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도화지
상림 이정순
햇살이 살며시 번지며
물 도화지에 스미는 사랑
하늘 빛 물그림자 따라 잔잔한 물결
바람이 물위에 붓질을 한다
들꽃 향기가 은은히 스며들고
흰 들국화가 하늘을 닮은 얼굴로
고요히 웃는다.
꽃잎을 어루만지면
물위의 세상은
높은 가을하늘 빛에 잠든다.
영롱한 물 도화지 속에
희망을 품어내는 사랑하는 가족들
숨결들이 들려오는 화폭
나는 그 앞에 서서
내 마음 모두를 내려놓는다.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맑고 밝은 푸른 꿈
해. 바람. 조각상. 물과 꽃이
온종일 피워내는 물결의 향연
하늘빛에 젖어
가족들에게 행복의 선물을 보낸다.
낙동강의 노래
상림 이정순
피 빛 노을이 절규하는
인내의 강물
낙동강 전투
꽃다운 어린 학도병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마지막 보루 생명선
무지개 꿈으로 간직한
낙동강 줄기 붉은 함성
피를 토하는
어버이의 기도와 바람
거대한 파도를 맨 몸으로
막아내는 갯바위 같았다
총을 든 군번도 계급장도 없이
‘나라를 구하겠노라’는 일념으로
뜨거운 8월의 태양과 별이 되어
조국이라는 두 글자를 위해
목숨을 내 놓았습니다
밤이면 별빛아래
전우의 운명과 비운의 넋
내일의 조국을 기도했네
그들의 눈물이
낙동강 물이 되어 흐르고
산들은 영혼의 함성과
아우성의 숨소리가
이 땅에서
자유를 노래하고
평화를 꿈꾸었다네
낙동강은 말한다
“나라를 사랑한 사람들은 영웅이다”
그들의 숭고한 영혼은
강물되어 유유히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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