤나 많으니까요.) 하지만 전 나락에 빠진 절 구해주신거기에 너무 감사했고, 너무 기뻤고, 부모님도 너무 좋아하셨습니다..

 

입사하면 또 자동차 부품업계에서만 느낄수 있는 고통(?)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을테고.. 남들 몇천만원~1억 넘게 모았을 서른 넷의 나이에 전 이제 겨우 퇴직금도 없이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ㅠㅠ

하지만, 정말 남들 하는 결혼도 해서 가정도 꾸려보고 싶고.. 또, 열심히 버텨나가면서 경력도 쌓아나가고 싶은 희망이나 욕심같은게 생기게 되네요.  

제가 뭐하나 내세울게 없기에 구직자분들..특히 나이 많으신 경력직 구직자분들의 막막한 심정을 누구보다 전 잘 압니다..

자동차 업계엔 이직할 직장 없이 너무 힘들어 먼저 그만두신 30대 초중반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되기에 지금 이 시기가 기회니 더욱 적극적으로 구직활동 하시고, 괜찮은 외국계 회사들에도 지원해보시면 꼭 연락이 오실겁니다.

 

자동차 부품업계 구직자 여러분들, 특히 30대분들 힘내세요..! 당신은 미래 자동차 산업의 주역들, 핵심인재들입니다..^^;

 

P.S: 경기도 화성, 평택, 오산, 수원 등지에서 외롭게 직장 생활 하시는 20대 후반~30대 초반의 미혼 여성의 참한(?)솔로 직장인분들.. 길에서 왠 30대 중반 남자가 예쁘다고 따라다니면서 연락처 달라고 하면 그냥 옛다~줄수 있는 아량을 배풀어 주세요..ㅎㅎ

        

 

   

 

 

 

 

 

 

 









취뽀티스토리취뽀트위터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으허헣 | 작성시간 11.10.12 축하드려요 ㅎㅎ
  • 작성자급방긋^^ | 작성시간 11.10.14 하하하 축하^^
  • 작성자dbsssfly | 작성시간 11.12.21 축하드려요
  • 작성자clubhouse | 작성시간 12.01.09 물론 지금까지 같은 직장에서 일하셨으면 남들처럼 지내셨을 겁니다. 하지만 두려움 없이 변화에 시도하신 용기가 대단하다고 생각이 드는군요. 지금부터 시작이니 남들 어느 위치에 있는지 생각마시고 하루하루 열심히 하시면 님이 원하시는 위치에 언젠가는 도달하리라 믿습니다. 축하드리며 힘내세요.
  • 작성자키오삳 | 작성시간 12.02.05 축하해요!!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