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5. 30] 35차 평화발자국; 가덕도-거제; 옥포의 바다, 주권의 결단을 묻다.

작성자부산평통사|작성시간26.06.17|조회수29 목록 댓글 0

옥포의 바다-주권의 결단을 묻다

가덕도~거제 평화발자국

 

2026. 5. 30.(토)

 

 

 

봄햇살이 뜨겁게 느껴지던 530, 평화발자국 여정에 나섰다.

마창진평통사 회원인 조형래 철성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의 해설에 따라 가덕도 외양포 진지를 시작으로 거제도 포로수용소유적공원 및 옥포항(한화오션)을 둘러보는 일정이다.

 

1904년 러일전쟁 당시 일제는 대한해협과 한반도 해역의 제해권을 차지하기 위해 요충지인 가덕도 남단의 외양포를 선점하고 조선인 민가를 강제로 쫒아내어 이곳에 대규모 군사기지를 건설하였다. 이를 필두로 조선을 침략기지로 삼고 1905년 을사조약을 체결하여 대한제국의 주권을 강탈하였다.

 

대륙침략의 전초기지가 되어 마을 전체에 일본군 사령부가 주둔했던 외양포에서 평발 일정을 시작했다. 마을 곳곳에는 당시 사용했던 막사, 창고, 사무실, 우물터 등등 일본식 가옥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쫓겨났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와 처마 끝에 빨래를 널고 집앞에 꽃화분을 가꾸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 곳에 신공항이 들어서면 다시 쫓겨나야 한다며 주민들이 탄식을 한다.

 

산책길 따라 걷듯 산등성이 위로 올라가니 진해만 요새사령부의 중심인 포진지 터가 있다. 이곳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있어 외부에서는 잘 보이지 않으니 요새 중의 요새다. 포진지 내부에는 포좌 6기와 견고한 콘크리트로 지어진 아치형 막사, 탄약고, 포탄을 나르던 말길, 관측소. 심지어 당시 군인들이 사용했던 공동화장실과 우물까지 원형에 가깝게 보존되어 있다.

 

외양포가 러일전쟁기(20세기 초)의 유적이라면, 대항마을과 새바지마을을 관통하는, 해안절벽에 뚫린 동굴들은 아시아·태평양전쟁 말기(1944년 말~1945) 일제의 단군작전(7호 작전)과 연관된 유적이다.

이 동굴들은 포를 격납·은닉하고 있다가 유사시 대항항과 새바지항 방면으로 이동 배치하여 해상 목표물을 공격하기 위해 조성된 군사시설이다. 미군의 상륙가능성이 커지고 패색이 짙어지자, 일본군은 이곳에 미군 군함을 타격할 포를 숨기거나 자살 특공 부대를 매몰시키기 위한 갱도 진지를 만든 것이다. 동굴의 벽면에는 정과 망치로 바위를 깎아낸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한반도를 전쟁기지화 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조선인들이 동원되어 강제노동에 시달렸을까! 분노와 착잡함에 마음이 무거웠다.

 

더 기막힌 것은 동굴 입구에 일본군 밀납인형이 설치되어 방문객을 맞이하는 관광지로 조성된 것이다. 불법 강점과 불법 식민지배를 자행한 일본군이 한국 관광객을 환영하는 식으로 연출한 것이다. 역사에 대한 몰이해를 넘어 일제 강점과 식민지배를 찬양하는 반역사적, 반민중적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심지어 이 곳 전시물에는 강제징용된 조선인들이 탄광 벽에 새겼던 "어머니 보고싶어요"란 문구를 일본군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조형물 옆에 적어넣은 부분도 있다. 침략과 강점의 역사를 비판적으로 성찰해야 할 장소에서 오히려 일본군을 친숙하고 무해한 존재로 인식하게 하다니! 부산 강서구 행정당국은 즉각 관련 시설물을 철거해야 한다. 이같은 행태가 버젓이 벌어지는 건 우리 정부가 일본의 불법강점과 식민지배에 대한 철저한 사과와 반성을 제대로 촉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평화발자국 일행은 거제시로 넘어가 포로수용소유적공원에 도착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은 수용소를 짓기 위해 거제 중심부의 비옥한 농경지와 마을을 군사보호구역으로 선포하고 강제로 수용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거제 주민들이 삶의 터전에서 쫒겨나 난민 신세가 되었고 전후에도 오랫동안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피해를 입었다.

거제포로수용소의 가장 큰 비극은 포고들이 친공과 반공으로 갈라져 서로를 학살하는 무법지대가 되었다는 점이다. 미군은 이 같은 상황을 방치, 조장했다. 참가자들은 포로에 대한 인도주의적 대우를 규정한 제네바협정이 이곳에서는 그저 종이조각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현재 거제포로수용소유적공원은 이 같은 처절한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기엔 지극히 편향되고 일면적인 운영에 치우쳐 실망스럽다.

 

 

참가자들은 옥포항과 한화오션으로 이동해서 손기종 대표로부터 핵잠수함 도입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한화오션은 과거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이 인수한 뒤 새롭게 출범한 기업으로 최근에는 해양방산 기업으로 부각되고 있으며 미 해군 MRO(유지 및 보수)사업 확대를 후진하고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잠수함 및 MRO사업이다.

이재명 정부는 자주국방의 상징으로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핵추진잠수함 도입은 불요불급하다. 우선 한반도 지형은 수심이 얕아 핵잠의 회전 및 이동이 어렵고 시끄러운 소리로 숨어 다니는 작전이 어렵다. 즉 한반도 연근해에서 대북작전용으로는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둘째, 대만문제로 미중이 충돌한다면 미국은 한국 핵잠수함을 중국과의 분쟁에 동원할 것이다. 청일전쟁이나 러일전쟁처럼 우리의 의사와 상관없이 한반도가 강대국들의 싸움터가 될 수 있다. 셋째, 핵잠수함은 우리가 독자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 전직 백악관 안보 담당 보좌관은 영국도 미국 없이 핵잠수함을 유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핵잠수함은 자주국방이 아니라 미국에 대한 의존을 더 깊게 만드는 결과를 낳는 것이다. 이미 미국은 한국의 핵잠 도입에 합의한 댓가로 관세 등 경제적 측면에서 한국을 압박해왔는데 이 같은 대미 굴욕 외교가 핵잠 도입을 고리로 하여 더 거세질 수 있다.

MRO(유지, 보수, 정비사업)도 결국 미군함의 군수지원 기지로 사용되는 것을 자처하는 일이다. 미중이 충돌할 시에 이곳 옥포 한화오션이 공격대상이 될 수 있다. 소성리 사드처럼 이곳도 타격 대상이 된다는 말이다.

한화오션이 자리 잡은 옥포는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조선의 첫 승전으로 평가된 옥포대첩이 벌어진 곳이다. 목숨을 다해 옥포항을 지켜온 선열들의 피로 물든 엄숙하고 장엄했던 역사의 장소가 외세에 휘둘려 거대한 핵 위험의 장소로 불안과 공포에 있는 현실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일제 시절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주권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음을 새삼 확인하고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젠 더 이상 강대국의 전쟁과 패권에 동원되어 고통당하지 말고, 주권을 확실히 되찾고 전쟁없는 평화로운 한반도에서 후손들이 행복하게 살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 마음을 담아 참가자들은 핵잠 도입 반대 피켓시위를 진행하고 모든 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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