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書經)>을 읽으며, 우리 정치판을 생각하다!

작성자은파|작성시간15.04.27|조회수56 목록 댓글 1

<풍수화>라는 책이 있다. ‘원형사관으로 본 한, 중, 일 갈등의 돌파구’란 부제가 말해주듯

중국과 일본, 우리나라와의 관계를 원형사관의 입장에서 바라본 책이다.

그 책에 따르면, 지진이 많은 나라 일본은 불(火)의 나라이고, 홍수가 거대한 대륙을

집어삼키기도 하는 중국은 물(水)의 나라이며, 물과 햇빛 좋고 공기 신선한 우리나라는

바람(風)의 나라이다. 물과 불과 바람의 입장에서 세 나라의 역사와 갈등을 이해하는

그 책을 읽다 보면, 갑자기 <서경(書經)>에서 치수를 강조한 대목이 오늘날 우리나라의

정치판 및 사회상과 오버랩 되어 시야에 얼른거린다.

 

전설인지 현실이었는지 간혹 헷갈리는 고대 중국의 하, 은, 주(夏, 殷, 周)나라를 기억한다.

그 나라의 정치철학을 담고 있는 <서경>에서 가장 상징적인 인물은 요순시대를 열었던

요임금과 순임금이다. 요순시대라 하니 순임금을 요임금의 아들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순임금은 속세에 살고 있었던 이름없는 노총각이었을 뿐, 요임금의 혈연이 아니었다.

요임금의 대를 이어 다음 왕이 될 인물은 요임금의 아들 곤 이었다.

곤은 아버지 밑에서 고대사회 중원 정치에서 가장 중요했던 치수(治水)를 담당하고 있었다.

 

고대사회에서는 천명은 가뭄과 홍수를 다스리는 자, 곧 물을 다스릴 줄 아는 자의 것이었다.

곤은 9년이나 열심히 치수에 골몰했으며, 치수 전문가였던 그가 치수의 방법으로 택한 것은,

댐을 막아 물을 모으는 것이었다. 그러자 한편에서는 물길이 말랐고,

다른 한편에서는 엄청난 홍수가 났다. 모아놓은 물이 넘치는 날엔 산 아래 사는

백성들은 어쩔 줄 모르고 난리를 겪어야 했다. 곤의 실수가 명백해지자 곤을 9년이나

기다려온 요임금은 곤을 버리고, 사방에서 새로운 리더를 찾았는데, 그가 바로 순이었다.

 

그나저나 아무런 스펙이 없는 순이 한 나라의 리더인 왕이 되었을까? 순의 스펙은 바로

덕(德)이었다. 그 당시 가난한 삶에 강팍해진 백성들은 논둑에서도 서로 싸웠다고 한다.

곡식을 좀 더 심기 위해 서로서로 살금살금 자기네 땅 쪽 논둑을 파내자, 아예 논둑이

사라질 위기였다. 그런 상황에서도 덕 있는 젊은 순이 나타나 중재를 하면, 순의 덕에

감복하여 백성들은 자발적으로 자기네 땅의 파낸 곳을 매워 다시 논둑을 쌓았다고 한다.

 

혈연에 얽매이지 않고 자애로운 마음으로 사람들을 이해하고 이끌었던 순이 요순시대를

어떻게 열어갔을지 짐작이 된다. 그런 순이고 보면 나중에 그가 자기 자식에게 왕위를

물려주지 않은 것은 이상한 일도 아니다. 순은 선대왕 요가 그런 것처럼, 두루두루

인재를 천하에 찾았다. 그렇게 해서 찾은 임금이 바로 우임금이다.

 

그런데 이렇게 찾은 그 우가 누구인지 아는가? 우는 치수에 실패해서 아버지 요에게

밀려난 인물, 바로 곤의 아들이었다. 우는 아버지의 실패를 딛고 일어나 치수에 성공했던 것이다.

 

우임금은 아버지 곤의 노고가 실패로 돌아간 것을 매우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그는 아버지가 어디서 실패했는지, 어디서 좌절했는지를 알아내는 것에서 시작했다.

그리하여 그는 자연스러운 무시하고 무조건 제방만 쌓는 일은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냈다.  자연히 그는 자연스레 물길을 내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얼마나 열심히 치수사업에 몰두했는지 결혼한 지 13년 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니 우임금 때 수상교통이 크게 일어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윗대의 실패를

자기의 성공의 어머니로 삼아 어디서, 왜 실패했는지 애정을 가지고 대국적인 관점에서

살피고 추진하는 일, 그게 크든 작든 만사의 초석이리라.

 

요즈음, 우리나라의 정치판과 사회상을 한번 둘러보면,

어떤 사안에 대하여 사실이냐 아니냐를 밝히기 전에 먼저 내편, 네 편으로 나누어 서로 공격하고,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내 기분에 맞느냐 안 맞느냐를 앞세워 떠들어버리고,

국민을 위한 것이냐 아니냐를 논쟁하는 것이 아니라, 나한테 유리하겠느냐 불리한냐로 판단해버린다.

나라와 국민을 위한 철학과 소신은 그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고

포퓰리즘과 줄서기와 뇌물을 뒤집어 쓰고 만신창이가 된 오늘날 우리 정치계다.

 

최근 우리나라의 집권세력들이 전 정권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깨끗하고 혁신적인

정치를 해야 함에도, 지난 정권의 비리를 캐서 그것으로 자신들의 깨끗함과 힘을

상대적으로 부각시키는 정치적 사건화 시킴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집권세력들은 하나 빠짐없이 전 정권의 대통령을 비리로 수사하여

감옥에 보내든지, 불명예를 안겨주는 불행이 연속으로 일어나고 있다.

아무리 보아도 이런 소용돌이가 당분간 정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기업인들도 마찬가지다. 부정한 돈으로 권력과 결탁하고 이권을 매수하여,

이를 기업확장과 자신의 부와 명예 축적에 직결시키며, 또한 자질과 인성, 능력이 부족한

2세, 3세들에게 기업을 물려주기 위하여 편법과 불법을 아무 죄책감 없이 자행하고

그 손실을 국민에게 고스란히 떠넘기는 사례를 수없이 보며 오늘날도 아침저녁으로 뉴스로 접한다.

 

오늘날 미, 중, 일의 미묘한 외교역학관계에서 확실한 길을 찾지 못하고 허덕이는 현실과

또한 답답하고 앞길이 보이지 않는 국내 정치, 더더욱 연속하여 매일 신문과 뉴스의

전면을 도배하고 있고 ‘성완종 사건’을 바라보는 심경은 우울하다 못해 가슴 아프다.

외교 국방의 난제를 안고 경제의 침체에서 벗어나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이처럼 정치가 표류하고 있는 사태가 계속된다면, 이야말로 국가적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오늘 조용한 시간에

<서경>을 뒤적거리며 다시 생각하는 요순시대의 리더들의 덕목과 그들의 행적은,

이런 시점에서 많은 것을 생각케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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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사나래 | 작성시간 15.04.28 좋은 글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얼굴 뻔뻔한 정치꾼이나 종북 세력들이 읽어본다면 가슴이 뜨끔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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