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역시 일반적인 제조업에 비하면 대단히 많은 양의 용수가 필요하지만, 회로를 새기는 전공정(Fab)에 비하면 물 사용량이 약 10 \sim 20\% 수준으로 현저히 적습니다.**
이 때문에 용인 클러스터처럼 하루에 130만 톤이라는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물 부족’의 늪에 빠진 대기업들이, 물과 전력 공급에 비교적 여유가 있는 호남(광주 첨단3지구 등)을 **후공정 거점**으로 선택할 수 있는 강력한 배경이 됩니다.
후공정에서 물이 쓰이는 이유와 전공정과의 차이점을 명확히 정리해 드립니다.
## 1. 후공정(패키징)에서 물이 필요한 이유
후공정은 전공정을 마친 웨이퍼를 낱개의 칩으로 자르고, 쌓고, 포장하는 단계입니다. 이 과정에서도 오염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불순물이 제로(0)에 가까운 물인 **초순수(Ultra Pure Water)**가 필수적으로 사용됩니다.
* **웨이퍼 절단(Dicing) 및 세정:** 반도체 원판(웨이퍼)을 아주 미세한 다이아몬드 톱이나 레이저로 자를 때, 엄청난 마찰열과 함께 미세한 실리콘 가루(데브리)가 발생합니다. 이를 식히고 씻어내기 위해 고압의 초순수를 계속 분사해야 합니다.
* **HBM 적층(Stacking) 후 세정:** 최근 유력하게 거론되는 AI 반도체용 HBM은 메모리를 수직으로 여러 층 쌓아 올립니다. 칩과 칩을 연결하는 미세한 구멍(TSV)을 뚫고 접합(Bumping)하는 과정에서 화학 물질이나 잔여물이 남기 때문에, 각 층을 쌓을 때마다 극도로 깨끗한 물로 씻어내는 공정이 반복됩니다.
* **백그라인딩(Back Grinding):** 칩을 얇게 만들기 위해 웨이퍼 뒷면을 갈아내는 공정입니다. 이때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냉각수와 세정수가 대량으로 쓰입니다.
## 2. 전공정 vs 후공정 용수 사용량 비교
반도체 공장이 '물 먹는 하마'로 불리는 주범은 사실 **전공정(Fab)**입니다. 전공정은 수백 단계의 화학 물질 처리(식각, 증착)와 세정이 끊임없이 반복되지만, 후공정은 물리적인 가공과 조립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 구분 | 전공정 (Fab) | 후공정 (Packaging) |
|---|---|---|
| **핵심 공정** | 웨이퍼에 미세 회로 형성 (노광·식각·증착) | 칩 절단, HBM 적층, 와이어 본딩, 패키징 |
| **용수 소비 항목** | 화학 약품 세정, 가스 정화(스크러버), 클린룸 온·습도 조절 등 | 절단면 세정, 칩 적층 면 세정, 블레이드 냉각 등 |
| **상대적 용수 필요량** | **압도적으로 많음** (1개 라인당 하루 수만~십만 톤) | **비교적 적음** (전공정의 10 \sim 20\% 수준) |
| **인프라 제약 수준** | 소양강·충주댐급 대규모 수원지가 필수 | 광역상수도망과 인근 저수지·하수재이용으로 감당 가능 |
## 3. 광주 첨단3지구 유치 관점에서의 시사점
광주 첨단3지구는 장성호와 영산강 계통의 용수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으며, 인근 지자체의 하수처리장 방류수를 재이용하는 시스템 구축도 상대적으로 수월합니다.
전공정 공장을 짓기에는 용수와 전력 인프라가 장기적으로 타이트할 수 있지만, **물 소비가 훨씬 적은 첨단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수용하기에는 호남의 현재 인프라가 차고 넘치는 최적의 조건**인 셈입니다. 결국, 기술적 특성(후공정의 낮은 용수 의존도)과 지역적 강점(호남의 여유 있는 인프라)이 정확히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