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부귀하게 자란 사람에게 필요한것
부귀 속에 나고 자란 사람은 욕심이 성난 불길 같고 권세가 사나운 불꽃과 같아서 만일 조금이라도 청랭(淸冷)한 기운을 지니지 않으면 그 불꽃이 남을 태우지는 않는다 해도 결국 스스로를 태워버린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에 끊임없이 자기 자신의 끓어오르는 욕망이나 이기심이나 탐욕을 억제하지 않으면 항상 일어날 수 있는 잠재적인 불만이나 마찰 갈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을 것이다. 만사가 스스로 만들어서 고통을 받는 경우가 많으니 말이다. 일어나지도 않을 걱정에 자기 자신을 안달복달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말이다. 서울에 살 적에 일인데 이천으로 골프를 치러 갈 때마다 내 주변의 사람들은 비가 오면 어떻게 하나 눈이 내리면 어떻게 하나하고 걱정했지만 나는 속으로 가보면 날씨가 예보 상으로 눈이나 비가 온다고 해도 지역적으로는 골프를 할 수 있는 날씨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에 비나 눈이 내려 운동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날씨가 나쁘게 되면 이천까지 갔으니 온천이라도 하고 이천 쌀밥을 먹고 오면 될테니까 하고 느긋하게 마음을 먹고 가다 보면 이천 날씨는 골프를 할 수 있는 날씨였고 이천까지 가서 운동을 하지 못한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 옛날 전우들과 계룡대를 갔을때인데 날씨가 너무 춥고 비가 내려서 운동을 취소하고 유성으로 가서 온천욕을 하고 식사 후에 헤어진 경우도 있기는 했지만 그런 일은 내 골프 경력 30여 년 동안에 한 두 번 뿐이었다.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항상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고 대비계획을 세워둔다면 인생살이나 조직관리나 인간관계에서도 크게 낭패를 보는 경우는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물론 사람은 아내의 말처럼 자란 환경이 중요할 것이지만 후천적인 훈련과 노력으로 어느 정도는 보완이 가능할 수도 있다. 허지만 제갈량의 심서에서도 “진인사 대천명”하라고 했으니, 인간의 노력으로 욕심대로 안 되는 경우에는 하늘의 뜻이라고 하면서 받아들이는 것이 마음이 편하지, 왜 안 되느냐고 한탄만 해서 도움이 될 수가 없지 않은가 말이다. 남을 태우기보다 나 자신에게 해악을 끼치는 일은 최소한 막을 수 있게 청랭한 기운을 스스로 지니면서 살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