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낙엽의 길
-박종영
나뭇잎이 본향인 우람한 나무와
헤어지기 알맞은 늦가을에 서면
여름내 시원한 강물은
서러운 이별의 강이 됩니다
잎이 지고 빈곤해지는
구멍 난 낙엽의 자리마다
찬바람이 숭숭 거리며 풋바람을 비웃습니다
가지 끝에 매달린 잎은
얄미운 바람의 훈수로 붉게 타올라
느슨한 가을볕이 더욱 간절합니다
떠날 잎들이 겹겹이 색칠하며
추락하는 낙엽의 이별이 짠하고
잎 진자리 아픔을 기억 못 하는
허전한 나무의 치유를 위해
봄날의 웃음을 잇대는 일이 분주합니다
마지막 기운을 돋워 모여드는
낙엽의 길이 우리네 삶의 길이 되는
붉은 가을빛을 촘촘히 깁고 있습니다
낙엽이 떨어져 주어보니 세월입니다
낙엽의 눈물을 만지니 강물되어 흘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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