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보왕삼매론 강의]
신앙 생활은 끝없는 복습입니다.
우리가 절에 가서 법문을 .
듣다 보면 대개 비슷비슷한 말씀 아닙니까.
신앙생활에 예습은 없어요.
하루하루 정진하고 익히는 복습이지요.
영적인 체험은 복습의 과정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입니다.
종교적인 체험이라는 것은 하루하루 비슷하게 되풀이되는 복습의 과정을 통해서 얻어집니다.
복습은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어제까지 익혔던 정진은 어제로써 끝나는 겁니다.
오늘부터 새로운 시작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사바' 세계라고 합니다.
범어 산스크리트에서 온 것으로 '참고 견뎌 나가야 하는 세상' 이라는 뜻입니다
인토(忍土) 혹은 감인토( '堪忍土' )라는 뜻입니다.
보왕삼매론은 사바세계를 살아가면어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선사들이 생활의 지혜, 자기관리, 처세 등을 설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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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다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
: 인연이 다하면 몸은 흩어져, 몸 자체는 무상한 것, 생로병사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주질서입니다. 그러나 영혼에는 생로병사가 없습니다.
가죽은 생로병사하나 알멩이는 생로병사가 없다는 뜻입니다.
病을 앓을 때 신음만 하지 말고 병의 의미를 터득하라는 것입니다.
건강했을 때는 생각하지 못한 것들, 이웃에 대한 고마움, 내 인생, 내 인간관계 스스로 성찰하는
계기를 삼으라는 뜻입니다.
病을 통해서 새로운 눈을 뜨라는 것입니다.
건강할 때 인생을 무가치한 데 허송세월하지 말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육신의 병은 약으로 다스릴 수 있으나 정신의 병은 약으로 다스릴 수 없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옛날보다 가진 것도 많고 아는 것도 많고 편의 시설 속에 살고 있으나
체력과 의지는 허약해졌습니다.
흙에다 뿌리를 내리고 살던 시절에는 흙의 교훈을 몸소 익혀 허약하지 않았으나
이제는 대지로부터 멀어져 허약해졌습니다.
중생의 병은 '업' 즉 하루 하루 익히는 생활양식에서 나옵니다.
보살의 병, 어머니의 병은 '자비심'에서 나옵니다.
어머니는 자식이 앓을 때 같이 앓습니다.
배우려는 사람에게는 우리 주변의 모든 일들 (좋은 일, 언짢은 일)이 '선지식'입니다.
2. 세상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말라
곤란이 없으면 제 잘난 체 없는 마음과 사치할 마음이 일어난다
사바세계를 살아가면서 모든 일이 순조롭기만을 바랄 수는 없습니다.
근심과 곤란 걱정이 없으면 남의 어려운 사정을 모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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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심과 걱정을 삶의 과제, 숙제로 생각해야 합니다.
회피하려 하면 안되고 딛고 일어서야 합니다.
왜 우리 집안에 재난, 병고, 액난이 닥치는가 생각하고 일어서야 합니다.
세상에 나올 때 저마다 자기 짐을 지고 나옵니다.
짐이 다 다르고 그것이 인생입니다.
새로운 창의력, 의지력을 개발하라는 우주의 소식으로서 받아들어야 합니다.
극락은 아무 고통이 없다는 것인데 그것은 재미 없는 세상입니다.
지옥은 너무 고통스러워 감내할 수 없으니 그것 또한 재미 없는 세상입니다.
사바세계는 이 중간으로 우리가 참고 견딜만 합니다.
3. 공부 하는데 마음에 장애 없기를 바라지 말라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된다
성인들이 말씀하시기를
장애 속에서 해탈을 얻으라 하셨느니라
장애 없는 세상은 없습니다.
사랑에도 장애가 있고, 인생은 무수한 장애물 경주입니다.
장애물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해탈은 그런 장애로부터 벗어나서 안팎으로 홀가분하고 자유로워진
상태입니다.
그러므로 장애는 해탈을 이루는 발판, 디딤돌입니다.
장애가 없으면 해탈도 없습니다.
이 우주에는 미생물까지도 필요합니다.
오늘날 환경파괴, 지구 온나화 문제는 전체적인 조화를 모르고 부분적인 이익에 갇혀
소비, 낭비, 혹사 하다보니 지구 자체가 감당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지구는 우리가 기댈 생명의 바탕, 영원히 존속돼야 할 생명의 바탕,
20세기 후반 지구를 함부로 대하다보니 그 보상으로 기상이변 등이 온 것입니다.
번뇌를 고리로 전환하고 생사를 열반으로 전환하고 고뇌를 기쁨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4. 수행하는데 魔 없기를 바라지 말라
수행하는데 魔가 없으면 서원(誓願)이 굳건해지지 못한다
魔軍으로 수행의 벗을 삼으로 하셨느니라
도가 높을수록 魔가 성한 법입니다.
魔를 우리가 그릇을 키우고 도량을 키우는 계기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사업을 할 때, 혼인을 앞두고 큰 어려움이 닥칠 때 회피하지 말고
의미를 부여하라는 것입니다.
단순한 관념유희나 소극적 삶의 태도가 아니라 삶의 지혜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5. 일을 계획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일이 쉽게 풀리면 뜻이 경솔해지기 쉽다.
성인이 말씀하시기를
많은 세월을 두고 일을 성취하라 하셨느니라
부실공사란 뭡니까?
정당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쉽게 이루어진 것이 무너닌 것입니다.
인생에서도 마찬가집니다.
어려움없이 자란 아이들 어려움이 오면 극복하지 못합니다.
이 풍진 세상을 살아가려면 면역력을 갖춰야 합니다.
하나의 씨앗이 땅 속에 들어가서도 사계절의 질서에 순응해야 열매를 맺습니다.
밥을 할 때도 뜸을 들여야 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많은 시간을 통해서 도량을 감당할 만한 그릇이 되는 것입니다.
6.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말라
내가 이롭기만을 바라면 의리를 상하게 된다.
성인이 말씀하시기를
순결로써 사귐을 깊게 하라 하셨느니라
친구란 또 다른 내 자신입니다. 내 분신입니다.
모든 인간관계가 다 그렇듯 믿음과 의리 신의로써 이뤄져야 합니다.
스승과 제자, 부부도 마찬가집니다.
하나 곁들인다면 예절입니다.
예절은 사람의 도리, 품위입니다.
우리는 예절이 생략된 세상이 살고 있습니다. 막 된 세상입니다.
그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친구를 수단으로써 출세나 돈벌이의 발판으로 삼지 말라는 것입니다.
인생을 다 살면 아무 것도 남을 것이 없고 단지 '관계'만이 남습니다
친구와 이웃을 통해서 거듭 거듭 새로운 존재로 나야 합니다.
7.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주기를 바라지 마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주면 마음이 스스로 교만해진다.
성인이 말씀하시기를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로 무리를 이루라 하셨느니라
집안에 효자만 있으면 진정 효의 값을 모릅니다.
불효가 있으여 효를 알게 됩니다.
이 세상도 마찬가집니다.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지닌 사람이 어울려 사는 것입니다.
문제는 전체적인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면 됩니다.
형제 간에 비교하지 마십시오
저마다의 특성을 살려주면 됩니다.
8. 공덕을 베풀 때는 과보를 바라지 말라
과보를 바라게 되면 불순한 생각이 움튼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기를
덕 베푸는 것을 헌신처럼 버리라 하셨느니라
과보를 바란다는 것은 벌써 장삿속입니다.
신앙생활도 계약이 아닙니다. 결과에 집착하면 안됩니다.
그저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기도는 간절히 할 뿐, 결과를 바라면 안됩니다.
9.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마라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이 생기기 쉽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기를
적은 이익으로써 부자가 되라 하셨느니라 (소욕지족)
행복의 비결은 결코 크고 많은 데 있지 않습니다.
오늘날 우리 경제현실이 어떻습니까?
경제만이 인간생활의 전부가 아닙니다.
분에 넘치게 과소비하고 있어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불황은 우리들 마음이 그만큼 빈약하다는 증거입니다.
그릇을 키우려면 덕을 길러야 합니다.
개체를 넘어서 전체를 생각해야 합니다.
작은 것으로 만족할 줄 알아야 합니다.
만족할 줄 모르면 늘 갈증상태입니다.
10. 억울함을 당할지라도 굳이 변명하려고 하지 말라
억울함을 변명하려고 하면 원망함을 담게 된다.
억울함으로 수행의 문으로 삼으라 하셨느니라
모든 잘잘못은 반드시 사필귀정입니다.
진실은 시간이 지나면 꽃향기처럼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변명하게 되면 또 잡음이 또 생깁니다.
역경을 이겨내지 못하면 자신이 지닌 생명의 씨앗을 꽃피울 수 없습니다.
막히는 데서 도리어 트이는 것이요,
트임을 구하는 것이 도리어 막히는 결과를 낳는다.
——-2562.3.10 인터넷 검색에서
유투브 음성자료
https://youtu.be/o0ZIU87q7Xo
유투브 동영상
http://youtu.be/uJw_D57NeBA