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분수에 맞는 생활.
최고의 차茶만 고집하지 않는다면 차 주전자가 마르지 않을 것이고, 최고의 술만 찾지 않는다면 술 항아리가 비지 않을 것이다. 꾸미지 않은 거문고는 줄이 없어도 언제나 고른 소리를 내고, 피리는 구멍이 없어도 저절로 잘 맞는다. 그러므로 복희씨(중국 고대 성군으로 전해오는 황졔)를 뛰어넘기는 어려워도 혜강과 완적(중국 진나라때의 현자들인 竹林 七賢중의 두사람)에 필적 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다 너무 최고의 수준을 원하느라고 우리는 스스로를 억죄이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젊은 이들이 결혼을 포기하고 자식 낳기를 포기하고 사는 것도 이런 경향탓일 것이다. 메스컴에서 연일 비춰주는 화면이 일류만 보여주니 그것을 보다가 자신의 형편을 바라보니 아주 초라하여 의욕이 없어지고 말 것이다.
자기의 분수대로 가용한 형편에 어울리는 수준을 무시하고 턱없이 최고의 수준을 고집하다가 아예 기본조차 고려하지 않으니 시작도 못하고 사는 것이 아닐까, 참 안타까운 일이로다. 최고가 아니면 차선이라도 만족하고 점차 개선하여 나갈 생각은 아니하고, 처음부터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것만을 원하다가
아무것도 못 가지는 어리석음이 안타까울 뿐이로다. 만족함을 알면 가진 것만으로도 넉넉할수 있고, 만족을 모른다면 그 끝없는 욕망의 사다리를 언제 이루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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