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이어 읽어요.
수업 마다 한 장씩 읽고, 와닿았던 구절 혹은 장면 나누었어요.
3장은 백목련의 입장으로 짧은 이야기 지었어요.
4장부터는 펼쳐낼 활동들을 저마다 돌아가며 꾸려 나눠보려 해요. ^^
1장. 꿈꿨네, 다시는 꿈꾸지 않기를
★ 눈길 머물렀던 구절이나 인상 깊었던 장면과 그 까닭
→ ‘나’가 아무 일도 안 일어났는데도 겁을 먹을 때가 있었다. 잘 느끼면 합리적이라기보다는 경험에서 나오는 이해되는 시선이었다. 이번에 장애인인권영화제 다녀오며, 장애인분들은 그 사건뿐만 아니라 쌓여온 것 때문에 사회에 부정적 인식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쌓이기 전에 미리 풀어야 하고, 못 했으면 책임지라고 할 수가 절대 없다. 누구 한 존재에 잘못이 되는 경우는 없다고 본다. 어떠한 법도 어찌할 수 없는 게 아닌 우리의 온기로 서로 보듬어주고 시기하지 않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
→ 이번 장 마지막에 주인공과 올케가 보급투쟁이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도둑질로) 비굴하게 먹고 살아가는데 그 속에서 서로의 이해가 싹트는 장면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어떤 곳이더라도 사랑과 연민이 샘솟는다. 우리는 그런 걸 보며 희망이라고 한다. 지금은 어둡고 나아갈 수 없을 것 같아도 그 속에는 이해하려는 애씀이 있다.
→ 맨 처음 문장이 기억에 남았다. 올케가 오빠 다리의 총구멍에 심을 갈고 있었다는데 그때 주인공은 지켜볼 때 숨 막히는 고통도 느끼고 오빠의 심장을 관통했다면 이라고 까지 생각했을 정도면 얼마나 그 당시의 마음이 심란했을지 생각됐다. 나도 저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가끔 느낀다. 이 (마음이든 몸이든) 고통?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느낄 때도 있다.
→ 이번 장 보면서는 올케가 유독 기억에 남는다. 주인공이 올케에게 되게 의지하고 또 어떤 친구에게도 느껴보지 못한 우정의 기쁨을 느꼈다고 한다. 진짜로 올케가 없었더라면 어땠을까? 사실적으로 주인공이 편히 믿고 의지할 때도, 누군가와 신나게 웃을 일도 없었을 것 같다. 살 마음을 갖고 잘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내 일상에서도 함께하고 있는 이들 중 한 명이라고 없었다면 또는, 없어진다면 되게 힘들고 헛헛할 것 같다. 모든 인간은 다르기에 그 누군가를 대체할 거는 없다고 느껴진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재가 정말 소중하구나, 느껴지고 감사한 마음 들었다.
★ 네 동무들이 모두 질문 가져오고 서로 나눴어요. 그중 하나 나눠요.
“(오빠의 처지도 이해되지만) 올케가 오빠 때문에 고생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 다른 가족들이 불쌍하다고 볼 수 있지만, 안타깝다. 한편으로는 씩씩하게 해내고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오빠로 인항 힘듦은 있었을 것 같다.
→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좋은 면이 있는데 오빠는 바라는 것도, 꿈도 많다. 어려움 속에도 자기 삶을 꾸려가고 서로 노력해가는 힘이 가족들에게 있다. ‘오빠’라는 인물이 관찰할 여러 요소가 있는 것 같다. 오빠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잘 모르겠다. 이해가 될 때도 있고, 그게 옳았나?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오빠 입장의 이야기도 듣고 싶다.
→ 엄마는 오빠에게 모든 걸 걸어왔다. 올케나 ‘나’도. 오빠가 그런 기대를 받고 실패한 모습도 보이고, 그렇다고 관계를 끊기엔 그동안의 사랑과 애정이 있다. 그 지나온 선택들에 책임을 지고 있다고도 보였다. 오빠가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고 있나? 할 땐 아직 미성숙한 것 같다. 여전히 가정은 오빠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2장. 임진강만은 넘지 마
★ 눈길 머물렀던 구절이나 인상 깊었던 장면과 그 까닭
→ 이번 장에는 갑자기 오빠가 말을 더듬지 않고 자신이 인민군과 뜻을 같이 한다고 변명하는 게 대담하기도 하고 귀여운 면도 있었다. 자신을 보호하고 싶은 본능은 누구에게나 있다. 이 상황은 위험한 순간이었고 자칫 죽을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순간 보호 자세를 취하는 게 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시 삶 속에서 이런 모습을 피하려 하는 경향이 있는데, 당당하게 마주하면 생각보다 재밌는 일이 많을 것 같다.
→ 주인공과 정희네의 관계에 대해 나온 게 기억에 남았다. 반기지도 않고 싫어하지도 않고 어쩌면 그게 더 서운할지도 모르겠다. 주인공도 사실 청춘이라고 하면 청춘인 나이에 거의 마음 편히 하소연할 사람이 없다는 게 안타깝기도 하다. 하지만 정희네의 반응이 당연? 한걸지도...
→ 이번 장 읽으면서는 전체적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었다. 이렇게 힘든 시기에서도 주인공이 힘을 받았던 때가 있는데 그런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강 씨가 ‘차라리 일제강점기가 나았다 싶을 적이 다 있다니까요. 아무리 압박과 무시를 당했다지만 그래도 그때는 우리 민족, 내 식구끼리는 얼마나 잘 뭉치고 감쌌어요. 그러던 우리끼리 지금 이게 뭡니까. 이런 놈의 전쟁이 세상에 어디 있겠어요.’라고 한 게 인상적으로 공감이 많이 됐다. 주인공도 이걸 듣고 기쁘고, 오랜만에 사람 같은 사람을 만난 기분까지 들었다고 한다.
진짜 배고프거나 지치거나 한 신체적인 어려움도 있었겠지만 한 민족끼리 총 들고 싸운다는 사실이 매우 고통스러웠을 것 같다. 이런 시대에서는 누구도 함부로 믿으면 안 되긴 하지만 서로 마음 나누며 힘주고 받는 시간이 환기시켜주는 좋은 시간이었을 것 같다. 나도 힘들 때 잘 나누고 또 환기시키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끼는데 어려운 일들 잘 마주해가고 싶다, 생각 들었다.
3장. 미친 백목련
★ 눈길 머물렀던 구절이나 인상 깊었던 장면과 그 까닭
→ 역시 ‘나’를 집중해서 읽었는데, 마음속에선 저리 애처로운 생각을 하면서 늘 나아가는 건 강한 건지, 뭔지 모르겠다. 처지를 어려워하지 않고 나아가는 게 어려울 것 같으면서도 사람이 어떤 상황이 되면 어떤 걸 마다하지 않고 나에게 효율적인 걸 찾게 되는구나, 생각되기도 했다. 낭비하지 않고 내 필요를 아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
→ 이번 장은 어느 부분이 딱 기억에 남는다기 보다 전체적으로 재밌었다. 주인공과 올케의 모험 이야기이기도 하고 암울한 역사지만 나름대로 재미를 찾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인상적이기도 했다. 집으로 돌아오며 이야기를 마치는데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 나는 주인공과 갈게에 대해 얘기 나누는 모습이 기억에 남았다. 그중에서 주인공이 먹지 않을 거면 왜 잡았냐 묻자, 가지고 놀려고 잡았다 한다. 전쟁 중에서도 약한 걸 괴롭히고 놀려고 할까. 갖고 노는 아이들을 뭐하고 하고 싶진 않지만 그냥 이 문장을 보며 뭔가 내 마음이 무미건조한 느낌이었다.
→ 이런 3장을 보면서는 주인공이 느끼는 마음들이 기억에 남는다. 가족들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다시 만날 수 있는지조차 모르고 1년 좀 안되는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엄청 걱정되고 두려웠다는 얘기는 별로 안 나오는데 정쟁으로 무감각해진 걸까, 표현을 다 안 한 걸까... 나라면 걱정돼서 잠도 제대로 못 잤을 것 같은데. 그때는 일단 나 자신이 먼저였을 것 같긴 하다.
마지막 부근에 ‘나를 스쳐 간 세월의 부피와 경험의 부피가 맞지를 않는다.’고 한 게 공감되고 와닿았다. 진짜 1년도 채 안 된 시간 동안 이 많은 일을 겪으면 어떤 기분일까...? 싶기도 하고 이 내용을 이런 문장으로 표현한다는 게 뭔가 새롭고 문장 자체가 유독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마지막 집에 도착하기 전에 여러 생각을 하며 심란해졌다고 했는데 그때 기분이 딱 그랬을 것 같아 공감된다.
3장에서 주인공은 올케와 함께 빈집을 돌아다니며 하루하루 지내요.
그러다가 햇살이 도타운 어느날 한 빈집 장독대 옆에
꽂망울이 부풀어 오르고 있는 목련나무를 보고 탄성을 내지르고 맙니다.
"그 미친 듯한 개화를 보지 않아도 본 듯하면서 나도 모르게 어머, 얘가 미쳤나 봐, 하는 비명이 새어나왔다. 그러나 실은 나무를 의인화한 게 아니라 내가 나무가 된 거였다. 내가 나무가 되어 긴긴 겨울잠에서 눈 뜨면서 바라본, 너무나 참혹한 인간이 저지른 미친 짓에 대한 경악의 소리였다."
긴긴밤 이곳에 묵묵하게 있었던 백목련은 어땠을까요? 백목련의 자리에 서서 관찰하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을 토대로 저마다 짧은 이야기 지어보았어요.
#수빈
이제 반백살이나 먹은 목련나무였다.
‘이게 벌써 몇 번째 맞이하는 봄이냐..~’ 중얼거리며 개운하게 기지개를 폈다. 그리고 눈을 뜬 순간 처음 보는 참혹한 풍경에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눈 붙이기 전까지만 해도 시끌벅적했던 집에 인기척이 없었다. 게다가 집안 세간은 마구 나뒹굴고, 집마저도 왠지 위태위태해 보였다.
현실을 감각하자, 눈앞에 상황이 어이없고도 슬프게 다가왔다. 몇십 년간 이 집 마당에 살면서 정이 꽤나 들었나 보다. 사실 그럴 것도 그럴 것이 매일 이른 아침, 단정하게 입고 나가시는 아빠와 엄마가 밥하는 소리, 아이가 서둘러 세수하고 뛰쳐나가는 것까지 무엇 하나 사랑스럽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보다 이 집에서 들리는 다정한 대화들, 따뜻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좋았다. 게다가 이전 늦가을에는 아이가 태어나 경사가 따로 없었다.
그런데... 집이 왜 이 모양이 된 거지..? 이해가 안 됐다. 도둑이라도 크게 들었나..? 이집 사람들은 어디로 갔지? 무사할까? 질문이 끝도 없었다. 질문을 풀어줄 이가 없어 끙끙대고 있을 때 어느 날 아이가 한 말이 생각났다. 늘 그렇듯 내 그늘에 앉아 다정히 바라보며 ‘아빠가, 사람 일은 모르는 거랬어. 그러니까 무슨 일이 생겨도, 내가 갑자기 없어져도 너는 여기에 있어야 돼. 난 꼭 돌아올 테니까.’
막혀있던 가슴이 뚫리는 기분이었다. 흐린 하늘 사이로 뜨거운 해가 내리쬐는 것마저 희망의 징조처럼 느껴졌다. ‘그 애는 돌아올 거야. 그렇게 약속했으니까.’ 믿어 의심치 않았다. 마음이 편해졌다. 이제 그 애와 가족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그 애는 정말 돌아왔다. 꼬박 한 달을 기다려야 했지만 한결 편해진 마음으로의 한 달은 금방 지나갔다. 그 애와 가족들의 모습이 보이자 쫄려있지도 않은 마음이 풀어졌다. 반가운 마음에 그 애를 불렀지만 대답이 없었다. 아이가 내 눈앞을 지나 말없이 집으로 향하기 조금 전에도 나는 뭔가의 이상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애는 그 애가 아니었다. 그 아이 본래의 맑은 눈동자가 아닌 탁한 눈을 보자 조금이나마 남아있던 나의 희망이 모두 사라졌다.
이해가 안 됐다. 그 아이는 왜 자신을 잃어버렸는지, 태어난 지 1년도 안된 아기는 왜 같이 돌아오지 않은 건지, 도대체 무엇이 이런 결과를 만들었는지.
#하민
해를 받으며 활기찬 기운을 받으며 좋지만 주변 사람들 걱정할 일이 없는 밤이 가장 좋다. 아이들의 웃음 =소리는 들으면 행복하지만 가끔 다투는 일이 생기면 변수에도 끄떡없이 뿌리내리는 나의 삶을 나눠주고 싶다.
아침이 되자 여느 때보다 몇 배는 더 시끄럽고 정신없었다. 누군가는 어딘가로 가려고 하는 것 같았고, 우는 사람도 있었다. 그날 이후로 점점 낯빛이 안 좋아지는 게 보였다. 왜인지 아이들은 나오지 않고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이 거리는 탕탕거리는 소리, 비명과 아픔이 느껴졌다. 걸어오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나를 보지도 않고 어디론가 홀린 듯 걸어간다. 그런 나날이 반복되는 와중에도 나는 끝없이 변화해갔다.
매번 같았지만 특히 이번에는 왠지 더 큰 변화를 보이고 싶었다. 나를 떠나간 사람들이 원망스러운 감정보단 내 변화로 많은 사람들이 배움을 얻고 쉬어가길 바라는 게 컸다. 내가 배울 가치가 있다는 것도 나 의외에 영향으로 알게 됐다. 내가 너무 쉽게 자라는 줄 아는 이가 많지만 그만큼 더 든든한 존재가 되어주고 싶다.
#원
내가 살고 있는 이 마음은 몇 번의 의견 다툼이 아니면 크게 싸울 일 없는, 그저 그런 곳이었다. 서울의 높은 직을 지내고 있다는 사람의 아버지 되는 사람이 마을 중심에서 사람들을 부리는 일만 빼면 마을 사람들도 별 불편 없이 잘 살았다.
나는 마을 가 쪽에 위치한 집 옆에 있는 목련나무다. 봄에 잠깐 꽃피워 사람들이 이쁘다며 구경하는 일주일 빼면 아무도 관심 주지 않는, 그런 나무였다. 이런 마을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나는 살았지만 많은 생명이 죽었다. 그 아이도 죽었을까.
여느 때와 똑같은 지우한 여름을 보내고 있는 중에 안 보이던 꼬마 아이가 나를 찾아왔다. ‘반대편에 이사 온 아이겠군.’이라고 혼자 생각하며 갈 때까지 쳐다봤다. 그런데 하루, 이틀. 계속 내 옆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심심할 것 같은데 혼자도 잘 논다. 나도 심심하던 차에 친구가 생겨 기분이 좋다. 하지만 며칠 뒤 인민군이 진격해 들어오면서 이 마을은 전선 한가운데가 되어 버렸고, 어느 쪽에 붙을지 고민하던 이들은 가차 없이 죽음을 당했다.
여기저기 불이 났는데 내가 있는 가장 자리는 다행히 집이 많이 않아 옮겨오진 않았다. 참혹했다. 이것이 생명이 살아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일까. 삶은 죽음의 반대편이지만 한 장 차이다.
불길이 서서히 내게로 다가오고 있다. 불이 옮겨붙는 와중에 그 아이가 생각이 난다. 그 아이가 살아있기를. 살아서 죽음의 반대편을 향해 나아가기를. 다시 이 마을이 활기차고 밝아지기를 바라고 원한다.
나는 불타 재가 되어 사라지지만 나의 아름다웠던 꽃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남희
나는 목련나무다. 어느 날 전쟁이란 것이 일어나더니 내 주변이 황폐해졌다. 가끔 힘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보이지만 관심 없다. 내 관심사는 물뿐이다. 물이 부족하니 관심이 없는 걸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오래 살 거 같지도 않고 살아봤자 좋을 게 없을 거 같으니 더 힘을 아끼진 않고 싶다.
오늘만이라도 관심 없는 존재에게 관심을 가져본다. 나처럼 힘이 없어 보이지만 자신의 힘으로 뭔가를 구해온다. 예전에는 움직일 수 있었다면 좋았겠다 생각했지만 이제 그런 생각보다 궁금함이 더 크다. 저 사람들은 뭘 위해서 필요한 걸 구하고 계속 살아가려는 걸까? 저게 저 사람들의 본능인 걸까? 아니면 지킬 게 있는 걸까? 어쩌면 자신의 삶에 감사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이 상황과 형편에 마음을 놓지 않다니. 대단하기보다는 그냥 이 생명이 궁금하고 신기하다. 관심이 생긴 거 같지만 난 곧 갈 거 같다. 다른 생명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조차 힘든 이 세상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