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들과 함께 박완서 작가님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함께 읽었어요.
책 내용에 빚대어 서로의 일상과 마음 나눠가려 해요.
책은 총 12장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1장과 12장은 한 단원씩 읽고
2장부터 11장까지는 두 단원씩 읽었어요.
수업 때마다 읽었던 내용 중 인상 깊었던 부분과
동무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질문 가져와 나눴어요.
★ 책 들어가기 앞서 '내가 좋아하는 나'와 '내가 싫어하는 나'에 대해 이야기 나눴어요.
→ 내가 좋아하는 나는 다른 이를 사랑하는 ‘나’이다. ‘내가 다른 이들을 사랑하고 있나?’ 생각이 들고 확신이 서지 않을 때 슬프고, 무섭고 괴로운 마음까지 든다. 그러다 정말 진심으로 사랑을 나눌 때 행복하고 그런 내가 좋다. 내가 싫어하는 나는 뭐... 당연한 거지만 ‘내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이다. 이렇게 말하고 싶지 않은데 나왔을 때, 다른 이에게 괜히 걱정 끼치고 싶지 않은데 아팠을 때, 내가 좀 싫다. ‘괜찮아, 괜찮아’ 안심 시켜봐도 힘든 건 힘든 거다.
→ 지내며 가끔 독특하거나 이상한 발상을 하는데 나는 그게 좋다. 계속해서 비교하는 내가 싫다. (모두가 피곤해져서)
→ 나는 내가 무엇을 끝까지 해서 기어코 해내는 모습이 좋다. 남을 너무 신경 쓰는 나를 볼 때 내가 싫어진다.
→ 싫어하는 건 아닌데, 계속 반복되는 것들이 있는 거다. 그래서 그것만 ‘고쳐야지...’ 하다가 다른 부분을 놓치는, 특히 사람을 힘들게 하는 거다. 생일 엽서에 내가 모르는, 몰랐던 나의 부족함을 꽤 비춤 받았다. 그것도 민망하지만, 누가 내가 평소 누구를, 누구의 어떤 모습을 미워하고 있는 걸 알았는지 ‘나도 아차 싶었을 때가 있다’ 해준 게, 고마움보다도 미안함과 부끄러움이 올라왔다. 남에게 지나치게 집착하는 게 내가 날 싫어하는 부분이다. 그치만 예민함(?)과 살피는 힘이 내 안에 있다. 힘차고 다른 이들과 어울려서, 나답게 지내는 내가 좋다. 그런 것들도 잘 펼쳐내야지. 나다움. 요즘 그걸 찾아가고 있다.
1장 야성의 시기
★ 눈길 머물렀던 구절이나 인상 깊었던 장면과 그 까닭
→ 나는 주인공이 할아버지를 기다리고 또 맞이하는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말로 표현할 수는 없었지만 강렬한 빛처럼 직통으로 나에게 와 박혔다’, ‘우리 할아버지다! 단 한 번도 착각 같은 건 하지 않았다’라고 나온다. 누군가를 이렇게 기다리고 맞이할 수 있는 건 무엇보다도 큰 믿음, 기대, 사랑에서만 나올 수 있다. 반대로 누군가가 나를 그렇게 믿고, 기다리고 맞이해주는 건 축복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뭔가 콕 집어 말하긴 어렵지만 할아버지를 맞이할 때에 그 기쁨, 환희가 기억에 남는다.
→ ‘나도 이제는 요즘 아이들이 코를 안 흘리는 걸 이상해 하는 대신 그땐 왜 그렇게 코를 흘렸는지를 이상하게 여기게 되었다.’ 이 문장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한 가지 생각이 들어서이다. 내가 겪고 있는 ‘지금’이 나중에는 옛날이 되는데, 옛날로 만들어갈 게 아니라 그 옛날도 지금처럼 생각하고 돌아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또 그렇기에 ‘내 삶이 소중하구나’ 생각했다.
→ 주인공이 성냥을 두려워하는 게 기억에 남는다. ‘바보 아냐?’ 이런 생각이 들면서도 어린아이의 마음을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나에게도 이런 경험이 있다) 느낌을 너무 잘 살려서 재밌었고, 잘 쓴 것 같다.
→ 그냥 어린아이가 감수성과 순수함을 지닌 걸 풀어내는 것 같았다. 어린아이 때 이야기가 아니라 어린이가 나한테 들려주는 얘기 같았다. 특정 구절이 아니라 책 첫장 시작부터 색달랐다.
★ 네 동무들이 서로 가져온 질문 중…
"함께하는/진심으로 사랑을 느끼고 나누는/의지하는 관계 경험했을 때"
→ 내 고민을 누군가에게 나누었고, 잘 들어주었을 때 소중함을 느낀다. 소통해가며 배울 때 고맙다.
→ 누군가가 문득 떠오를 때. 고민이나 생각을 나누거나 장난칠 때. 갑자기 놀자고 할 때도 고마움을 느낀다. 일상 자체에 대한 고마움인 것 같다. 언제든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 올해 작년보다 몇몇 사람에게 마음이 열렸다. 먼저 마음을 열어주고 다가와줘서 그렇다. 그래서 그런지 일상이 즐겁고 좋다.
2, 3장 아득한 서울, 문밖에서
★ 눈길 머물렀던 구절이나 인상 깊었던 장면과 그 까닭
→ 나는 52쪽에 주인공이 기차 타고 서울로 출발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그렇게 눈물이 많이 나오는데 엉엉 소리를 내지 않기는 처음이었다. 가슴이 쪼개지는 것처럼 힘들었다.’라고 나온다. 내가 이 상황을 겪은 게 아닌데도 공감이 되고 덩달아 쓰라린 마음 들었다. 이 주인공이 울 때 엄마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내용 보며 자신의 슬픔을 다른 이가 100% 이해는 못하지만 누군가 곁에서 힘을 주고 있는 것이야 말로 큰 은혜이고 사랑인 것 같다. 주인공의 엄마가 그랬을진 모르겠지만 내 곁에는 슬픔을 나눌 이들이 있다는 게 감사했다.
→ 나는 주인공이 처음으로 개성을 가보고 서울에 도착하는 내용이 오래 머물렀다. 타의에 이끌려 생전 처음인 곳을 내딛는 아이의 마음은 어땠을까? 준비한 세도 없이 많은 것을 주고 와야 했을 것이다. 그런 안타까운 감정을 섬세하게 잘 표현한 것 같다.
→ ‘물이 콸콸 나오는 수도꼭지가 제일 신기했다.’ 이 글을 보며 이 글이 오히려 신기하기도 했다. 나는 당연하다고 할 수 있는 건데 그 때는 (장소와 더불어) 이게 신기했다는 게 기억에 남는다. 그때는 흔치 않았지만 지금은 당연하게 됐는데 나는 이걸 감사해야 할까? 아니면 당연하게 생각할까? 나는 마음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둘 줄에 뭐가 잘나고 못났고가 아니라 누군가가 감사하다고 생각하면 그런 거고 다르게 생각하면 또 그건 맞는 거다. 그걸 어떻게 바라볼지가 우리에게 달린 거다.
→ 아이가 서울로 가서 그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운 것들을 요구당하고 맞이한다. 비교는 할 수 없지만 나도 나름대로 어른들 원망하는 게 있다. 좀 더 지켜주지, 좀 더 사랑해주지, 너무 일찍 많은 것과 아픔을 알지 못하게 해줬으면... 하고. 화는 아닌 속상함이 있다. 그러나 그 사람들과 첫 번째 삶인데, 좀 힘든 모습, 못난 모습 보일 수도 있다. 나도 동생들에게 배웠으면 하는 대로 하지 못하는 것처럼, 그냥 이 아이에게 잘 견디자고 위로해주고 싶다.
★ 네 동무들이 서로 가져온 질문 중…
"주인공이 개성에 도착했을 때의 낯섦을 보며, 나에게 낯선 것은 무엇인지, 그걸 어떻게 마주해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 요즘은 영어 배움이 낯설게 다가오고 새롭게 알아가고 싶다. 내 필요에 맞게 해가면 될 것 같다. 그리고 동생들을 만나가는 것도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지금껏 내가 배워왔던 대로 만나가려 한다.
→ 나는 유독 낯선 사람을 마주하는 것에 힘이 든다. 만날 때 몸과 마음을 써야 해서 그런 것 같다.
→ 작년 여행을 갔을 때 낯선 곳의 음침함을 느꼈던 게 기억에 난다. 그리고 순간 순간 내가 낯설 게 느껴지기도 하고, 익숙했던 사람이나 장소가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엄마’는 ‘할머니’의 슬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본인의 뜻대로 행동한다. 이런 내용에 빚대어 자신은 일상 속에서 다른이의 시선이나 행동을 주시하며 행동해왔는지, 아니면 자기 생각을 지키는 것에 더 중심을 두면서 행동해왔는지. 혹은 앞으로는 어떻게 해가고 싶은지 궁금하다.”
→ 다른 이가 불편함을 표현하지 않았다면 넘어가기도 하는 것일 텐데, 나는 내가 힘든 것을 표현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이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
→ 소설의 내용만 놓고 보면 서로의 이해관계가 엉켜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이를 위하는 선택을 하는 것 같진 않다. 어딘가에 몰입되어 있을 때, 내가 지금 어디에 주목을 하고 있는지를 잘 봐야하는 것 같다.
→ 나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는 것 같은데, 마음속은 확고한 편인 것 같다. 어느 한 쪽에 가깝다기 보다는 상황에 따라 둘 다 상관이 없어지기도 한다. 소설 속에서는 엄마의 형편이 더 이해되긴 한다.
4, 5장 동무 없는 아이, 괴불 마당 집
★ 눈길 머물렀던 구절이나 인상 깊었던 장면과 그 까닭
→ 싱아는 예전에 많이 있었는데, 약에 쓰려니 온데간데없이 사라져있어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생각하는 장면이 주목됐다. 이 책에 제목이기도 해서 더 그랬다. 최근에 익숙해지는 편함에 소중함을 잊을 때가 있다는 노랫말이 맴돌았다. 뭔가 내 말하는 것 같이 살짝 찔리는데, 난 충분히 깨어서 감사하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했가. 그렇지만 막상 내 고마운 것들이 사라지면 난 어떻게 살지 모르겠다. 떠올려보면 날 맞이하는 것들 모두 당연한 게 없다. 서로 아끼며 살 때 내가 나를 해치는 것도 나뿐 아닌 내 벗들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겠다. 계속 지내면서 학교가 보이면 매번 당연한 것 없는 고마운 배움터다. 하면서 지내라는 게 아닌, 마음 한 켠에 감사함이 있어서 자연스레 소중하게 지금을 여길 수 있으면 좋겠다.
→ 보면서 느낀 건데, 박완서 작가님은 어렸을 때부터 엄청나게 관찰을 잘 하고 잘 봤던 것 같다. 예를 들어 선생님과 같이 있으려는 아이들을 보며 같이 있는 아이들은 대게 예쁘고 똑똑하고 잘 까부는 아이들이란 걸 아닌... 그래서 박완서 작가님은 어른이 되어서 어린이 관점에 살을 덧붙이신걸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금방 그게 뭐든 그렇게 떨어져서 볼 수 있는 힘이 부러워졌다.
→ 돈을 훔치는 장면이 기억에 남았다. 오전에 학교를 마치고 오후에 집에 있으면 얼마나 심심했을까. 오죽하면 성냥불 키는 것고 두려워 하던 얘가 돈을 훔칠까. 아이의 순수함과 악의도 있겠지만 당시 피폐하고 옹종해졌던 상황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막 뭘 훔치진 않지만 그때는 그냥 먹을거나 값비싼게 있으면 훔쳐야 하는 그 시대가 주목되었고 안타깝기도 하고 그랬다. 박완서 작가는 글을 묘하게 잘 쓰시는 것 같다.
→ 140쪽에, ‘나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마음으로부터 좋아했다’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그냥 쉽게 공감이 되는 문장이어서 왠지 눈길이 갔다. 진짜 마음으로부터 좋아하는 사람은 ‘내가 왜 좋아하지?’ 라는 생각을 해본 적 없이 당연하게 좋은 사람, 그리고 다른 이를 비춰주고 받은 비춤은 서로 잘 새기는 그런 관계도 앞에 나온 마음과 비슷하다.
주인공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마음으로부터 좋아하기에 쓰기 싫던 한글도 무릅쓰고 매번 써왔던 건데 진짜 그 마음은 소중하기도 소중하고 큰 힘을 가진 것 같다. 그리고 나는 그 힘으로 다른 이와 어울려 사는 것이니 더욱 감사한 마음 품고 지내야겠다, 생각 들었다.
★ 네 동무들이 서로 가져온 질문 중…
"사건을 계기로 부끄러워서 다시는 그러지 않았던 경험이 있는지?"
→ 초등학생 때 뒷담화를 많이 했다. 중학생이 되어 짚어지고, 그러는 동생들을 보는 게 불편하기도 했다. 뒷담화가 비겁하게 느껴졌다.
→ 어떤 사건에서 들었던 잔소리가 계기가 되어 그 행동을 안하게 됐다.
→ 안 좋은 걸 되갚아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눈싸움을 할 때 내가 던진 눈에 상대가 집까지 쫓아온 적이 있었고 속상했다. 놀이로 그치지 않고 감정이 실리는 걸 보면서 그러지 말아야겠다 싶었다.
→ 어렸을 때 놀면서 많이 배웠던 것 같다. 모두가 행복한 방향으로 가긴 어려우니까 내가 행복한 방향으로 가려 하는데, 내가 행복해도 다른 사람이 행복하지 않다면 행복이 아니라는 걸 배운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