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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의 청춘

작성자배성근|작성시간26.06.08|조회수0 목록 댓글 0

비 오는 날의 청춘

청암 배성근

비가 온다 젖은 하늘이
도시의 어깨를 천천히 적시고
횡단보도 위로 수많은 우산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들고 건너간다

스무 살의 나는
주머니 속 동전 몇 개와
구겨진 꿈 하나를 쥔 채
비를 피해 걷지 못하고
비를 맞으며 걸었다

젊음은 원래 우산보다
빗방울을 먼저 믿는 법이라
젖은 운동화 속으로
차가운 물이 스며들어도
가슴속에는
누구도 적실 수 없는 불씨 하나
환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비는 실패의 얼굴로 찾아와
어깨를 두드렸고
바람은 불안한 미래를
골목마다 걸어 두었지만
청춘은 끝내
젖은 셔츠를 털어내며 웃었다

언젠가 이 비도
지나갈 것이라는 것을 아니
지나간 뒤에야
비가 우리를 키웠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므로
오늘도 청춘은
빗속에서 한 뼘 더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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